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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지사, 제주시장에 대해 결단해야 할 때
원 지사, 제주시장에 대해 결단해야 할 때
  • 미디어제주
  • 승인 2014.08.0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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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식 전 제주도행정부지사

박찬식 전 제주도행정부지사
고시 합격기는 수험생들에게 필요한 지침서다. 필자는 10년 전에 원희룡 지사의 사법고시 수석합격기를 감명 깊게 읽었다. 이중 잊을 수 없는 내용을 소개한다.

“책을 정독하면서 개념이나 법리가 나오면 그 개념과 법리의 연관체계를 생각하고 앞 페이지 또는 다른 책과 서로 내용을 연결시켜 머릿속에 완전히 그려질 때 까지 이해하고 정리한다.”는 것이다.

한 개의 나무만 보지 않고 전체의 숲을 형성하는 여러 종류의 나무끼리 연관시켜 이해하고 판단하는 방법이다. 학력고사 전국 1위, 사법고시 수석합격의 비결이다. 앞으로 이런 사고방식으로 도정을 수행하면 전국 1등 도지사가 될 것이다.

그런데 원 지사는 제주시장에 대하여는 일개의 나무만 보고 시민과 공무원의 뜻을 전체의 숲과 연관시켜 전 도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감사결과가 발표된 지 수일이 지나도 침묵하고 있다. 도의회와 장당도 마찬가지다. 1인시위자, 경실련, 주민자치연대만도 못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31일 감사결과 제주시장의 각종 불법행위와 특혜의혹은 사실로 확인되었다. 시장은 “의도하지 않아도 결국 불법건축을 한 꼴이 되었다면서 더 낮은 자세로 시정에 임하겠다.”고 밝힌 후 시장직무수행을 계속하고 있다.

2012년 6월 13일에 건축이 불가능한 땅에 건축허가가 나갔다. 그 당시 제주시장은 당시 도지사의 공동선대위원장이었고 귀농민원인 제주시장과 동문이다. 이것이 선거와 학연으로 맺어진 막강한 신종 3각 파워다.

공직사회에서 이 3각 파워를 모를 리 없다. 공무원들은 인사권자의 표정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지시하거나 말로 압력을 넣지 않아도 살아남기 위해서 알아서 할 수 밖에 없다.

제주시장은 “공무원들이 귀농인 민원을 위해 적극적인 행정을 펼친 결과 징계를 받게 된 것이다.” 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치열한 경쟁을 통하여 선택된 공무원들은 모두 유능하다. 인사권자의 보이지 않는 인사보복 때문에 불법인줄 알면서 마지못해 처리한 결과 징계를 받게 된 것이다.

감사에서 지적되면 공무원만 토사구팽 당한다. 이것이 오늘날 지방자치시대에 공직자의 비극이다. 이 비극의 원인제공자는 3각 파워를 믿고 불가능한 땅에 억지로 건축허가를 신청하고 상수도를 끌어들인 제주시장이다.

이런 시장이 어떻게 시민과 직원들의 얼굴을 서로 마주보면서 시정을 수행할 수 있는가? 시간이 가면 잊을 것이라 생각해서 버티면 안 된다. 시민과 공무원들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감사 결과를 발표한 감사위 사무국장은 제주시장이 원 지사와 동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 지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말 못하는 사정으로 시장에게 사퇴요구를 하지 않았다. 시장이 불법행위를 하였거나 보이지 않는 압력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고발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카페건물도 적발하지 못 헸다. 오히려 시장이 자진 철거 하겠다 할 정도로 감사가 미흡하다.

감사위는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여 중징계하고 시장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면죄부를 준 것이다. 버틸 명분을 준 것이므로 감사위는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인사권자인 원 지사는 감사결과 이러한 문제점과 경실련, 주민자치연대, 기고자, 1인시위자 등 사회일각에서 제기된 시민과 공무원의 뜻과 전 도민의 여론을 종합적으로 연관시켜 자진사퇴를 종용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해임하는 등 특단의 결단을 조속히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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