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 숲지기와 함께, 몸·맘을 생명력 품은 자연 속으로”
“곶자왈 숲지기와 함께, 몸·맘을 생명력 품은 자연 속으로”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4.08.22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농업인의 手多] <16>‘환상숲’ 이형철 대표·이지영 실장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이들을 만나 제주농업의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곶자왈 제대로 알림이'로 '환상숲' 곶자왈정글농원.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형철 대표와 딸 이지영 실장
“곶자왈 푸른 식물이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우리에게 맑은 산소를 공급해 지친 몸을 안정시켜 줘요. 곶자왈 숲지기가 함께 걸으며 생명력을 품고 있는 자연과 제주인 이야기를 들려드려요. 모둠활동, 다양한 미션을 통해 친구들과 우정을 돈독히 하고 자연이 주는 감동과 교육으로 마음까지 채워가세요”

한경면 저지리(녹차분재로594-1)에 있는 곶자왈정글농원·농촌교육농장 ‘환상숲’을 운영하는 이형철 대표(54). 부인 문은자 숲지기(54), 딸 이지영 실장(28) 등 가족 모두는 ‘곶자왈 제대로 알림이’이다.

이곳에선 2009년부터 찾아오는 탐방객과 곶자왈 길을 같이 가며 안내하고 있다. 도내에서 골자왈에서 숲지기가 전문적으로 동행 안내하기 시작한 건 이곳이 처음이다.

“곶자왈이 정말 예쁜 땅으로 보였어요.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공원을 갖고 싶은 마음에 1993년에 이곳 곶자왈을 샀죠. 당시 평당 1만원을 줘 땅을 사 너무 비싸게 샀다고 부부싸움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도 곶자왈은 여전히 예뻐요”

이 대표는 서부신협 전무로 재직하다 8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언어장애와 칫솔질도 못할 정도로 몸이 불편했다. 직장에 사표를 내고 서울에서 재활훈련을 한 뒤, 곶자왈에 자신이 다니는 산책길이라도 만들어 보려 2년 정도 작업을 했다.

곶자왈 길을 꾸준히 다니면서 길을 만들다보니 건강도 되찾고, 관련교육을 받아서 2010년 농촌진흥청에서 지정받아 농촌관광농원을 꾸미게 됐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이곳을 관광농원 형태에서 농촌교육농장을 열게 됐다.

함께 숲지기를 하는 이 대표 딸인 이지영 실장은 대학에서 언론홍보학을 전공해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이곳에 합류한지 2년 정도 됐다. 이 실장은 전국 농장컨설팅을 하는 농촌교육농장 센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농장 경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

# 곶자왈, 시간대별로 출발 1시간씩 동행·해설 

부인인 문은자 숲지기가 숲 해설을 하고 있다.
이지영 실장이 학생들에게 곶자왈 비밀을 밝히는 방법 익히도록 하고 있다.
이곳 ‘환상숲’에 있는 곶자왈은 ‘도너리오름’에서 흘러내려온 아아(aa)용암 끝자락이다, 오목함과 볼록함이 강하게 작용했고, 많은 궤(동굴)와 용암 돔, 부가용암구 등으로 만들어졌다.

숨골(지하동굴)이 여러 개 형성돼 있고, 보온보습한 곳과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북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식물 보고가 있다. 밀림태고 신비를 잘 간직하고, 환경부 멸종위기 동식물과 제주와 한국특산물식물 다량 분포해 있다.

현재 ‘환상숲’은 곶자왈 1만평(탐방로 650m), 실내 체험장 80평, 실내교육장 20평, 야외교육장 3곳, 잔디밭100평, 주차장 300평, 기타 야외캠프장. 동물농장 등으로 구성됐다.

“한라봉을 하우스 600평에서 재배하고 있는데요. 따낸 건 모두 탐방객들이 사가고 있어 이곳에서 100% 직판하조 있죠. 물량이 많지 않아 모자란 건 동네 할머니들이 재배 귤도 같이 팔고 있어요. 많은 양은 아니지만 숲 안에서 양봉으로 따낸 ‘환상숲 꿀’ 도 나가고 있죠”

이곳에 늘 상주하며 곶자왈에 대해서 집중 해설을 있는 숲지기는 이 대표, 부인, 딸과 배영숙씨 등 4명이다. 주말에 탐방객이 많이 오면 이 실장 이모(문금자씨)가 와서 해설을 도와준다.

문을 연 첫 해엔 모녀만 해설과 안내를 했지만, 찾는 탐방객들이 많아지자 인원이 늘었다. 이들 모두 숲 교육을 같이 받았다.

‘환상숲’은 숲지기가 시간대별로 동행하면서 안내하고 있다. 다른 곶자왈과 차별화하는 점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까지(점심시간 빼고) 출발, 1시간 동안 같이 걸어 다니며 해설한다.

곶자왈 특징, 숲 천이과정, 곶자왈에서 나무생존방법, 숲을 바라보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체험 관광객들이 숲 체험을 끝난 뒤 원하면 석부작·화분심기·목공예·명상체험 등을 한다.

