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 야생초로 차와 천연염색 체험…고운 마음과 색깔을”
“들녘 야생초로 차와 천연염색 체험…고운 마음과 색깔을”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4.05.30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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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의 手多] <4>‘참 곱다’ 송은자 대표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이들을 만나 제주농업의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서 '참곱다' 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송은자 대표.

“제주도 들녘에는 철 따라 야생초가 피어나죠. 이를 보고 있노라면 ‘차~암 곱다’라는 말이 절로 나와요. 주위의 들꽃을 따다 차도 만들어보고 염색도 하면서 자연의 섭리에 고개 숙이고 겸손하게 살아가려 해요”

표선면 북서쪽 일대 유채꽃과 벚꽃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넓은 들판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큰사슴이(대록산)가 나온다. 그 길이 바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히는 유명한 녹산로이다.

큰사슴이 끝자락에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정석항공관이 있고, 바로 옆에 농촌교육농장 ‘참 곱다’가 자리하고 있다.

송은자 대표(51)가 운영하는 이곳(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536) 5000여 평엔 차와 염색체험장, 야외·실내교육장, 차밭 등이 있다.

“원래 상추 오이 원예 등 하우스 농사를 오래지었어요. 1200평 정도를 몸소 유기농으로 재배해 꽤 재미를 봤죠. 그러다 FTA를 맞으면서 단순히 농사만 지어선 아니다싶었고, 게다가 남편이 건강이 나빠져 새 길을 찾았어요. 인근 마을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마침 이곳 조상 땅이 있어서 터를 잡게 됐죠”

천연염색은 원래 송 대표의 취미였고, 천연 염색해 만든 걸 지인에게 나눠주는 걸 보고 농업기술원에서 상품화해보라는 권유도 한 몫을 했다. 그래서 수다뜰인 ‘참곱다’는 2008년에 문을 열었다. 당시 도내에 처음 ‘수다뜰’매장 4곳이 생길 때였다.

‘참곱다’란 수다뜰 이름은 ‘차와 염색을 고운 마음으로 고운 색깔을 내자’란 뜻을 담고 있다.
이 이름은 원래 송 대표의 딸이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엄마가 차와 염색을 좋아하고 나눠주는 는 걸 알고 붙여줬다. 송 대표는 수다뜰을 운영하기 전부터 명함에 넣어 쓰기 시작했다.

이곳 ‘참곱다’에선 야생차와 천연염색 교육, 체험과 판매가 이뤄진다.

송 대표는 현재 농사짓던 밭에 녹차 등 야생차를 재배(1차산업)해 차로 만들거나 천연염색(2차산업)을 하거나 체험과 판매(3차산업)를 함으로써 이른바 6차 산업을 실천하고 있다.

송은자 대표가 천연염료를 만드는 곳을 설명하고 있다.
# “야생차 13가지로 차 만들고, 풀·나무·열매로 천연염색의 즐거움을”

“야생차 13개 품목에 대해 제조허가를 받았어요. 녹차, 들국화차, 헛깨나무잎차, 꾸지뽕잎차, 조릿대잎차, 뽕잎차, 감잎차, 찔레꽃차, 쑥차, 보리순차, 무말랭이차, 인동꽃차, 민들레뿌리잎차 등 다양해요. 야생초로 떡을 만드는 것에 착안해 차로 만들자 시작한 거죠”

차를 접할 땐 으레 처음엔 녹차로 시작하는데 하동이나 구례에선 녹차체험만 하고 있어 다른 걸로 차별화해보자 해서 찾다보니 주위에 널린 야생초를 이용하자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야생차도 녹차를 만드는 ‘덕금차’(솥에서 볶아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요. 수제차여서 차 종류별로 3~4㎏쯤 만드는데 수입도 꽤 되죠. 처음엔 상추 농사지을 때보다 수입이 안됐지만 해마다 늘어서 연간 8000만~9000만 원쯤 올려요”

이곳에선 야생초를 이용한 차 만들기 체험과 교육을 통해 야생초의 고마움과 중요성을 느낀다고 송 대표는 전한다.

“교육 농장이어서 본인이 직접 만들고, 재료가 주위에 있어서 체험자들이 좋아해요. 평소 찻값을 우습게 생각했다가도 직접 따서 만들어보면 의식이 달라지고, 야생초에 대한 애정도 갖게 되죠. 때문에 먹어야 할 것 먹지 말아야할 것을 확실히 구분해 알려주고 있어요”

그래서 이곳에서 차 만들기 체험은 식약청에서 허가한 야생초만 갖고 한다. 그 밖의 것은 일체 쓰지 않는다. 차는 ‘참곱다’로 상표등록을 했지만 염색은 ‘참곱다’란 이름으로 특허를 받지 못했다.

‘참곱다’는 천연염색을 직접하고 만든 제품을 자신이 갖고 가는 체험장으로도 잘 알려졌다. 천연염색 재료는 풀, 나무, 열매, 잎 등 매우 다양하다. 풀 나무 끓여서 발효시켜서 염색하기 때문에 재료값은 들지 않는다.

