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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즙 100%로, 소비자 입맛에 맛는 명품 감귤과즐 만들어”
“감귤즙 100%로, 소비자 입맛에 맛는 명품 감귤과즐 만들어”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4.06.27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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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의 手多] <8>‘귤향과즐’ 오화자 대표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이들을 만나 제주농업의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제주전통감귤한과인 감귤과즐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오화자 '귤향과즐'대표.
“특별한 간식거리가 없던 어린 시절, 제사상에 올랐던 ‘과즐’을 궤에다 숨겨놓고 두고두고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우리에게는 최고의 ‘과자’였지요. 밖거리(바깥채) 할머니가 과즐을 만드는 걸 보며 자라면서 관심을 갖게 됐고, 언젠가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죠”

서귀포시 신효동에서 감귤 즙을 이용해 제주전통감귤한과인 과즐을 만드는 ‘귤향과즐’의 오화자 대표(64)는 어릴 적부터 과즐과 인연이 깊었다.

현재 이곳 ‘신효 귤향과즐’에서 만들어 파는 과즐은 전국적으로도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도내 대표적인 과즐생산업체 가운데 한 곳으로 자리를 매겼다. 특히 소비자 가운데 상당수는 ‘귤향과즐’을, 상표 앞뒤에 붙은 ‘신효’란 이름으로 기억하는 이가 많다.

오 대표가 전통한과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건 농업기술센터 향토음식연구회에서 활동하면서 부터였다. 지난 1998년부터 4년 동안 서귀포시생활개선회장을 거쳐 2001년에 서귀포시향토음식연구회를 만들어 회장을 맡았다.

이 연구회는 사라져가는 제주 전통음식 만드는 기술을 신세대에게 전수하고, 현대인 입에 맞게 계승 발전시키도록 하기 위해 조직됐다. 그래서 제주도 고유 음식인 빙떡, 고메기죽(보말죽), 엿, 술, 된장, 장아찌 등을 신세대에 맞게 만들어보고 배워줬다. 오 대표는 기술센터의 향토음식연구회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을 활용하게 됐다며 기술센터에 고마움을 전한다,

오 대표는 30여 년 동안 한라봉·노지감귤·감평 등을 재배했다. 그러다 도정의 감귤감산정책에 따라 감귤원 3000평을 폐원할 정도로 대규모로 감귤 농사를 지었다.
감귤로 과즐을 만들기에 뛰어든 건 2009년11월 베스트마을 만들기 하나로 신효생활개선회원들이 ‘일감 갖기 사업’으로 15명이 모아 시작한 게 계기였다.

“처음엔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만드는 한과를 차별화해 다른 걸로 만들려고 했어요. 집에서 직접 감귤에서 과즙을 짜내 제주대학교에 성분분석을 의뢰한 결과 ‘양호’판정을 받았어요. 그래서 저의 회원들과 마음을 모아 조상들이 먹던 ‘과즐’만들기로 가자해서 시작된 거죠. 워낙 일이 너무 힘들어 지금은 7명이 똘똘 뭉쳐 ‘처음처럼’일을 하고 있죠”

오 대표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최상품 과즐을 만들기 위해 늘 노력 개발한다.
# 판매량 대부분 납품·택배…“소비자 반응 좋고 원해서”

현재 오 대표는 개인적으로 한라봉(1000평)과 감평(1000평)을 재배하다 지난해부터 아들에게 물려주고, 오로지 과즐 만드는 일에만 마음을 쓰고 있다.

‘귤향과즐’ 사업장은 터 300평에 작업장(40평), 저온저장실(10평), 판매장(20평) 등을 갖추고 과즐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1봉지와 10개 들어가는 과즐을 5봉지와 10봉지 들이 상자에 넣어 판다. 납품용 상자엔 40봉지가 들어간다.

이곳 생산 과즐엔 밀가루 37%, 감귤즙 30%, 물엿 10%, 설탕 10%,쌀튀밥 12.8%, 소금0.2%이 들어가면서 다른 곳과 차별화하고 있다.

“쌀튀발을 만들려면 그 비용이 쌀값만큼이나 많이 들어가요. 그래서 서귀포시장에게 뻥튀기기계를 구입해달라고 요청해 보조를 받아 사들여, 3년 동안 직접 쌀을 튀겼죠”

매출액 규모는 연평균 3억~3억5000만원에 이른다. 이곳에서 작업은 여름엔 일주일에 4~5일 가량, 봄·가을·겨울엔 거의 날마다 한다.

“처음엔 과즐을 판매장에서만 직판하려 했죠. 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고, 납품주문이 많는 등 반응이 너무 좋아 3~4개월이 지난 뒤 사업자 등록을 해 본격 납품에 들어갔어요. 생산량의 소량만 판매장에서 나가고 거의 대부분 납품과 택배로 팔고 있죠”

현재 납품하는 곳은 도내 하나로마트 모두, 이마트, 서귀포 올레시장, 관광객 상대하는 농원, 제주시 동문시장 농수산물 코너 등이다.

