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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를 유네스코로 등재한다지만 정작 조직개편은 ‘무관심’
해녀를 유네스코로 등재한다지만 정작 조직개편은 ‘무관심’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07.3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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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문화’가 없는 제주도의 조직개편안을 들여다보면서

물질을 끝내고 뭍으로 나오고 있는 해녀들.
협치정책실이 어떻고, 난리도 아니다. 제주도가 내놓은 조직개편안을 두고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많다. 그러나 왜 우리는 문화를 빼고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기자도 마찬가지이다. 문화에 대해서는 정작 생각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럼 제주도가 내놓은 조직개편안엔 어떤 문화가 자리잡고 있을까. 바뀐 건 없다. 바뀌었으면 하는 게 있는데 바뀌지는 않는 모양새다. 기자가 바뀌었으면 하고 생각하는 건 해녀이다.
 
해녀는 현재 해양수산국 소속이다. 해양수산국 소속의 수산정책과와 해양개발과에서 해녀관련 업무를 맡는다. 수산정책과는 잠수어업인 지원을, 해녀를 콘텐츠로 하고 있는 해녀박물관은 해양개발과 소속으로 박물관 전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해녀를 꺼내는 이유는 세계자연유산을 지닌 제주도가 또다른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을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해녀의 유네스코 등재는 오는 2016년 관련 심사가 이뤄지게 된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그렇다면 해녀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어떤 행동이 이뤄져야 할텐데, 제주도가 내놓은 조직개편안엔 그런 게 없다.
 
조직개편안은 해양개발과에서 해양산업과로 이름만을 바꾸고, 해녀박물관은 그 밑에 소속된다. 해당 과의 이름만 바뀌었을뿐, 업무가 바뀌는 건 아니다.
 
해녀는 해양산업인가? 종전에 수만명의 해녀가 있을 때는 제주의 경제를 버팀목이었다는 건 누구나 인정한다. 지금은 물질을 하는 젊은이가 줄면서 어느 직업군보다 고령화가 심각하다. 때문에 또다른 산업으로의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해양산업으로만 분류할 게 아니라, ‘문화관광산업으로서 해녀를 바라봐야 한다. 해녀는 도내 IT기업인 아트피큐가 내놓은 몽니라는 캐릭터에서 보듯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해녀를 너무 산업적인 측면으로만 봐서인지 제주도청의 업무분장에도 해녀 유네스코라는 이름은 없다. 심지어는 해녀박물관의 업무에도 유네스코 관련 글자는 단 한 글자도 찾을 수 없다.
 
그건 문화의 부재이기 때문이다. 해녀의 유네스코 등재는 문화재청의 몫이다. 문화재청과 긴밀한 협조를 해야 하는 부서는 문화정책 부서이다.
 
유네스코는 사라지는 것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네스코 등재라는 타이틀을 준다. 그래서 유네스코는 흔한 것보다는 흔하지 않으면서도 세계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걸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해녀를 유네스코로 등재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산업보다는 문화로 바라보는 인식전환이 우선이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시점이 얼마남지 않았다. 이번 조직개편안이 절호의 기회임은 물론이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의결보류된 조직개편안이 오는 4일 다뤄질 예정이다. 해녀 문제를 제발 한번만이라도 조직개편안 도마에 올려놓고 생각해보자.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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