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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세력’ 운운 김무성, 명예 제주도민증부터 반납해야
‘외부세력’ 운운 김무성, 명예 제주도민증부터 반납해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10.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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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차이나타운 조성 제안, 제주 현안에 눈감은 여당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그의 외부세력 운운 등 국감 발언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제주지역 여론을 들쑤셔놓고 있다.

21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제주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외부세력의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도민들이 막아줘야 한다”고 한 발언 때문이다.

게다가 김무성 대표는 원희룡 지사에게 ‘차이나 타운’ 조성을 제안, 집권여당의 대표가 제주 지역 여론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우선 ‘외부세력’ 발언의 문제점을 짚어보자. ‘외부세력’이라는 단어는 보수 언론들이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의 진정성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매도할 때 주로 쓰는 레퍼토리다.

하지만 강정마을 지킴이를 자처하면서 강정 주민들과 함께 살고 있는 이들을 보면 이미 몇 해 전부터 아예 주소지를 제주로 옮겨 살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해군기지 범도민대책위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현재 강정마을에 상주하는 지킴이들은 대략 20여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이미 몇 해 전부터 주소지를 강정마을로 옮겨 농사를 지으면서 생활하고 있다.

강정마을에서 만난 인연으로 결혼해 아이를 낳고 알콩달콩 감귤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신혼부부도 있다.

제주 땅에서 농사를 지어 먹고 살고 있는 이들이 제주도민이 아니라면 누가 제주도민인가?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강정마을로 옮긴 이들을 외부세력으로 지칭하는 것이야말로 가당치도 않은 얘기다.

더구나 김 대표의 발언은 마치 제주도민들이 주체성 없이 외부세력의 주도에 휘둘리고 있는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제주도민 전체를 모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발언의 당사자인 김무성 대표도 제주에 올 때마다 자신이 ‘명예 제주도민’임을 자랑스럽게 얘기하곤 한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11년 12월 명예도민증 수여 대상자 동의안이 도의회에서 원안대로 통과돼 명예도민이 됐다.

하지만 당시에도 김 대표는 같은 해 7월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반대 운동에 몸을 던지고 있는 이들에 대해 “김정일 정권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는 종북세력들”이라고 발언, 명예도민증 수여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의 ‘차이나 타운’ 조성 제안도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제주의 실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몰려드는 중국 관광객들이 중국 자본에 의해 조성된 대규모 관광지와 숙박시설에서 ‘그들만의 거래’로 제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는 것은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파악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쯤 되면 과연 누가 ‘외부세력’인지 헷갈린다. 제주에 살면서 제주의 미래를 걱정해가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외부세력인가, 아니면 자신이 ‘명예 제주도민’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면서 정작 제주의 현안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사람이 외부세력인가.

여당 내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무성 대표에게 정중히 권한다.

제주도민 전체를 주체성 없이 해군기지 반대 운동에 휘둘리는 것으로 매도한 데 대해 공식 사과하고, 그 명예 제주도민증부터 반납하시라.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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