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강정마을회 “원희룡 후보 공개질의 답변 실망스럽다”
강정마을회 “원희룡 후보 공개질의 답변 실망스럽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06.03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희룡 해군기지 갈등 해소 공약, ‘공수표’에 불과”

강정마을회가 원희룡, 신구범 두 도지사 후보들로부터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을 받은 것과 관련, 원희룡 후보의 답변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지난 24일 두 후보에게 공개질의 공문을 발송한 데 대해 지난 28일 날짜로 받은 답변이 마을회의 기대에 한참이나 못 미치는 저급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마을회는 우선 제주해군기지 필요성에 대한 후보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원 후보가 “1993년 김영삼 정부 이래 역대 정권의 모든 대통령이 필요성에 공감하고 일관되게 추진했기에 견해를 밝힐 위치에 있지 않다”며 입장 발표를 유보한 데 대해 “제주해군기지가 제주도에 지어지지 않고 어디 다른 나라 무인도쯤에 설치되는 사업도 아닌데 어찌하여 도지사 후보로서 입장이라는 것이 없을 수가 있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마을회는 또 원 후보가 “전세계적으로 민군복합항이 많다”고 답변한 데 대해 “원 후보가 예시해 놓은 샌디에고, 맨하탄, 로마 등은 모두 민항과 군항 항구 또는 부두가 자체가 인접하고 있다고는 하나 서로 분리 또는 격리돼 있는 항만이고, 시드니 항 같은 경우 거대한 민항시설 한 귀퉁이에 군항으로 쓰이는 부두가 있기는 하지만 그 부두조차 군 전용이라기보다 민간선박이 필요시 접안할 수 있는 구조로서 시드니 항은 철저히 민항중심의 시설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을회는 원 후보에게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민군 복합항의 세계적 실태 조사는 커녕 자료열람만이라도 해보기는 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마을회는 “제주의 미래 비전 및 평화의 가치와 제주해군기지 양립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는 아예 무응답이었다”면서 “이쯤 되면 도지사 후보로서 준비가 덜 된 후보라기보다 제주 문제에 지금도 무관심한 후보가 아닌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특히 마을회는 “진상조사에 대한 도지사로서의 책임감이나 의지가 전혀 읽혀지지 않는다”면서 “도지사 주체가 돼 추진하지 않고 민간인들로만 구성될 경우 도내 공무원들이 입지 선정과정에 적극 개입한 부분에 대한 성역 없는 조사가 가능하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원 후보가 진상조사위 구성에 대해 강정마을회가 아닌 ‘강정마을 공동체’와 협의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주민들의 대의기관으로서 강정마을회의 위상을 부정하는 발언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진상조사 목적상 최우선 목표인 피해자 구제에 위배해 가해자까지 진상조사위 구성에 넣겠다는 발상이 아닌지 지극히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마을회는 “원 후보가 말하는 진상조사는 그 어떠한 납득할 만한 결과도 도출해낼 가능성이 없으며 오히려 도정과 해군에 대한 면죄부만 발행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의 잘못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으면서 무엇으로 탈법과 편법을 막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마을회는 “원 후보의 답변서를 통틀어 제주해군기지 갈등문제에 대한 그 어떤 해결의지도 읽을 수가 없었다”며 “원희룡 후보가 제주도민에게 내놓은 제주해군기지 갈등 해소에 관련된 공약은 강정마을회가 검증한 결과 그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한 ‘공수표’에 불과했다”고 단정지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