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그리고 금연
담배 그리고 금연
  • 박종순
  • 승인 2014.10.05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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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의 귀농일기] <34>

최근 담뱃값 인상을 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담뱃값을 인상하면 금연 숫자가 늘어난다는 설과 세수만 늘린다는 설 등 왈가불가하다.

내가 애지중지 하던 담배를 끊은 지도 어연 13년째 인가 보다. 그러나 아직도 금연에 성공했다고 장담을 못하는 이유가 시시각각 유혹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의 일이었다. 학창시절 방학을 맞아 일 도우러 외갓집에 갔다가 외사촌의 장난스런 권유로 시작한 담배가 나이 50을 꽉 차서야 겨우 끊을 수 있었다.

사회 분위기가 금연시책으로 담배연기를 밀어 내기 시작하기 전에 멀리해서 다행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버스 안에서도 식당 안에서도 극장 내에서도 담배를 피웠던 시절이 생각난다.

아버지는 건강을 해치기 전까지 낮술 밤술을 마실 때는 당연하고, 부엌에서 밥을 지어면서도, 죽을 끓이는 도중에도 연신 담배를 물고 하루 2~3갑을 소화해 내었다.

기침과 가래로 고통을 받아 오던 사랑했던 고모부도 만날 때마다 “제발 담배 끊으세요”라고 말씀 드렸지만 돌아가실 때까지 못 끊고 괴롭게 돌아 가셨다.

어릴적 장난감조차 없던 시절, 외할아버지의 긴 담뱃대를 걸쳐 놓는 쇠재떨이를 가지고 자동차 장난감 대용으로 왱왱 소리를 내며 놀았던 기억도 생생하다.

젊은 시절 군대에서 하루 한갑의 공식 배급을 사탕 대신 받았고, 제대 후에는 악수대신 친밀감과 유대강화를 위하여 상대방에게 담배를 권하기도 하고 당연히 한두개비를 얻어 피우기도 하고, 아버지 담배를 모르게 훔쳐 피우기도 하고 그것도 모자라 길거리에 버려진 장대 꽁초를 주워 피우기도 했다.

결혼 후에는 친구들을 불러 단칸방에서 화투나 포커를 밤새도록 치면서 보루째 피워 목이 아프도록 피우기도 했었다.

한때는 직장 분위기가 금연으로 바뀌어 너도 나도 담배를 멀리 하기도 했고, 작심삼일 이지만 금연 노력도 여러번 했다.

몇 번의 담배와의 사투를 벌인 끝에 언젠가 감기 몸살로 며칠 아파 누웠을 때 인가보다.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끊어야겠다고 결심하고 며칠 견뎠는데 출근해 보니 직원들과 친구들이 옆에서 담배 끊기가 어려울텐데 라며 약 올리며 피워 보라며 유혹하고 술 자리에서도 연신 고소한 담배 연기가 떠날 줄 몰랐다.

악착같이 담배를 질겅거리면서 씹어가며 금연에 성공 하는 듯 했고 2년여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담배연기가 역겨워 질 때 쯤 여름휴가를 받아 설악산을 가는 와중에 산 정상의 휴게소에서 집사람이 잠깐 물건 사러 간 사이에 자동차 내에 휴지며 비닐 등 청소 한다고 차 속 구석구석을 뒤지는 도중 보조석 앞 서랍에 2년 전에 피우고 남은 담뱃갑이 눈에 들어왔다.

쓰레기봉투에 담으려고 하다가 담뱃갑 속을 들여다보니 2개비가 남아 있었다. 막상 버리려고 하니 어쩐지 버리기가 아깝기도 하고 2년이나 끊었는데 2개비 정도야 지장이 있겠나 싶어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한모금을 빨아 당기자 머리가 찡하며 약간의 어지럼이 왔지만 오랜만의 구수한 연기에 취해 버렸다. 이제 한 개비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고, 도착한 후 남은 한 개비를 마저 피우고는 담뱃갑을 쓰레기통에 농구공을 넣듯이 힘차게 골인 시켰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담배와의 이별을 고했었는데, 저녁 식사 후 커피 한잔 하고나서 무언가 허전하고 온몸에 니코틴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감지되었다.

이래서는 안 된다며 참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고통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2년이나 금연 했는데 한갑 정도야 별일이 있겠는가 하며 몸은 편의점으로 향하고 있었고, 결국 금연은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말았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아들이 입대 할 때 서울역까지 배웅을 하면서 자식이 군에서 고생할건데 아비로서 제대 할 때까지 뭔가 해야 할 것 같아 금연을 결심하게 되고 13년을 지켜 왔다.

지금은 담배 예절이 많이 바뀌고, 금연구역 지정으로 담배피울 자리조차 없을 듯싶다.
육지로 오가며 비행기를 기다리는 도중에 조그만 끽연방에서 담배를 태우는 사람들을 볼 때 마다 애처롭기도 하고 지나간 옛 추억이 생각나기도 하면서 살며시 입가에 미소가 스쳐간다.

애연가 여러분! 이글을 읽는다면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담뱃갑을 발로 지근지근 밟으시고,
입속에 있는 혀를 아프게 깨물고 외치세요.

네가 죽나 내가 죽나 한번 제대로 겨루어 보자고...

이주일 선생님이 돌아가시면서 무어라 하셨습니까.

절대로 담배를 사서도 얻어 피워서도 안 된다는 결심만 있으면 반드시 금연에 성공 할 수 있고, 남은 여생을 건강하게 행복하게 손자 손녀들과 오랫동안 살 수 있답니다.

< 프로필>
부산 출신
중앙대 경제학과 졸업
서귀포 남원으로 전입
1기 서귀포시 귀농·귀촌교육수료
브랜드 돌코랑’ 상표등록
희망감귤체험농장 운영
꿈과 희망이 있는 서귀포로 오세요출간
e-mail: rkahap@naver.com
블로그: http://rkahap.blog.me
닉네임: 귤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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