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이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가 주교 시노드 임시총회에서 시노드 사무처장과 사무국장을 도와 최종문서를 준비할 교부 중 한 명으로 지명됐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우일 주교를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임시총회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책임보고관, 특별서기, 사무총장을 돕도록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강우일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회 개혁안의 토대가 될 중요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명을 발표한 6명은 강 주교를 비롯해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인 잔프란코 라바시 추기경, 미국 워싱턴교구장을 맡고 있는 도널드 우얼 추기경, 아르헨티나 가톨릭대 교수인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대주교,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 연합회 의장인 카를로스 아귀아르 레테스 대주교, 아돌프 니콜라스 파촌 신부(예수회) 등이다.
사실상 아시아 지역 대표로 교황청의 교회 쇄신안을 준비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강 주교는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때 교황방한위원장을 맡았고 영어와 이탈리아어, 일본어 등 5개국어에 능통하다는 점 등에서 앞으로 교황청의 주요 직책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지난 5일부터 로마 바티칸에서 열리고 있는 시노드에는 세계 각지에서 200여명의 주교들이 참석하고 있다. 오는 19일 폐막 때 최종 보고서를 내놓게 되는데 강 주교가 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돕게 된 것이다.
이 최종 보고서는 내년에 열리는 ‘가정에 관한 주교 시노드 정기총회’에서도 다뤄지며 교황의 권고문을 작성하는 기초자료가 된다.
주교 시노드측이 지난 13일 공개한 예비보고서에 따르면 교회가 동성애자와 이혼자, 결혼하지 않은 커플은 물론 이들의 아이들도 환대하고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기존 교리는 유지하되 동성애자에게도 은사가 있음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세속적인 결혼과 동거, 이혼자들을 존중한다는 내용으로 가톨릭 교회로서는 혁명적인 변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