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땅은 한정된 자원이다. 훼손되면 만회는 어려워”
"제주도 땅은 한정된 자원이다. 훼손되면 만회는 어려워”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10.28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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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 <미디어제주> 창간 10주년 인터뷰서 자신의 개발 철학 강조
“협치는 민간 전문가를 정책에 참여시키고 행정이 지원하는 게 기본 골자”
<미디어제주>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원희룡 지사와의 대담을 진행했다.

“제주의 미래 가치를 높여야죠. 그런데 한정된 제주도 땅은 훼손되면 더 이상 만회하기 어렵죠.”

<미디어제주>가 창간 10주년 기획으로 민선 6기를 이끌고 있는 원희룡 도지사를 직접 만났다. 그는 도정을 맡으며 줄곧 ‘제주의 땅’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물밀 듯이 들어오는 중국자본에 대한 견제를 하는 것도 그의 ‘제주의 땅’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원희룡 지사는 인터뷰 자리에서 제주의 땅을 지키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제주도 땅은 한정된 자원입니다. 제주의 가치를 보고 사업하려는 투자자들이 훼손된 걸 원할리는 없잖아요. 지금까지 개발이 차고 넘친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개발이익이 제주에 환원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그는 제주의 땅만 제공하는 그런 개발에 대해서도 문제를 던졌다. 중국인들은 중국자본이 투입된 숙박시설에만 몰릴 것이란 질문에 투자자와의 ‘협의’를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는 '제주의 땅'에 대한 애착을 강조했다.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한국 명품에 제주도가 선정됐어요. 이는 중국인들이 계속 제주를 찾을 것이란 의미입니다. 하지만 관광객 다변화는 필요합니다. 동남아시아 등지로 타깃을 확대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주도는 땅만 제공하고 중국인들끼리 개발이익을 가져간다는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투자자들과 협의를 통해 풀 계획입니다.”

민선 6기는 출발 전부터 ‘협치’를 들고나왔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난관을 겪고 있다. 협치위원회 조례안은 도의회에서 심사보류 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협치의 기본정신을 다져가면서 성과를 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제주사회가 뛰어넘어야 할 장벽들이 있어요. 이를 바꿀 수 있는 건 민관의 협치라고 봅니다. 도민의 의사결정과 집행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협치를 하겠다는 겁니다. 현장에 있는 민간 전문가 등이 정책결정에 참여하고, 행정은 이를 지원하는 게 협치정신의 골자입니다.”

그러면서 원희룡 지사는 협치를 ‘혁신적인 패러다임’이라면서 협치에 대한 강한 애정을 과시했다.

“협치를 제대로 이루려면 도지사와 공직자, 민간이 함께 수평적으로 혼연일체가 돼야 해요. 협치준비위원회 활동이 시작된만큼 도민사회에 공감대가 형성되리라 봅니다.”

‘인사는 만사’라고 하지만 유독 민선 6기는 인사 때문에 상처를 입고 있다. 제주시 행정시장인 경우 2차례나 고배를 마시며, ‘삼수’를 준비중이다.

“결과적으로 도민사회에 심려를 안겨드렸어요. 행정시장과 주요 기관장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건 좀 더 나은 행정시장을 발탁하기 위해 권한을 내려놓은 것입니다. 이번까지는 행정시장 내정자를 공모제로 뽑고, 앞으로 지명제로 전환되도록 법 개정에 나서려 합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강정마을 문제와 관련해서는 강정마을의 주도적 진행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비쳤다.

원희룡 지사는 강정마을과 관련, 진상조사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보상만 바라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어 상처를 받는 것 같아요. 우선 철저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합니다. 강정마을 주도적으로 입지선정 과정 등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지면 도에서는 적극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겁니다.”

행정시장 문제와 아울러 측근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인사에 대한 우려도 많다. 특히 제주 출신이 아닌, 외부인을 너무 쓰는 것이 아닌가라는 지적이 높다. 이에 대해서는 ‘노력하겠다’는 것으로 대신했다.

“외부인이라고 하는데, 중앙정부와 국회 등 정치무대에서 강점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인사입니다. 측근을 요소요소에 숨겨놓는 관행적 인사는 하지 않겠어요. 도민들이 염려하시는 부분들은 더 노력해서 잘 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 6기 도정을 책임진 지 4개월이다.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라는 기치를 내걸고 달려오고 있다. 4개월의 도정을 간단하게 평가한다면.

