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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화장실 문화정착 성숙한 시민의식으로부터
선진화장실 문화정착 성숙한 시민의식으로부터
  • 미디어제주
  • 승인 2014.06.2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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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준 제주시 녹색환경과 주무관

김효준 제주시 녹색환경과 주무관
예전 제주도의 화장실 문화는 ‘통시’라 하여 집에서 키우는 돼지우리 한 모퉁이에 디딜팡(일을 보기 위해 양쪽 발을 딛는 곳)을 얹어 사용하는 그야말로 노천 화장실이나 다름이 없었다.

요즘 세대들에겐 민속촌에 가서나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50~60세 이상 세대들에겐 아직도 기억에 익숙한 풍경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요즘 제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중국하면 떠오르는 것이 최악의 화장실 문화이다. 예전 중국의 화장실은 칸막이가 없어 화장실을 이용하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하여금 매우 민망하고 곤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선진국인 유럽에서는 화장실이 깨끗하고 시설이 잘 되어 있지만 유료로 운영돼 우리나라 돈으로 500~1200원 정도의 사용료를 내야한다. 이는 화장실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화장실 문화는 88서울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개선되기 시작하여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지금의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

더욱이 고급호텔과 레스토랑, 백화점의 화장실을 가보면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비데는 물론 파우더룸 등 각종 편의시설이 구비돼 단순히 생리적 욕구해결 공간이라기보다는 생활속의 여유로움을 주는 창조적이고 감성의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 주변 공공장소의 화장실을 가보면 선진화장실이라고 내세우기에 부끄러운 면이 많다. 화장실내에 각종 쓰레기와 오물 등을 버리는가 하면 금연임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바닥에는 담배꽁초와 침을 뱉어 다음 사용자로 하여금 불쾌감을 주기도 한다.

또한 여름철 해수욕장 화장실을 가보면 세면대에서 몸을 씻거나 발을 올려놓고 모레를 씻어 세면대가 막히고, 변기 안에는 속옷이나 양말 등을 그대로 버려서 시설물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공원 내 화장실은 각종 오물과 쓰레기가 넘쳐나고 비누와 화장지 등 편의물품들을 가져가 버리기도 하고 멀쩡한 시설물을 파손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근 우리사회는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에 걸맞는 시민의식과 사회구조 등 좀더 성숙해지고 개선돼야 할 점들이 많다. 이것은 누구 한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야 할 과제일 것이다.

‘나 하나쯤’ 또는 ‘나만 아니면 그만’ 이라는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좀 더 나은 사회가 되고, 시민 모두가 만족하는 품격있는 선진화장실 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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