일반탐방객에겐 입장료(일반 5000원, 학생 4000원, 도민 3000원)를 받는다. 문을 연 첫해엔 5000명이 찾았다. 해마다 늘면서 지난해 3만 여명, 올해는 4만 명이상 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단체 탐방객은 일주일에 두 차례 찾아온다. 창의인성전문교육기관 지정돼 있어, 교육프로그램은 학년별·계절별·대상별로 나눠 특화해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 진행은 이 실장 몫이다.

“보성초등학교에선 같은 학생들이 주마다 금요일에 찾아와 한 해 동안 27차례 방문했어요. 회차 마다 다르게 자기주도적·활동중심 교육을 3시간씩 학교수업 형태로 진행하죠. 실제 눈으로 움직이면서 볼 수 있도록 활동지인 워크북(워크시트지)을 나눠 설문 직접 체험한 걸 적도록 해요. 교육하면서 체험에 중점을 둬요”

# 교육프로그램 학년별·계절별·대상별로 특화

 

곶자왈 입구
학생들에게 목표를 정하고 ‘오늘은 누구와 친구 되기’하면 누구를 만나고, 생김새를 그려보고, 관찰하고, 별명 짓고, 상상속의 누구를 확대 그려보기 등을 한다. 올해는 보성유치원과 서광유치원이 4월부터 찾아오고 있고, 나나어린이집은 8월부터 매달 방문할 계획이다.

때문에 여러 차례 방문하면 또 다른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회차 프로그램을 준비해놓고 있다. 회차마다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에 한 번 왔던 탐방객이 계속 오고 있다.

이 실장은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았는데도, 왔던 탐방객이 추천을 받는 등 아름아름 많이 찾아온다고 전한다. 왔던 탐방객들이 홍보대사 몫을 하고 있는 ‘팬으로 운영되는 곶자왈’이라는 것이다. 숲 해설은 4명이 각자 다르게 하고 있어 ‘팬 층’도 다르다고 한다.

“처음엔 ‘곶자왈이 궁금하면 일단 환상숲을 들려서 먼저 해설을 듣고 다른 곶자왈을 탐방하자’란 글들이 인터넷에 알려졌어요. 이게 홍보가 돼 사람들이 많이 오고 있어요. 왔던 분들이 인터넷·블로그·카페 등에서 엄청 홍보해요. 사진작가는 사진으로. 영상제작자 영상물로 만들어 보내줘 이곳 숲지기들은 정말 고마워해요”

이곳 곶자왈 탐방로는 기계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이 대표가 손수 돌 하나하나를 옮기고, 직접 손으로 판 흙을 지어 날라서 만들었다는 게 특징이다. 탐방로 뿐만아니라 간판·돌탑 등 이 이 대표 손이 가지 않은 게 없다. 꽃은 엄마가 모두 가꾸고, 이 실장은 어렸을 적부터 숲이 달라지는 걸 쭉 봐 왔다. 인위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다른 곳과 대조가 되는 셈이다.

“곶자왈은 그 가치가 높아질수록 더욱 많이 찾게 되고, 이곳은 소규모여서 더욱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봐요. 워낙 제주가 개발이 많이 되고 있는데, 숲의 가치를 높이는 건 주변에 시설을 깨끗이 하는 것보다도 자연 상태로 그대로 둬야 하죠.”

이 실장은 아스팔트 위에서 자란 애들보다 흙 한번 만져보는 애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한다.

“농촌교육농장이 도내 몇 군데 있어요. 애들이 농작물을 많이 따고 가는 걸 소중하게 여기는데, 따는 활동을 통해 애가 배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공간이란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체험을 하면서 뭔가 느끼고 배우고 한 걸 중요시했으면 해요. 물질적인 수확물을 중요시할 게 아니라 배운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생태관광’이사·‘곶자왈사람들’이사인 이 대표는 이들과 협력해 식생조사와 곶자왈 알리고, 보존·매입 등에 몫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이 대표가 전하는 ‘환상숲’ 운영목표는 ‘가족끼리 운영해보자, 빚내지 말자, 착한 여행자들만 받자, 이웃과 함께 하자’이다. 그래서 여행사를 상대하지 않고 일반 관광객만 오길 바란다. 주위를 생각해 펜션·카페·음식점 등을 일부러 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정부보조도 자제해 스스로 해보려 해요. 진짜 명품은 곶자왈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죠. 쉼터 형태 쉴 수 있는 공간 마련하고, 탐방객이 너무 많아지면 제한할 계획이에요. 앞으로 가족경영으로 가야한다고 봐요. 친절히 하면 더욱 빛나지 않을까하는 마음을 가진 가족들이죠.

 
 
※‘환상숲’은 제주시한경면저지리2848-2(녹차분재로594-1)에 있다.010-5697-2488/064-772-2488로 연락하면 된다.

<하주홍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