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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예산 전쟁 ‘정면충돌’ … “주도권 싸움(?)”
제주도-의회 예산 전쟁 ‘정면충돌’ … “주도권 싸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10.1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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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지 의장 “예산 편성 전 협의” 제안에 박영부 실장 “재량사업비 부활 시도”
 

내년 제주도의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공방이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4일 오전 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예산 편성 지침을 만들기 전부터 의회와 사전 협의할 것을 제안하자마자 제주도가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박영부 기획조정실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구 의장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도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나선 것이다.

특히 박영부 실장은 “도의회의 예산편성권 공유 요구는 폐지된 제도의 부활을 통해 예산제도 자체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구성지 의장의 요구를 재량사업비 제도를 부활하려는 시도라고 단정지었다.

과거에 재량사업비라는 명분하에 일정액의 재원을 배분했던 관행이 있었지만 2008년부터 도입된 사업별 예산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2012년부터 폐지됐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예산 편성 권한이 제주도에 있고, 제도적으로 편성권과 심의권이 구분돼 있다는 박 실장의 주장은 원론적으로 맞다.

하지만 도의회의 예산 편성 전 협의 요구를 재량사업비 부활 시도라고 몰아붙인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구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듯이 해마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대폭 손질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을 피하자는 취지에서의 제안이었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근거로 재량사업비 부활 시도라고 일방적으로 단정짓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구 의장의 공식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지사가 아닌 박 실장이 반박 기자회견을 가진 데 대해서도 의회 주변에서는 “의회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민선 6기 원희룡 제주도정과 제10대 의회가 출범한지 100여일만에 파열음을 내고 있는 양상이다.

결국 이번 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도와 의회의 갈등은 서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데서 빚어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임시회가 예정돼 있고 다음달 3일부터 행정사무감사, 그리고 11월 17일부터 12월 16일까지 도정질문과 새해 예산안 심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안을 놓고 반박에 재반박을 이어가면서 갈등을 키우는 것보다 오히려 원희룡 지사와 구성지 의장이 직접 만나 끝장토론을 벌여서라도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떨까?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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