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의 새도정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신구범 전 지사가 선임됐다.
원희룡 당선인은 10일 오전 옛 KBS제주방송총국에 마련된 새도정준비위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구범 전 지사를 새도정준비위 위원장에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원 당선인은 “도민대통합과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제주도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신 전 지사가 최적의 대안이라고 판단, 신 전 지사께 간곡히 부탁했다”면서 “신 전 지사도 많은 고민을 했지만 도민 화합의 새 시대를 같이 열자는 저의 삼고초려에 결국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 당선인은 “편가르기 정치를 극복하고 진영 논리를 뛰어넘어 협치와 통합정치의 초석을 마련하는 데 동참해준 신 전 지사께 감사드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신구범 전 지사는 전날 밤 10시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이 “중앙당과 제주도당 공히 인수위원장직 제안 수용 불가 입장을 신구범 전 후보에 알리고 이의 수용을 요청했다”는 집행위원회 최종결정 사항을 발표했음에도 이날 회견에서 전혀 다른 얘기를 꺼냈다.
오히려 신 전 지사는 “당으로부터 어떠한 요구나 조치도 없었다. 다만 원 당선자의 진정성만 확인될 수 있다면 당원으로서 계속 열심히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이런 케이스는 도당보다 최종적으로 중앙당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신 전 지사는 “집행위 회의가 끝나고 나서 김재윤 도당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면서 “중앙당 집행위 결과를 말씀드렸고 당원으로서 당을 위한 여러 일들을 하면서 인수위원장으로서 가교 역할을 잘 해달라는 게 결론이었다”고 통화 내용을 소개했다.
하지만 전날 도당 집행위는 “당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신구범 전 후보가 인수위원장직을 수락한다면, 신 전 후보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것이 도리”라는 입장을 밝혀놓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공방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 당선인도 “제가 12년 동안 그 진영 대결 구도의 정치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온갖 의심도 할 수 있고 자칫 여러 가지 오해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그 안에 머물러 있으면 영원히 변화는 불가능하다. 진영 대결을 넘어서지 않으면 통합은 말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힘든 길이어도 옳은 길이라면 첫 발을 내디뎌야 한다”면서 자신의 피를 토하는 결심과 반성이 「무엇이 미친 정치를 지배하는가?」라는 책을 통해 이미 공표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새도정준비위 대변인에는 강홍균 전 경향신문 기자가 선임됐고, 새도정준비위 조직 구조와 위원장, 분과위원 등은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