“대리점을 내겠다며 납품해주길 원하는 곳을 많은데 수제품이 되다보니 물량을 맞추지 못해 할 수 없어요. 전국적으로도 납품해 달라는 곳은 많지만 못해줘 맘이 그래요. 소비자들의 입을 통해 아름아름 홍보가 돼 택배 등 판매규모가 커졌어요. 요즘은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신효귤향영농조합법인’으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죠”

오 대표는 ‘신효 귤향과즐’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늘 연구·개발하고 사회에 보탬을 주려는 자세로 일을 해오고 있다.

“과즐에 들어가는 감귤과즙은 회원들이 직접 생산한 귤과 신효동에서 가장 맛있는 귤을 구매해서 써요. 월라작목반 선과장에서 감귤을 납품받아요. 동네 어르신들을 모셔 귤껍질을 까고, 젊은 부녀자들에겐 귤을 갈고 끓이고 진공 포장하도록 하죠. 마을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주는 셈이죠”

이렇게 만든 감귤과즙은 저온저장실에 1년 치를 저온 저장해뒀다 1년 내내 쓴다. 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천연과즙을 100%쓰는 게 제품을 맛있게 하는 비결이라고 오 대표는 전한다.

“저의 제품은 직접 재배한 농산물 갖고 소비자 입맛에 맞게 만드는 게 바로 소비자들을 끌어드린게 같아요. 소비자들이 먹어보곤 너무 맛있다는 반응을 보여요. ‘밀가루음식을 먹으면 좋지 않은 반응이 오는데 이 제품에선 그렇지 않다’ ‘작년에 먹은 맛과 올해 먹은 게 똑 같다’ 등 감사인사도 해오죠”

# 과즐 장점은 ‘많이 달지 않고, 부드럽고, 아삭아삭 맛’

귤행과즐 제품
'귤향과즐'상자
‘신효귤향과즐’은 많이 달지 않고, 부드럽고, 아삭아삭한 맛이 장점이라고 오 대표는 자랑한다. 보관은 실온에서 3개월까지, 여름이나 기온이 높을 땐 냉장고에 놔뒀다 먹으면 맛이 좋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포장지와 상자에도 신경을 썼다. ‘귤향과즐’이란 글자도 서예가 현병찬 선생에게 바아 향토색이 짙게 만들었다. 상자 디자인도 전통문양색깔을 낼 수 있도록 전문가에게 의뢰해 만들었다. 겉포장 상표를 감귤 분위기와 향토음식 분위기를 내도록 직접 만들었고, 상표도 2011년에 특허출원했다.

“제가 자신할 수 있는 건 회원들이 소비자 입맛에 맞도록 모든 정성과 혼을 담고 있다는 점이에요. 처음 맛이 끝까지, 차세대까지 갈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올해는 전국명품농산물연합사업단에서 ‘대한민국명품농식품 감귤부문 명품경영체’로 인증받아돼, 서울지하철 46군데에 ‘귤향과즐’제품을 팔게 됐어요”

오 대표는 수익이 생기면 사회에 환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서귀포시교육발전기금에 2차례 기부한 것을 비롯, 과즐을 사회복지시설에 나눠주고, 1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마을 어르신에게 식사를 제공해왔다. 마을 행사가 있으면 늘 참여한다.

“처음 작업을 6평 좁은 공간에서 3년 동안 하면서 많은 불편을 겪었지만, 회원들이 출자로 넓은 공간에서 하게 됐어요. 겨울 3개월이 가장 힘들어요. 농번기어서 회원들이 직접 자기 농사도 지어야하고 작업도 해야하는 이중고를 겪죠. 사람구하기 힘들어요. 주문량은 많은데 이를 맞춰주기 위해선 야간작업도 많이 해요”

FTA에 대해 오 대표는 “큰 관련은 없지만, 두려워만 하지 말고, 대응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노력 있어야한다”며“찾아보면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고 강조한다.

“일을 하려면 관련부서에 늘 찾아가 의논하면서 도움을 청했고 최선을 다했어요. 떡을 만들거나, 농사를 짓거나,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워낙 많은 일 가리지 않고 했죠. 그래서인지 작업장에서 ‘맥가이버 언니’라고 불러요.‘뭐든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오 대표는 일 욕심(?)이 많은 게 오늘의 성공이 있는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나이 상관없이 현재 이 일을 계속 할 것이고, 나중엔 며느리에게 물려줄 생각이에요. 앞으로 도시주부, 올렛꾼, 고급 백화점을 겨낭 소포장과 낱개 포장해 팔 계획이에요. 떡에 애착이 많아 감귤떡을, 감귤잎과 진피가루를 섞은 쌀강정,. 뽕잎과즐과 쑥과즐도 개발해 앞으로 팔려고 해요. 계속 같은 분야에선 가장 나은 제품을 만들어가야죠”

 
 
※‘귤향과즐’은 서귀포시신효동891에 있다. 연락은 ☎ 064-733-2268이나 010-4693-2006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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