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에서 거대정부들은 20세기 종반에 들어서면서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협치((協治, governance)라는 새로운 페러다임을 선택한다.
정부가 다양한 행위자에게 통치에 참여·협력하는 장을 만들어 정부의 막강한 권한을 스스로 나누는 것이다. 협치 안에는 ‘함께 다스림’, ‘더불어 다스림’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원희룡 당선자는 “협치를 통해 민·관 협력 도정 이끌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주도정을 이끌기 위해 광범위하게 도민, 정당 등을 비롯하여 전방위적인 협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행정시장 공모를 했지만 다시 연장 공고 하였다. 언론에 보도된 자료를 보면 협치와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연장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의 그림자로 인해 7월1일부터는 행정시장 공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은 협치와 대통합이 과연 도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당선자 개인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협치를 도민들과 자연스럽게 이루어가는 것이 아니라 강요하고 강제로 끌어간다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공무원노조에서는 당선인에게 도정운영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지만 지금도 그에 대한 답변이 없다. 함께 제주도정을 이끌어야할 공무원노조의 말에 귀를 닫은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당선자가 주창하는 협치의 의미가 무색할 정도이다. 제주도정을 이끌며 과연 진정한 협치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행정시에는 부족한 인력 충원, 예산 확충 등 풀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이것은 해결하기 위해서는 권한을 포기할 줄 아는 당선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 할 것이지만, 그 전에 무엇보다도 공무원조직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공무원노조와의 협치가 이뤄져야 한다.
삼구(三懼) 중에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자신에 대한 허물을 듣지 못할까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제주도민의 행복을 위하서 쓴말을 할 줄 아는 공무원노조와의 협치가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