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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방서 현장실습 소감문
[기고] 소방서 현장실습 소감문
  • 미디어제주
  • 승인 2014.08.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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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홍정민

한 달간의 한라병원 수술실 실습을 마치고 제주소방서 화북119센터로 2차 실습을 갔다. 집 앞에 있는 센터라서 낯설지는 않았다.

실습 첫날, 구급차에 있는 장비사용법을 숙지하고 현장에 바로 투입 됐는데, 교통사고부터 심정지까지 정말 다양한 케이스의 환자들을 접해보며 학교에서 이론으로만 배운 것이랑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한 것으로 학교에서는 연습용 마네킹으로 수회 실시해보았지만 실제 환자에게는 처음이었다. 마네킹과는 달리 압박할 때마다 쑥쑥 들어가는 느낌과 흉골이 부러지는 소리가 나 당황스러웠다.

다른 하나는 아라동의 대형 교통사고였는데 현장에 도착해보니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가까스로 환자들을 확인해보니 대부분이 다량의 출혈과 함께 상태가 심각한 상태였다. 다수의 중증 환자들 중,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 혼란스러웠지만 먼저 도착한 이도센터에서 환자를 분류해놓은 상태여서 우리는 보다 빠르게 환자를 처치, 이송할 수 있었다. 아마 이때가 실습기간동안 가장 긴장되고 떨리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현장에 투입되면 현장이 주는 압박감과 부담감에 까먹기 일쑤였고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당황했다. 그래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서 당황하지 않고 현장에서 각자 맡은 수행해낼 수 있었다. 또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 응급구조사분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도 몸소 느꼈다.

소방공무원은 국민에게 24시간 친절과 정성으로 대하고 있는 반면에 만취 환자, 폭언을 일삼는 환자, 구급차를 택시로 생각하는 분들까지, 응급구조 서비스를 당연하게 누리는 권리인 것 마냥 제 멋대로 행동하는 분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려졌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공무원에게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해주면 소방공무원들도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일할 것인데…….

응급구조사는 자신이 시행하는 처치가 환자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으므로 자격의 취득여부와는 별개로, 부단히 공부하고 다양한 임상경험을 쌓아야 할 필요성이 있는 직업이란 것을 깨달았다. 확실히 어중간한 마음가짐과 지식으로는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 배운 기술과 지식을 확인하고 직접 행해보면서 흥미와 자신감이 생겼다.

이번 실습으로 말미암아 응급구조사의 보람과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체감했고 아직은 실습생, 학생 신분이지만 이제 1년6개월 후에는 나도 응급구조사로 활동할 것인데, 이번 실습으로 한계와 부족한 부분을 알았고 그것을 보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학교에 돌아가면 정말 길을 걸어가다 환자가 발생해도 자신감을 가지고 처치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정진해 정말 누구에게나 떳떳한 응급구조사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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