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7:54 (수)
“남을 눌러 이기려하지 마세요. 무도는 그런 게 아니에요”
“남을 눌러 이기려하지 마세요. 무도는 그런 게 아니에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09.1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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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전국에서 제주로 몰려든 아이키도를 즐기는 이들

대한합기도회 윤대현 회장이 시범을 보이고 있다.
아이키도. 다소 낯설지만 합기도(合氣道)’라고 하면 익히 알테다. ‘아이키도합기도의 일본식 발음이다.

아이키도는 유연하다. 그런데 아이키도를 하는 이들은 비장함보다는 웃음이 가득하다. 이유는 뭘까. 그들은 무술이 아닌 무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무도로서의 아이키도를 즐기는 이들이 전국에서 제주로 몰려들었다. 대한합기도회 윤대현 회장이 지도하는 강습회가 제주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13일과 14일 이틀간 윤대현 회장의 강습을 듣는 쉽지 않은 기회가 주어졌다.
 
그냥 밀면 앞으로만 가잖아요. 허리 힘은 모든 기술과 연결이 됩니다. 허리 힘으로 조절을 해야 해요.”
 
윤대현 회장은 아이키도를 즐길 때 허리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단인 6단이다.
 
아이키도는 지난 1988년 우리나라에 도입됐다. 전국에서 즐기는 이는 1000명에 불과하지만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우리나라 아이키도 최고수인 윤대현 회장.
아이키도는 싸움을 피하고 도()를 밝히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키도엔 시합이 없어요. 이기고자 하는 게 없다는 것이죠. 상대를 마주하면 바로 자신의 실력을 알 수 있고, 남을 통해 자신의 실력도 쌓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무술은 성년보다는 어린이들의 무대이다. 어린이들이 시합을 하면, 어른들은 곁에서 이겨라라고 외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이키도는 그걸 배격한다.
 
가족끼리 하는 무도로 보면 됩니다. 어린애들끼리의 경쟁은 없어요. 무도란 내가 가장 어려울 때 바로 세워줄 수 있는 것이죠. 무사들이 어려울 때 품격을 지키듯 그런 겁니다.”
 
그래서 아이키도를 본 이들은 놀라곤 한단다. 우리가 곁에서 보는 무술은 경쟁을 끝낸 뒤 서로 악수를 하긴 하지만 공격을 하고, 공격을 받는 스트레스에 짓눌려 있다. 그래서 악수를 끝내고 돌아서고 나서도 찜찜하다. 바로 이기려 하는 이유 때문이다.
 
아이키도를 2년동안 했다는 이선아씨. 그가 아이키도를 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무도를 해본 적은 없어요. 예전에 요가는 했었죠. 아이키도는 전신운동이면서 하체가 튼실해진다는 매력이 있어요. 허리도 좋아지고, 심신도 단련하죠. 주변 사람들에게 늘 권하죠.”
 
윤대현 회장의 강습회엔 10대에서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녹아들었다. 10대와 70대가 서로 훈련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인 문정빈 학생도 그 틈에 포함돼 있다. 문정빈 학생은 아이키도의 매력을 다음처럼 설명했다.
 
신비로워요. 신체접촉이 있어서인지 재미있어요. 다른 무술처럼 치고받고 하지 않고 깔끔해요. 좀 부티난다고 할까요?”
 
전국에서 제주에 내려와 땀을 흘리고 있는 아이키도 수련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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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월 아이를 둔 주부도 아이키도의 매력에 빠져서 열심이다. 김시연씨는 넘어지면서도 강습회 내내 입가에 웃음을 보였다.
 
아이키도를 한 날은 뭔가 달라요. 도장을 간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이 달라요. 그런 이유가 있어요. 아이키도는 힘들지만 다들 웃으면서 운동을 즐기거든요. 그래서 스트레스가 다 풀려요. 넘어지면서도 웃고, 상대를 던지면서도 웃어요. 스트레스 해소엔 그만이죠.”
 
제주에 아이키도가 도입된 건 10년이다. 현재 도내엔 2곳의 아이키도 도장이 있다. 다들 가족같은 분위기가 좋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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