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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란 사업 실패, 농심 임원 재직 경력 등 추궁
호접란 사업 실패, 농심 임원 재직 경력 등 추궁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11.13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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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개발공사 사장 예정자 인사청문회 … “호접란·맥주사업 재구축할 것”
김영철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예정자가 1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김영철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제주삼다수의 경쟁사인 농심에서 임원으로 재직했던 경력 문제가 논란이 됐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김명만)는 13일 김영철 예정자를 출석시킨 가운데 인사청문회를 통해 그의 경력과 개발공사 CEO로서의 능력 및 자질 등에 대한 검증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의회 현우범 의원

가장 먼저 현우범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김 예정자가 컨설팅을 해준 호접란 사업의 실패에 대한 부분에 대한 질의에 나섰다.

현 의원은 “당시 농림부에 컨설팅해준 호접란 사업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는데 이렇게 되면 컨설팅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예정자는 “컨설팅이 책임을 질 수 있는 구조가 아니지만 제 고향의 일이기 때문에 그 일을 계기로 선의를 가지고 하더라도 실행되는 과정에서 의도와 달리 갈 수도 있다는 것을 느겼다”면서 “제대로 제언을 해드리지 못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다.

연봉 1억5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이면서도 사회활동 경력이 전혀 없다는 데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현 의원은 “연봉 1억5000만원이면 대한민국 상위 1%에 해당한다. 하지만 고액 연봉자임에도 사회활동이나 기여금을 낸 적도 없고 동창회장도 한번도 안했더라”면서 “이렇게 사회 기여를 한 경험이 없는 분이 개발공사 사장을 맡으면 이익금 사회 환원도 해야 하는데 기본을 갖췄다고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예정자는 “청문 준비를 하면서 크게 반성했다. 나름대로 기업의 흑자를 내는 일이 나라 전체 경제의 발전이나 소득 분배에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앞만 보고 매진해 왔다”면서 “앞으로 기업의 책임자가 된다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의회 신관홍 의원

신관홍 의원(새누리당)은 김 예정자가 모두발언에서 감귤과 호접란, 맥주사업을 제주의 농업과 연계되는 사업이라고 보고 재구축하겠다고 얘기한 부분과 관련, “호접란과 맥주도 제주 농업과 연계해서 보고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예정자는 “사업 재구축은 구조조정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라면서 “호접란은 다시 면밀히 검토해서 더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고 해결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양치석 사장 직무대행이 재검토하겠다고 답변한 제주맥주 사업에 대해서도 그는 “제주맥주 사업은 진행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여기에 제주크래프트 맥주가 엉켜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 살펴보고 지역 농민들과 도민들에게 피해가 안가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신 의원이 “농심에 재직하던 중 불거진 개발공사와 농심간 법적 공방에 대한 입장을 보면 예정자는 현재 체제를 부정하는 듯한 뉘앙스”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지금 체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역량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원

이어 김태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다시 호접란에 대한 김 예정자의 컨설팅 결과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판단은 제주도의 몫이지만 당시 근거를 제시한 게 예정자였다”면서 “예정자의 용역 내용을 보면 우리가 미국에 가서 호접란 시장을 선점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당시 대만이 국가 차원에서 대표적인 농산물로 육성하고 있었는데 제주도가 지역적으로 출발하는 게 좋다고 판단한게 맞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예정자는 “도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다. 당시 일을 계기로 실행의 중요성을 깨닫고 개인적으로 통찰의 계기가 됐다”면서도 “당시 자체 종묘 확보와 유통망 구축 등 조건을 제시했는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접한 프로젝트 등을 계기로 회사를 설립하고 다시 컨설팅 능력을 인정받아 농심에 발탁된 그의 경력을 두고 ‘산업스파이’의 행태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제주도의회 고태민 의원

고태민 의원(새누리당)은 “예정자가 몸을 담고 있던 농심이라는 기업은 기업윤리로서는 해서는 안될 삼다수와 유사한 상품을 출시했고 이전에는 노예계약을 통해 기업의 이윤만 추구해 도민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면서 농심의 백산수 출시 문제를 거론했다.

특히 고 의원은 김 예정자가 컨설팅 전문가로서 농심인재원 원장으로 간 2008년 3월에 농심이 비밀리에 백산수의 전신인 상선워터스 개발에 착수한 것을 두고 “백산수가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이 5.1%다. 내년 10% 진입을 목표로 올해 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삼다수에 제일 위협적인 기업이 농심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김 예정자는 “삼다수로는 지위 회복을 위해 경쟁사들과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경쟁사들이 지켜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해 갔다.

또 고 의원이 현대리서치에서 처음 먹는 샘물 사업과 인연을 맺은 뒤 1994년도에 회사를 설립했다가 다시 능률협회 컨설팅으로 옮겨 일하다 컨설팅 능력을 인정받아 농심으로 간 경력을 두고 “이건 산업스파이들의 행태라고 비판한다. 자리 이동으로만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지적하자 그는 “그렇게 보는 분도 있을 수 있겠다.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음주운전 및 부동산 실거래자 명의 등기 위반 등 전력이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제주도의회 이경용 의원

이경용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2006년 8월 경희대 겸임교수로 재직할 당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전력이 있고, 산소 이장을 하면서 취득하게 된 토지를 미성년자인 아이들의 명의로 등기함으로써 실제 증여를 매매로 가장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부모의 돈으로 매입해 자식 명의로 등기를 했다면 명의신탁 금지 위반이다. 공소시효도 5년이 남아있다”면서 “법을 몰랐다고 해도 면책을 받지는 못한다”고 명백한 위법사항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이 김 예정자가 개발공사와 농심간 소송에 대해 “결론적으로 의미가 없는 법정 다툼이었다”고 판단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김 예정자는 “결론 부분만 보고 답변한 거다. 전체 판결문을 다시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김영철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예정자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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