- 평가는 도민의 몫이기도 하지만, 이제 한 바퀴도 안 지난 시점에 평가는 이른 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선되자마자 현장을 돌며 마을주민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경청했다. 또 취임 직후 실무부서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공직사회나 도민사회에서 혼란스러워 하지 않을 제대로 된 도정운영철학 혹은 원칙과 기준의 정립이 먼저 잡혀야 한다고 봤다.

우선적으로 난개발 방지, 지역과 상생하는 대규모 투자, 경제현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위주로 하는 큰 틀의 원칙을 발표했다. 카지노 감독기구를 설립하고 국제적 수준의 카지노 모델을 수립하면 카지노산업도 건전하게 발전하고 세수도 크게 늘릴 수 있다.

지금은 초고층 드림타워 논란, 투자유치 쏠림 현상, 제주국제공항 인프라 확충, 도민주도의 진정한 협치 등을 제주발전이라는 큰 그림에 녹여 풀어나가는 중이다. 이와 관련한 최근의 논란은 애벌레가 나비로 거듭 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변화의 과정으로 봐 달라.

△6.4 지방선거 도지사 후보시절부터 ‘협치’를 강조해오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면도 있다. 왜 그렇다고 보는가.

- 협치를 통해 도정 정책을 만드는데 직접 참여하고 협력 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관료가 독점해온 정책의 울타리를 허물수록 도정에 대한 도민의 참여와 협력의 범위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협치의 성공에 회의적 입장인 지적도 깊이 새겨듣고 있다. 4개월 밖에 안 된 시점에서 미흡한 점도 있지만, 하나 된 제주, 더 큰 제주를 위해 협치가 큰 변화의 물꼬가 될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 어느 한 순간 다 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미흡했던 부분은 충분히 보완하고 개선해서 도민화합과 제주의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협치의 초심을 지켜나갈 것이다.

△지사가 생각하는 ‘협치’와 도민들이 생각하는 ‘협치’에 대한 간극이 있는 것 아닌가. ‘협치’의 개념을 다시 한 번 자세하게 풀어달라.

- 제주사회가 뛰어넘어야 할 장벽들이 있다. 지나친 정당 대결이나 당파 정치, 행정편의주의적인 관치 행정이 그것이다. 이를 바꿀 수 있는 민관의 협치를 해내야 한다. 도민이 의사결정과 집행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협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장에 있는 민간 전문가, 정책의 수요자인 농어민·기업인·문화예술인·학부모·학생 등을 정책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시켜 훌륭한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행정에서는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 바로 협치정신의 기본 골자다. 굉장히 혁신적인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도지사와 공직자, 민간이 함께 수평적으로 혼연일체가 되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원희룡 지사는 자신이 구상하는 '협치'와 관련해서는 자신은 물론, 공직자와 민간이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우선적으로, 민간이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 가운데 시범적으로 문화예술, 1차산업 협치준비위원회가 활동에 들어갔다. 여기에서 진행되는 주제 설정, 의사결정 과정과 최종 합의된 사업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협치의 기능과 방향에 대해서 도민사회에 공감대가 깊이 형성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종전 지방정부와 차이를 보이는 건 개발문제가 아닐까 한다. 특히 중국자본이 들어오는 문제에 대해 난개발 방지 등을 내걸며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 제주 땅을 지키려한다는 긍정 평가와 함께 해외자본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한마디를.

- 기본적으로 제주에 대한 투자는 얼마든지 환영한다. 내국인 투자든 외국인 투자든 제주도는 모두 똑 같다. 다만, 제주의 미래 가치를 높이고 상생할 수 있는 투자를 해달라는 것이다. 제주도 땅은 정말 한정된 자원이다. 한번 훼손되면 만회하기 어렵다. 제주의 가치를 보고 사업하려는 투자자들도 그건 원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지금까지 개발도 차고 넘친다고 보는 분들도 적지 않다. 앞으로는 외국의 좋은 자본을 유치하면서도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개발이익이 제주에 환원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제주의 1차적 가치인 청정 자연의 기초 위에 2차적 가치를 더하는 투자 유치에 힘을 쏟겠다. 제주의 가치를 제대로 키워내면 제주는 동북아 최고의 체류형 휴양관광도시, 청정에너지와 신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비즈니스 도시로 더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자연히 투자도 따라오게 될 것이다.

