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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당선인 “자문위원회, 무슨 대단한 벼슬 하는 것 아니다”
원희룡 당선인 “자문위원회, 무슨 대단한 벼슬 하는 것 아니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06.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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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도정준비위 자문위원회 및 도민위원회 첫 회의 … “악세사리 전락 우려” 의견도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15일 새도정준비위원회 자문위원회 및 도민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이 새도정준비위원회의 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자문위원이 무슨 대단한 벼슬이나 되는 것처럼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원희룡 당선인은 15일 오후 옛 KBS제주방송총국 공개홀에서 열린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원 당선인은 이날 인사말에서 도정 운영 방향과 관련, “도민의 삶 속에 있는 아픔과 답답함, 꿈과 에너지를 도정의 한복판으로 끌고 들어와서 다양한 의견을 정리된 비전으로 만들어 강력하고 좋은 방법을 찾아 현실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 당선인은 “현실적으로 60만 제주도민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일 수 없어서 많은 도민들의 의견을 집약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고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원 당선인은 “여기 들어온게 무슨 대단한 벼슬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모든게 오해다. 섭섭한 게 있더라도 오해하지 마시고, 많은 통로를 통해 활발하게 자문해달라”면서 “여기 참여하신 분들은 도민들의 의견을 더 낮은 자세로 받아들익, 더 많이 고민해야 하는 책임을 떠맡은 것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이 얘기는 저에 대한 다짐이기도 하다”면서 “제가 가장 낮은 사람이 돼 도민들의 얘기를 직접 듣겠다”는 다짐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제대로 회의수당도 드리지 못하고 시원한 물 한 잔도 못 드리면서 감히 부탁드린다”며 “많은 의견들을 하나로 모아야 제주의 새로운 변화를 현실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자문위원들이 너무 많아서 답답하고 불편하거나 뜻대로 안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원 당선인이 인사말을 마치고 다른 일정 때문에 자리를 뜬 뒤에는 양원찬 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사회를 맡아 자문위원들의 다양한 얘기를 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

양 위원장은 “숫자가 많으면 투명하고 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정의롭다”면서 “정의로운게 원 당선인 본인의 트레이드마크다. 물 한 잔 드릴 예산도 없지만 제주의 발전을 위한 열정 하나로 좋은 제안을 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새도정준비위원회의 자문위원회 및 도민위원회 회의가 15일 오후 3시 옛 KBS제주방송총국 공개홀에서 열렸다.

자문위원회에 참여한 인사들의 쓴소리도 잇따라 제기됐다.

허인옥 전 제주대 교수는 “앞으로 자문위원회 회의가 몇 번이나 더 열릴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토론문화에 비춰볼 때 위원회 조직은 항상 악세사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데 반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주의 발전을 위해 어떤 모델이 필요한지 인수위(새도정준비위)에서 제시할 수 없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허 교수는 “제주의 가치를 구현함에 있어서 우리와 비슷한 하와이를 닮을 필요도 없고 싱가폴을 쫓아갈 필요도 없다”면서 “제주다운게 뭐냐 하는 것을 찾아내 실천하는 것이 변화하는 속에 존재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고 쫓아가는 정책이라고 하면 아무리 미사여구를 써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새도정준비위원회 인적 구성의 편향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허정옥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새도정준비위원회 조직도를 봤는데 당선인부터 강정치유분과의 조영배 간사까지 여성이 한 명이라도 있느냐”고 반문한 뒤 “조직이라면 대표성이라는 것이 중요하고, 지금 국가개조론 얘기에서도 여성들을 써서 부패를 척결하자고 하고 있다”면서 여성이 한 명도 준비위에 발탁돼 있지 않다는 점을 꼬집었다.

한편 자문위원회는 도민 대통합에 관한 다양한 여론 수렴 및 의견 제시, 도정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위원회에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자문위원들이 핵심 현안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하면 분과별로 검토 과정을 거쳐 오는 6월 30일 새도정의 정책으로 발표한 뒤 7월 1일 취임 이후 구체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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