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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천이 갈색으로 물드는 계절이 오면
하얀 천이 갈색으로 물드는 계절이 오면
  • 김창윤
  • 승인 2014.07.01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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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덕자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사회지도과장

박덕자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사회지도과장
장마가 끝나고 음력 6월 20일 전후 제주에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잔디밭 곳곳에서 한얀 천이 단계적으로 갈색으로 물들어가기 때문이다.

직물에 감즙으로 염색해 사용한 것은 예부터의 일이며, 주로 면직물에 감즙염색해 만들어진 옷이 갈옷이다. 갈옷은 제주지역의 민속복으로 전승돼 도민 대다수가 착용해 온 의복인 갈옷에 대한 기록은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에서 펴낸 생활 상태조사에서 찾을 수 있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제주민의 생활모습을 찍은 사진에서 성인들은 대부분 갈옷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옷감과 물이 귀했던 제주지역에서 감즙 염색이 널리 보급돼 남녀노소의 일상복 또는 작업복으로 정착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감즙 염색을 하면 옷이 질기고 관리하기가 편해지며 색이 바래면 다시 염색해 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70년대부터 갈옷에 대한 활발한 연구 활동으로 그 장점이 많이 부각되어 현대인들이 더 좋아하게 되었고, 다양한 패션과 소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감즙 염색처럼 탄닌이 함유된 염료는 중량 및 물성이 향상되며, 친환경적이고 항균효과가 있어 오랫동안 보존해야할 고급 수공예품 등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감즙염색 과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준비된 옷이나 옷감을 한 번 빨아 말려둔다.
 ▲ 풋감은 착즙기 등을 활용하여 즙을 얻는다.
 ▲ 옷이나 옷감에 감즙이 골고루 퍼지도록 중간 중간에 넣으면서 감즙이
    우러나올 때까지 주물러준다.
 ▲ 손으로 가볍게 짜서 햇빛에 바짝 말려준다.
 ▲ 물을 적셔서 잔디밭 등에 주름이 없도록 손질을 하면서 8회 ~ 10회
    되풀이 바래기 작업을 하면 갈색의 염색포가 되고 감즙염색포로 옷을       만들면 갈옷이 된다.
 ▲ 감즙염색 후 풋감 이외의 천염염색을 하면 또 다른 매력적인 색이 된다. 

감즙염색포는 신소재가 추구하는 자외선차단효과, 쾌적함, 통기성이 좋아 의복, 모자, 침구류, 소품, 인테리어 소재 등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1994년에 시작한 감즙 염색과 갈옷과의 인연이 올해로 20년째, 한 겨울을 제외하고 한 번 갈옷이나 천연염색 옷을 입기 시작하면 다른 옷은 입기 힘들어 지는 중독성 때문에 갈옷의 대중화는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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