△앞서 질문과 관련해서 추가 질문을 드리겠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들이 봇물처럼 밀려온다. 그와 아울러 중국인들을 맞으러 숙박시설도 늘리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자본은 대규모 숙박시설과 카지노 등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찾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이다. 종국엔 중국인들은 중국자본이 투입된 숙박시설 등에만 몰릴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그에 대한 대책은.

- 중국인들이 제주를 찾지 않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얼마 전에는 제주도가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명품’에 선정됐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인민일보에서 실시한 설문결과다. 지역으로는 유일하다. 제주는 중국인들이 선망하는 여행지다. 더구나 중국 15억 인구 가운데 10~20%는 늘 해외여행 잠재수요층이다. 올해 중국인 관광객이 250만 명 이상 제주를 찾을 전망인데, 항공좌석 여건만 되면 몇 년 안에 매해 5~6백만 명은 제주를 찾을 것이다. 이를 수용하기 위해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 공항, 대중교통, 숙박, 언어소통 등의 인프라가 갖춰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신흥 관광시장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광객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 등으로 타깃 시장도 확대하고 있다.

제주는 땅만 제공하고 중국인들끼리 투자자가 개발이익을 모두 가져가는 관광 사이클이 형성되는 부분도 분명 있다. 이 문제는 투자자들과 협의를 통해 풀어야 한다. 제주도민 우선 고용, 개발사업에 지역업체 참여 확대, 제주산 농수산물과 각종 자재 납품 우선권 확보 등 개발이익이 도민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인사는 만사’라고 하는데 민선 6시 4개월은 그렇지 못했다. 제주시 행정시장은 벌써 2차례 ‘낙마’를 겪었고, ‘삼수’를 준비하고 있다. 행정시장을 직접 지명할지 다시 한 번 확인 부탁드린다.

- 시민단체 대표와 언론인을 과감하게 발탁했지만 결과적으로 도민사회에 심려를 안겨드렸다. 행정시장 공백이 없도록 제주시 공무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 제가 행정시장과 주요 기관장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것은 좀 더 나은 행정시장을 발탁하기 위해 권한을 내려놓은 것이다. 이번까지는 행정시장 내정자를 공모제로 뽑지만, 앞으로 지명제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제주특별법 개정에 나서겠다.

△인사를 두고 제주 출신이 아닌, 외부인을 너무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저는 최소한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중앙정부와 국회 등 정치무대 네트워크와 강점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인사를 한 것이다. 또 알음알음 소위 측근을 요소요소에 숨겨 놓는 관행적인 인사도 하지 않았다. 제주도 공직자가 7천명이 넘는다. 사람을 써서 제주에 이익이 되고 더 큰 제주가 되는 길이라면 한 발 짝 더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염려하는 부분은 제가 더 뛰고 더 노력해서 잘 되도록 하겠다.

△주위에 제주 출신 인사들이 없다보니 정무 라인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은.

- 저는 정치인 출신이다. 정무라인은 새누리당에도 있고, 정파를 떠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 속에도 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말해주는 도민들의 비판이나 의견 하나하나가 정무적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정무 라인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언론매체, 기자들도 저는 중요한 정무라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라는 기치에서 보듯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지난 8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도 문화예술 예산을 2%에서 3% 올린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을 할지.

- 문화예술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크지만, 자연과 사람을 잇는 소통의 통로로써 가치는 더욱 크다. 제주가 갈 길은 청정 자연 위에 문화를 입혀서 문화예술의 섬으로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제주 곳곳이 지붕 없는 음악관, 미술관, 문학관, 공연관이 되어 일상에서 매일 문화적 사건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문화예술계 내부 논의가 숙성된 분야부터 시작하고 문화 인프라와 역량을 키우는 쪽에 예산을 확대하겠다. 기초예술지원체계는 포괄적, 인프라 지원방식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도립예술단도 보다 많은 레퍼토리를 개발하고 공연도 상설화할 필요가 있다. 문화와 복지, 고용을 연계한 다기능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도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문화예술계와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방향을 정해나가야 한다.

△강정마을 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이어져온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면.

- 강정마을 주민들이 보상만 바라는 것처럼 외부에 비춰져 주민들이 더 큰 상처를 받은 면이 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주민들의 명예가 회복되어야 한다. 강정마을에서 주도적으로 입지선정 과정 등의 진상조사가 이뤄지면 우리 도는 적극 뒷받침 할 것이다. 지금은 갈등을 다 녹이고 갈 수 있도록 도민사회에서도 조심스럽게 지켜봐 줬으면 한다.

<대담=김형훈 편집국장, 정리=홍석준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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