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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중 소년병을 기억하는 반전·평화의 추모공간 조성”
“대정중 소년병을 기억하는 반전·평화의 추모공간 조성”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09.1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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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중총동창회, 11일부터 국내외 건축사사무소 대상 설계공모에 돌입

6.25 당시 대정중은 도내에서 가장 많은 소년병이 전쟁에 참여했다. 사진은 대정중 정문.
대정중학교 170명이 목숨을 내놓고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사실을 아시나요.

우리가 ‘6.25전쟁이라고 부리는 한국전쟁은 한국사 최대의 비극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이다. ‘6.25전쟁이 터진지 채 3개월도 되지 않아 남한은 영남지역과 제주도를 제외하고 고립된다. 당시 제주에 주둔중이던 해병대사령부는 인천상륙작전을 위해 3000명의 병력을 모집한다. 하지만 자원자는 부족했다. 이들은 징집된 해병대 3·4기였고 2938명 가운데 95%가 제주도 출신이었다.
 
대정중은 당시 170명이 참전했다. 재학생 350명의 절반이었다. 여기엔 여자해병대도 포함돼 있었다. 제주에서는 가장 많았다. 이들 가운데 17명은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세월은 지나고 이젠 그들의 참전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런데 대정중총동창회가 (가칭)‘6.25 참전 대정중 소년병 추념공간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 도내·외 건축사사무소를 대상으로 설계공모를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대정중총동창회는 총으로 남북이 맞선 아픔을 이 공간에 담는 게 아니라, 반전과 평화의 상징이 될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우리나라에 세워진 대게의 추모비는 군인들이 총을 들고 싸우는 동상의 형태로 돼 있다. 대정중의 소년병 추모공간은 이런 걸 배제한다. 전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미국에 세워진 베트남 참전 추모비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베트남 참전 추모비는 묵상적 주변 경관과 조화 참전한 이들의 명단이 어디에나 들어 있을 것 어떤 정치적 발언도 자제하는 비정치적 작품 등 4가지를 내걸었다.
 
대정중 소년병 추모공간은 침묵의 뜰이라는 명칭을 달게 된다. 침묵의 뜰은 죽은 이와 살아남은 이, 그들의 후손의 침묵을 담고 있다.
 
대정중 소년병 추모공간은 학교 후문에 있는 120평 정도의 공간에 마련된다. 설계조건은 역사에 대한 사유와 힐링의 공간 주변 환경과 조화 6.25 전쟁에 참여한 소년병의 명단을 모두 넣을 것 4.36.25에 대한 설명이 들어갈 것 추모와 기념의 글이 들어갈 것 등이다.
 
제주올레 11코스는 대정중 바로 인근에 있다.
대정중총동창회 총무인 이경철씨는 총칼을 표시하는 추모공간이 아니라 반전과 평화의 상징의 될 것이다.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이 곳을 방문한 이와 올레 11코스를 둘러보는 이들에게도 기억이 되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추념공간을 기획한 임해리 한국-그리스협회 대회협력이사는 “6.25 때 참전한 소년병들은 이제 80을 넘긴 노인이 됐다. 비극 속에서 스러져간 소년병들을 기억하고, 이를 통해 전쟁의 비극이 낳은 과거의 아픔과 상실감을 치유해야 한다미래는 현재를 딛고 가는 것이며, 과거에 대한 성찰을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정중 소년병 추모공간 설계공모는 11일부터 시작된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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