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씀 잊지 마시길”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씀 잊지 마시길”
  • 김아미
  • 승인 2014.06.06 13: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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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에게 바란다] <1>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자에게

6.4 지방선거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미디어제주>는 민선 6기 제주도정을 이끌어갈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과 새로운 제주 교육의 수장이 될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그리고 제주도의원 배지를 달게 된 41명의 당선자들에게 제주도민의 목소리를 생생히 전할 ‘당선자들에게 바란다’ 릴레이 칼럼을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김아미씨

긴 여정이 끝났습니다. 마치 제가 선거 당사자이기라도 한 듯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에 출마한 이석문 선생님을 응원하며 주변 지인들에게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습니다. 마침내 이석문 선생님이 당선되셨고 이렇게 축하와 부탁의 말씀을 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기에 몇 자 적습니다.

제가 이석문 선생님을 처음 만난 것은 2009년 ‘들엄시민’ 이라는 모임을 통해서입니다. ‘들엄시민’은 듣다보면 이라는 제주어이기도 하며 또한 시민이라는 단어에는 깨어있고 행동하는 시민의 뜻도 담겨 있습니다. 사교육 없이 영어를 공부해보자는 모임으로서 이석문 선생님이 제안하고 만든 학부모들의 모임입니다. 모국어를 습득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영어가 된다는 건데 각자 집에서 자막 없이 영화를 보며 귀를 트이게 하는 방법입니다. 듣기엔 쉬운데 실천하는 것은 꽤 어렵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즐길거리를 가족 모두가 제한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다른 즐길거리가 많다면 잘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 영화를 자막 없이 참고 볼 아이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아이가 공부를 하는데 왜 학부모들이 모이냐고 의문을 가지는 분도 계실 겁니다. 어린 자녀들의 공부 방식은 부모들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부모들이 모여서 아이들이 행복한 공부 방법을 고민해보자는 거지요.

선생님이 처음 모임에 참석한 부모들에게 해주던 말씀이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그것은 대단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었지만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잊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모임을 함께 하려면 우선 배우자(대부분 남편)와 많은 얘기를 나누고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것이 첫째라 하셨습니다. 자녀 교육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가족의 협조가 필요한 공부 방식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둘째는 아이와 동등한 입장에서 상의하라 하셨습니다. 부모가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이 모임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아이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하셨습니다. 아이가 준비가 안됐다면 기다려야 한다고, 공부는 어디까지나 아이들이 주인이 돼서 하는 것이라고 말이죠.

저는 그 말씀을 듣고 마치 무언가에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위의 얘기들을 다 알고 있습니다. 몰라서 실천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귀찮으니까, 내 아이만 그렇게 키우면 이 사회에서 도태되는 것은 아닌가, 나름의 변명을 하며 애써 외면해 온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 내 눈 앞에서 어렵지만 우리 그렇게 해보자, 함께 하면 될 거다 얘기해 주는 선생님을 보니 힘이 불쑥 나면서 오래 전 아기를 낳았을 때의 기대와 희망 같은 것이 되살아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저의 부모로서의 삶은 이석문 선생님을 만나면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가장 달라진 점은 아이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엄마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 전에 비해 가족간의 갈등이 훨씬 줄어드는 것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석문 선생님은 이번 선거에서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이 경쟁보다는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교육에 있어서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우리 부모들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선생님이라면 해내실거라 믿습니다. 교탁에서 아이들을 내려다보는 것이 아닌 아이들의 곁으로 내려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온 선생님이기에, 선생님이 가르쳐온 제자들이 앞장서 두 팔 걷고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겠습니까. 선생님은 잘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지인들에게 응원 전화를 하다 보니 오빠가 선생님 제자였다고, 그런 분이 꼭 교육감이 돼야 한다고 했다며 진즉 마음을 정한 집도 있었고, 선생님을 만났던 초등 3년생이 아빠에게 선생님이 교육감이 됐으면 좋겠다고 꼭 투표해달라고 해 가족이 한마음으로 선생님을 응원하는 집도 있었습니다. 아마 이런 분들 때문에 선생님은 교육감이 되실 수 있었을 겁니다.

이제 공은 우리 유권자에게서 선생님께로 넘어갔습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씀 잊지 말아 주십시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온 지난 시간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선생님께 투표한 유권자뿐 아니라 수많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꼭 알아 주십시오.

선생님이 옳은 일을 하고자 할 때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시다면 선생님을 응원한 수많은 우리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 주십시오.

선생님이 흔들리는 우리 부모들과 함께 해주신 것처럼 선생님이 힘드실 때 우리가 함께 할 것입니다.

힘내세요! 이석문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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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2014-06-07 12:36:22
좋은 글 고맙습니다.
이런 분이시라면 정말 제주 교육을 위해서 잘 하시리라 믿음이 갑니다.
그래서 전국에서 제주교육을 벤치마킹 하러 몰려들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고구마 2014-06-07 12:35:42
좋은 글 고맙습니다.
이런 분이시라면 정말 제주 교육을 위해서 잘 하시리라 믿음이 갑니다.
그래서 전국에서 제주교육을 벤치마킹 하러 몰려들도록 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