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2:43 (목)
“위대한 ‘제줏말’을 지켜라, 모두가 ‘전수자’라는 생각으로”
“위대한 ‘제줏말’을 지켜라, 모두가 ‘전수자’라는 생각으로”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4.10.22 20: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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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의 인문학 이야기 6번째 ‘제줏말(語)의 특성’
문순덕 제주학연구센터장 “‘제주어’가 아닌, ‘제줏말’로 용어 선택 확실히 해야”
22일 리더쉽센터 제주교육원 강의실에서 제줏말의 특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문순덕 박사.

제줏말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 외국어처럼 들리는 사람도 있고, 간혹 낯설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제줏말은 독특하고 독자적인 언어라는 관점과 이해 못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 둘로 나뉜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흔히 듣고 말하던 ‘제주어’가 아니고 ‘제줏말’일까. 22일 제줏말 용어 선택부터 제줏말의 정체성을 통해 제주문화를 되새겨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제주대안연구공동체가 주최하고 미디어제주와 제주역사문화연구소 공동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는 ‘제주 문화의 인문학 이야기’ 6번째는 ‘제주의 말’이다.

이날 인문학강좌 시작에 앞서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인 문순덕 박사는 “용어가 한번 잘못 쓰이면 고치기가 어렵기 때문에 용어의 선택은 중요하다”며 “‘제주어’로 표기를 하려면 제주가 탐라국이라는 형태로써 독자적으로 현재까지 유지하고 분리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1년 1월 유네스코가 소멸위기의 언어 4단계인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로 제줏말을 지정하면서 소멸위기설이 가시화되자 학자들의 연구대상이었던 제줏말은 일반인들의 관심대상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도 제줏말은 표준어라는 권력어가 있기 때문에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은 있지만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팽배하다. 이로 인해 언어를 보존하려는 동기부여가 없고, 뚜렷하지 않은 것이다.

문순덕 박사는 “기후변화 연구처럼 제줏말도 가상시나리오가 필요하다”며 “50년, 100년 후에 제줏말이 사라졌을 경우 제주민의 삶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예상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제주사람들은 외지인을 만났을 때 표준어를 구사하려는 의식이 강해서 제줏말 노출에 소극적인편이다. 이런 점이 제줏말을 전국적으로 알리는데 장애가 될 것이라고 문순덕 박사는 설명했다.

제줏말은 단순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제주문화의 핵심’이다. 말의 사용기간이 줄어든다면 언어도 사라지고, 제주도의 가치도 자연히 사라지게 돼 귀중한 문화유산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친근하지 않은 제줏말을 친숙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타지인들이 갖고 있는 제줏말에 대한 이질감을 극복하고, 인지도를 높이면서 사용기회를 확대시켜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줏말을 표준어처럼 친밀하게 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전파 방법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문순덕 박사는 모두가 ‘제줏말 보존자’이고, ‘전수자’라는 생각을 갖고, 제줏말을 많이, 자주 사용한다면 그게 바로 제줏말을 보존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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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봉수 2015-06-19 15:42:20
자그마한 정성으로 휴대폰 문자, 카톡등 sns를 제주어로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그리고 너무 오랫만에 듣는 제주어도 접하게 됩니다.
상대방 역시 좋아합니다.
제주어는 지켜져야합니다.
제주도민의 관심 역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