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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식물·감귤이용 원예치료 통해, 삶과 마음을 ‘힐링’해보세요”
“야생식물·감귤이용 원예치료 통해, 삶과 마음을 ‘힐링’해보세요”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4.11.14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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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의 手多] <26>‘에코감귤교육농장’ 김영순 대표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농촌교육·체험농장도 6차 산업 실천현장이다. 이들을 만나 제주농업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서귀포시 상효동에서 에코감귤교육농장을 운영하는 김영순 대표는 원예치료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자연을 키우며 나를 키우는 원예활동, 생명의 푸른 꿈 원예치료, 원예의 즐거움은 바로 심신 치료이죠. 이곳에서 마음을 힐링해 보세요“

서귀포시 상효동 칡오름 옆에서 에코감귤교육농장을 운영하는 김영순 대표(54)는 대학에서 식물학을 전공한 원예치료사이다.

그래서 이곳에선 김 대표가 공부한 전공을 살려 원예를 이용한 마음 힐링과 친환경 한라봉 재배, 에코감귤체험 등을 한다.

원예치료란 식물을 이용해 사회적·정서적·신체적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의 육체적 재활과 정신적 회복을 추구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씨를 뿌리고, 이것이 잘 자라도록 온갖 정성으로 가꾸고, 그 결과로 활짝 핀 꽃을 보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기쁨과 희열을 치료 목적에 쓴다.

원예를 활용해 사회적·정서적·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사람들이 원예치료사이다.

김 대표는 제주대학교에서 식물학을 전공, 조직배양과 조경에 관심이 많아 정원사를 꿈꿨다.

“원예치료는 식물을 가운데 두고 사람과 사람 마음을 치유·힐링 하는 것이잖아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내 마음과 통할 수 있는 게 식물이었어요. 땅을 소중히 하는 사람은 마음이 통한다는 걸 느꼈죠. 주변을 꽃동산으로 만들어 건강한 자연, 살아있는 땅을 만들고 싶었죠”

대학을 졸업한 뒤 1984년 전주한방병원 연구원으로 잠시 근무하다 고향으로 내려와 자체적 으로 조직배양실을 마련, 한란·풍란·바나나 만들기도 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한 건 1987년 결혼하면서부터 남편과 함께하면서이다. 처음엔 2000평에서 노지감귤을 재배하다 바나나도 재배했다.

하우스 1500평에서 일반감귤을 재배했는데 품종을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실패를 맛봤다. 그 뒤 한라봉으로 품종을 바꿔 열심히 농사지었고, 황금향과 레드향도 함께 재배했다.

수확 때가 다르기 때문에 황금향을 마중물로 먼저 팔다가 뒤이어 레드향을 팔면서 재미를 보기도 했다. 나중엔 하우스에선 한라봉과 레드향만을 재배하며 직거래 판매를 시작했다.

“일을 하다 보니 몸이 매우 아파 새로운 인생을 찾으려 애썼어요. 자립해야 한다는 맘을 먹고 공부를 했죠, 자연해설사·지질공원해설사·원예치료사·농촌체험교사·기후변화해설사 등 많아요”

김 대표는 원예치료사와 조경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김대표는 감귤재배와 원예치료.채험농장 운영을 통해 1차산업을 6차산업으로 올려 실천하고 있다.

#“원예치료 통해 사랑 전하고, 쉴 공간 마련하고 싶어”

당시 공부를 하면서 농장에서 고객들에게 원예를 통해 사랑을 전하고, 쉴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맘을 갖고 2008년부터 교육농장을 운영할 준비에 나섰다.

지난해(2013년)에 농촌진흥청이 지정한 제주농촌교육농장으로 ‘에코감귤교육농장’이 문을 열었다.

현재 김 대표는 이곳 농장에서 노지감귤(1000평), 하우스에서 친환경한라봉(1500평)을 재배하고, 작은 온실(50평)에서 프로그램에 쓸 식물재료를 키우고 있다. 하효동 ‘쇠소깍’ 근처 1500평에서 레드향을 재배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교육장에서 야생식물을 활용한 마음 힐링을 위한 원예치료를 전문적으로 한다. 농장 주위에 있는 야생식물 뿐만 아니라 다른 농장에서 다양한 식물들을 구해서 쓰고 있다.