“농사지을 때부터 차보다 먼저 천염염색을 시작했죠. 제 피부가 좋지 않아서 제가 입는 옷을 천연염색으로 만들어 입으려 시작한 게 이제 업이 됐어요. 재료는 고사리·억새·명문동·까마귀쫑 열매·송악 열매 등 염색재료가 무궁무진해요. 손수건·무명·광목·티셔츠·스카프·원단과 나무 ·실 등 다양한 종류에 물을 들여요”

체험은 주로 예약을 받고 한다. 올해부턴 주말프로그램으로 정해 시간에 관계없이 체험이 이뤄진다. 체험시간은 보통 2~3시간쯤 걸리지만 하루 종일 머물기도 한다. 체험비용은 7000~6만원. 자신이 손수 염색한 걸 갖고 간다.

“화학 매염을 쓰면 땅을 오염시키지만 이곳 천연염료는 맨손으로 만져도 인체에 해롭지 않아
신기해하죠. 차나무에서 노란 갈색과 회색, 소나무에서 회색, 비목에선 붉은색이 오랜 시간 끓여서 발효시키면 색깔이 나와요. 천연염색하면 감이나 쪽으로 아는데 색깔이 참 고와요“

# “땅만 있으면 아들에게도 농사를 지으라 하겠어요”

'참곱다'에 있는 차만들기와 천연염료 체험을 하는 실습장.
천연염색을 한 각종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송 대표.
이곳엔 개인·단체·학생·관광객 등 한 해 평균 3000~4000명이 체험·교육하러 찾아온다. 차나 천연염색 체험을 따로 하던지 둘 다 함께하기도 한다. 수입은 개인별로 오는 게 단체보다 낫다. 특히 소문을 듣고 오는 경우가 맘먹고 와서 주문도 많고 사가는 것도 많다고 송 대표는 귀띔한다.

“젊은이들이 차를 많이 찾데요. 우리 차를 갖고 피자 빵을 만들거나 차 빙수나 밥 짓기 등을 하죠. 차향을 맡고 음식 맛도 보고. 여러 가지 음식에 넣은 걸 응용하려해요. 차를 단순히 마시는 이유뿐만 아니라 왜 마셔야하는 지 느끼려 해요”

이곳 교육농장은 어린이들에게 학교를 떠나서 하는 새로운 교육을 하는 곳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걸 가르치고 실천하도록 하고 있다.

“천연염색은 그냥 지나치는 풀 속에서 나오는 색을 체험하게 해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신기함과 작업의 즐거움을 주려해요. 어린이들에게 종이컵 하나이상 쓰지 말기, 뛰지 말고 걷기, 자기쓰레기 갖고 가기 등을 하도록 하면 재미있어하면서 모두 잘 지켜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왔다 가면 기분이 좋아져요”

송 대표는 앞으로 ‘참곱다’의 미래와 관련 산업에 대한 전망은 매우 희망적이다.

“차나 천연염색의 전망은 꾸준히 나아질 것으로 봐요. 지금은 모두가 건강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자연에서 나온 것을 선호하고 찾게 될 테니까요. 제 딸이 미대를 나와 저와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좋아요. 염색 부산물을 갖고 나무공예 등 공예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죠”

FTA와 관련, 송 대표는“막을 순 없다고 보지만 대처는 하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겠어요. 아무리 전 세계에서 수입품들이 들어온다 해도 우리가 하는 것, 우리만 할 수 있은 걸 나름대로 지키고 개발해나가면 극복한 수 있으리라 봐요. 저의 농장을 찾은 중국관광객들이 차와 천연염색을 하는 걸 보고 깜작 놀라더군요. 그러면서 앞으로 배우러오겠다고 해요. 뭘 뜻 할까요”

송 대표는 “제주농업의 미래는 분명히 있어요. 땅만 있으면 아들에게도 농사지으라고 하겠어요. 그러나 요즘 많은 귀농인들이 제주에 들어오고 있지만 능력과 생산성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봐요. 귀농인들이 교육을 아무리 잘 받았다고 해도 농사가 그리 쉬운 게 아니기 때문이죠. 계속 농사를 지었던 사람들은 뭘 해야 할 지 방법을 알지만 그들은 그렇지 못하니까요”

평소 지니고 있는 생활철학을 묻자, 송 대표는“우리는 마음을 비우고 왔다. 돈에 욕심 부리지 않고, 모든 내 가족처럼 대하자”라고 웃으며 답한다.

“차와 염색은 너무 힘들지만 조형미술을 전공한 딸이 갖고 있는 재능으로 제 일을 이어가주길 바랄 뿐”이라는 게 앞으로 송 대표의 바람이다.

 
 
※‘참곱다’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536(정석항공관 옆)에 있다. 연락은 010-3692-6045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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