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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에 대한 교육감의 애정 “선흘은 생태 쪽으로”
‘작은 학교’에 대한 교육감의 애정 “선흘은 생태 쪽으로”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10.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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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흘1리서 ‘작은 학교 살리기’ 간담회…주민들 ‘생태관광’ 요구
이석문 교육감이 10일 선흘1리 마을회관에서 마을 주민들과 작은 학교 살리기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제주도는 마을마다 초등학교가 있다. 하지만 시내권으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폐교의 길을 걷고, 분교장으로 격하되는 학교가 늘고 있다.

그나마 최근엔 그같은 움직임에 변화가 일고 있다. 마을의 작은 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학교와 학부모들도 작은 학교 살리기에 한마음이 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이런 교육주체들의 움직임을 현실화시키는 작업에 돌입했다. 제주도교육청은 10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 마을회관에서 마을 주민들을 직접 만났다. 이유는 ‘작은 학교 살리기’라는 대전제였다.

선흘1리는 아주 작은 분교장을 가진 마을이다. 선흘분교에 다니는 학생은 20명에 불과하다. 한 때는 분교장이 아닌 당당한 학교였으나 지난 1974년이후 본교가 아닌 분교장이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선흘분교장은 폐교의 위기도 꿋꿋하게 맞서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이 선흘분교장을 둔 이 마을은 람사르습지로 보호되면서 ‘생태’라는 새로운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날 마을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이런 점을 강조했다.

박현수 이장은 “학교 통폐합에 시달렸다. 이 문제로 교육청 관계자들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작은 학교 살리기를 한다니 고맙다”면서 “가능하다면 선흘분교에 생태 프로그램을 정규 과정으로 도입해달라. 그러면 학교 살리기에 도움이 되고, 지속될 것이다”고 제주도교육청에 호소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이 곳은 위치도 좋고, 환경도 좋다. 작은학교가 미래이며, 아름답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싶다. 학교마다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가졌으면 한다. 선흘분교는 생태관광쪽으로 교육과정을 짰으면 한다”고 응답했다.

문윤숙 선흘분교 어머니회장은 “여기는 가진 환경이 너무 좋다. 애들도 행복해한다. 작은학교 대톤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학교 살리기의 1순위는 집을 구해달라는 게 아니었다. 스토리가 있는 학교를 만들어달라는 요구였다. 그러면 스스로 찾아오는 학교가 될 것이다”며 “람사르습지학교라는 점을 교육청에서 홍보해달라”고 자신이 가진 구상을 말하기도 했다.

정승락 학부모회장은 “외지에서 오고 싶다고 전화도 온다. 하지만 마을이 작아서 수용공간이 없다. 교육청 일은 아니지만 교육청에서 관심을 기울여준다면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특성화학교와 혁신학교를 내거는데 선흘분교는 생태관광학교로 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은 “인구 수용 문제는 교육청만으로는 어렵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토지구획사업을 하면 좋겠다. 넓은 땅을 직접 사기는 어렵지만 100평은 가능하다. 시도와 협의해 부통산 투기가 나지 않도록 한다면 될 것으로 본다”고 방법을 설명했다.

이날 마을 주민들은 선흘리 출신들이 직접 마을에 들어와서 이런 설명회를 여는 방안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선흘리 주민들에겐 의미가 깊은 날이었다. 교육감이 직접 마을 주민들과 교감을 가지며, 작은 학교 살리기 문제를 논의한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선흘분교 문제는 이석문 교육감이 내걸고 있는 생각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석문 교육감은 작은 학교 문제를 마을별 문화와 전통 살리기로 연계할 것을 강조해왔다. 선흘의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한 프로그램이 도입된다면 작은 학교 살리기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되는 이유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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