원예치료 대상은 서귀포시에서 제주시까지 학교 동아리, 병원, 보건소. 마을 청소년수련관, 요양원, 동 주민센터 등 다양하다. 생태프로그램도 직접 진행하고, 탐라교육원 연수, 보건소에서 알코올 중독증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에 나서고 있다.

출강은 한 달에 15일 가량, 하루에 2군데도 하다 보니 거의 일 년 동안 별로 쉴 틈이 없다.

원예치료는 치료대상자에게 정원 가꾸기, 식물 재배하기, 꽃을 이용한 작품 활동 등을 통해 운동능력을 키우고, 성취감과 자신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 재배하는 꽃이나 식물 향기를 맡음으로써 정신적인 안정을 얻게 한다.

“원예치료는 도입-전개-마무리 순으로 진행하죠.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전에 지난주 한일 이야기하고 명상에 들게 해요. 고마운 마음 전하기, 마음을 스스로 열어가기, 섭섭함을 말하고 풀어가기, 소망까지 정리하도록 하죠”

강의주제는 ‘행복한 정원이야기’를 시작으로 꽃을 갖고, 주고 싶은 사람, 이름 짓기, 스스로 풀어가면서 오감만족을 통해 치유하면서 향기치료, 컬러 테라피, 로컬 푸드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한다.

“대상자에 따른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고 있죠. 한 프로그램은 1회 차에서 20회 차까지 다양해요.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그 사람 맘에 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요.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죠. 명상단계(가장 집중이 잘 된)에 이르도록 하면 가장 좋다고 볼 수 있어요”

교육과정에서 말썽부리는 학생들도 관심을 갖고 스스로 빠져들게 하고, 사연이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보람이나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원예치료에 집중한다.

절망적인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 주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대상자에 따른 원예치료 통해 정신적 도움 줄 수 있어 보람”

 

‘내 사랑 토피어리 (나무 꽃을 손을 봐 모양을 다듬는 것)만들기’를 통해 내 맘의 고향, 식물기능과 가치, 대상자에 따라 토피어리를 돌보며 스스로 체험 손동작에 따라 집중, 작품하나 만들면 맘이 보인다.

‘친환경 한라봉 이야기를 통해 마법에 걸린 귤나무 이야기’를 통해 버러진 파치감귤을 사람으로 비유해 예쁜 감귤, 마법감귤, 보석감귤, 에코 감귤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힐링을 한다.

이곳에선 한라봉 잼·주스 만들기, 감귤과자 만들기, 약초이용한 약초 효소 만들기, 야생화 석부작 만들기,-벽돌정원 만들기, 텃밭 채소로 친환경 밥상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농촌에서 맘 편히 쉬다가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죠. 농장 옆 칡오름 산책로를 걸으며 하는 ‘마음 힐링’도 좋아요. 홍보가 매우 모자란데도 아름아름해서 찾아와 누군가가 도와줘서 잘되는 것 같아요”

남편은 농장 일을 전담하고, 판매는 김 대표가 100% 직거래로 맡아하고 있어 일손이 달린다. 주문량에 따라 처리해야 하고, 야간작업을 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땅은 정직하다고 했지만 1차 산업만으로는 힘들고 2,3차 산업과 연계한 6차 산업으로 가야 앞으로 농업이 살아갈 미래라고 봐요. 제주가 살 길은 1차 산업을 근간으로 한 6차 산업이죠”

농촌교육농장은 아주 중요한 뜻이 있고, 앞으로 더욱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김 대표는 강조한다. 자기 스스로 진행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맘을 기본으로 농사를 짓고 마음을 힐링 하는 곳이 때문이다.

“‘정직하게 살자’가 가훈인데요. 모든 건 정직하나로 통한다고 봐요. 늘 행복을 느끼고 나누며 살아가려하고 있어요, 행복 나눔이란 단어를 참 좋아해요”

김 대표는 앞으로 찾아오는 분에게 건강한 땅과 먹거리를 전해주고, 자연이 소중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한다. 누군가 손길이 필요한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누면서 살고픈 바람이 있다.

※에코감귤교육농장은 서귀포시상효동하신상로320(칡오름옆)에 있다. 연락은 ☎064-733-2234나 010-2695-3390으로 하면 된다. 블로그는 naver.com/botanya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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