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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제주 피해자들 “살아나왔지만 앞으로 살 길 막막”
세월호 제주 피해자들 “살아나왔지만 앞으로 살 길 막막”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07.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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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책회의 기자회견 “진상 규명 위한 특별법 조속히 제정하라” 촉구

세월호 침몰 당시 부상을 당한 윤길옥씨(50)가 자신의 힘든 생활을 토로하면서 제주도가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배 안에서 물통을 안고 쓰러지면서 양쪽 발에 3도 화상을 입었다. 서울에서 이식수술을 하고 제주에 와서 한달이 지났는데 제주도 어느 부서에서도 아직까지 찾아온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그만큼 제주도에서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신경을 안쓰고 있다. …(중략)… 서류 하나를 떼러 다니려 해도 혼자서 휠체어 타고 목발 짚고 직접 다녀야 하는데 일대일 도우미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윤길옥·50).

새로 산 화물차를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다는 김영철씨(60)가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돌아가신 분들, 그리고 학생들을 놔두고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이 크다. 지금까지 고통이 있어도 이야기도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절차도 모른다. 18년 된 차를 끌고 다니다가 이번에 새 차를 처음 샀는데… 이것저것 생각하니까 뱅뱅 돈다. 계속 술만 마시는 사람도 있다. 3개월이 지나니까 고용센터에서 나오는 것도 중단됐다. 그나마 3개월 연장된 것은 4인 가족 기준 108만원인데 우리는 3인 가족이니까 88만원이다.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 …(중략)… 손해사정인한테 갔더니 변호사한테 위임하면 수수료 받고 해주겠다고 하더라. 수수료를 먼저 달라고. 돈도 없는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갔다가 기가 막혀서 그냥 왔다”(김영철·60).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0일. 구사일생으로 살아서 돌아왔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막막하다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이 사연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 제주 피해자들과 제주대책회의가 25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회견에서 제주 지역 피해자들과 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온 국민이 스스로 죄인이 돼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과 행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국민적 여망과는 점점 더 멀어져 상처 받은 국민의 마음을 더욱 후벼 파고 있다”고 성토했다.

제주도정의 대응이 미흡한 부분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처한 현실이 제각각 다른데도 이에 대한 대책이 천편일률적이고, 세심한 배려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에서 내려오는 대책을 집행하는 정도의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세월호 참사로 고통받는 제주도민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세 분의 제주도민이 실종 상태임에도 제주도정은 이에 대한 전담부서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들은 “우리 사회 곳곳의 ‘적폐’를 찾으려면 그만큼의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면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이 제정돼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또 제주도의회에 세월호 특별법이 즉시 제정될 수 있도록 도의회 차원의 성명을 채택해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제주 지역 피해자들에 대해 ‘선보상 후구상’ 정책을 통해 필요한 지원책을 하루 빨리 강구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피해자들과 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현정화 복지안전위원회 위원장과 구성지 의장과 잇따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과 제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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