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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감귤 크기 타령인가”…맛·당도로 승부·출하조절 필요
“아직도 감귤 크기 타령인가”…맛·당도로 승부·출하조절 필요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4.09.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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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감귤 1번과’난제 해마다 되풀이 불구 풀지 못해…다른 기준으로 접근해야
 

해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감귤 1번과’ 문제풀이에 원희룡 도지사가 직접 나섰다. 이번 주말 감귤농가 대표들과 만나 가닥을 잡겠다는 것이다.

원 지사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두고 봐야겠지만 감귤출하 조정과 가격안정을 위해 감귤문제를 크기로 접근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감귤 1번과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 해묵은 난제이다. 이 사안은 해마다 감귤출하철이 다가오면 늘 거론돼 왔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여태껏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

제주감귤 해법이 나온 건 이미 오래됐다. 바로 ‘고품질’과 ‘적정물량’생산이다.

그동안 지자체나 감귤관련 단체·농가는 이를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삼아 실천해오며 나름대로 성과를 거둬왔다.

감귤 품질 고급화는 그 동안 꾸준히 연구하고 정성을 들인 노력으로 뚜렷이 나아졌다.

물량조절은 연례행사처럼 돼버린 감귤원 간벌·폐원 등을 통해 맞춰오고 있다. 게다가 비상품 감귤출하를 막기 위해 ‘유통명령제’란 비상수단을 써가며 물량과 값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계륵’(鷄肋)처럼 가장 문제가 되는 건 감귤1번 출하 양성화 여부이다. 가격안정과 물량조절을 위해 출하를 막으려는 농정당국과 양성화하라는 농가가 늘 대립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원은 감귤을 상품과 비상품으로 구분하는 기준을 일단 크기 위주로 따지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8월12일 '제주특별자치도 감귤 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일부 개정 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

10월1일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10월6일까지 새로운 감귤 품질 기준을 고시할 예정이다.

주요내용은 현재 1~10번과로 분류하고 있는 감귤상품규격을 5가지(2S,S,M.L,2L)로 구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비상품으로 분류해 시장에서 격리해오던 기존 1번과(47~51㎜) 가운데 49㎜ 이상부터는 상품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제주자치도의회는 감귤 재배농민 대다수가 원하는 47㎜부터 상품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원 지사는 “감귤상품 규격조정은 유통관련자, 도의회 구성원 등 복수 관계자들과 합의해 온 사항들”이라며 47㎜부터 상품화에 불가 의사를 보이며 농가를 만나겠다는 것이다.

㈔농식품유통연구원은 노지감귤 품질기준 재설정 최종 용역결과보고를 통해 감귤1번과 출하는선진국처럼 생산자 단체가 자율적인 품위 규제로 수급 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있다.

또 강제적으로 물량을 규제하는 것보다 농협과 선과장 등에서 자율적으로 품질과 물량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1번과 출하 때 장점으로 △무임승차에 따른 생산자 불만 해소 △농협계통 처리 물량 확보 용이 △ 단속에 있어 현실적 한계 극복 △소비자 선호 부합을 꼽았다.

단점으론 △생산 과잉 때 출하량 통제정책 수단 상실 △생산자 적과 의지 감소에 따른 품질 하락 △가공공장 가공률 하락과 일자리 감소 △소비자 선호에 대한 정확한 검토를 들었다.

이 같은 감귤1번과 출하와 관련된 용역결과내용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온 것이고, 확실한 단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감귤을 포함한 과일을 상품과 비상품으로 나누는 결정적인 요소는 맛·크기·색택 등이다.

하지만 제주감귤은 상품 기준을 유독 크기 위주로 가늠함으로써 늘 문제를 안고 가는 셈이다.

따라서 이젠 감귤상품 기준을 크기 위주가 아닌 당도와 맛 위주로 가면서 출하조절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감귤1번과 문제를 크기로 접근하는 건 시간낭비이다.

시장 개방화 이후 제주감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그렇다. 앞으로 제주감귤은 내수도 중요하지만 해외수출에 초점을 맞춘 적극적인 마케팅이 절실하다.

과연 해외수출을 하는데 맛보다 크기위주로 상품을 가늠하는 게 효율적인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감귤 상품기준을 크기가 아닌 다른 기준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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