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총장임용 '학내 갈등' 진정 국면
제주대 총장임용 '학내 갈등' 진정 국면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04.04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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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석 교수 사과입장 이어 고유봉 교수 사이버비방 고소취하

총장임용 문제로 고조되던 제주대의 '학내 갈등'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달 29일 총학생회가 학생총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및 총장 후보들의 공개사과 요구를 하면서 각 후보들의 입장 표명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총장 임용 1순위 후보인 고충석 교수가 사과입장을 표명한데 이어, 4일에는 2순위 후보인 고유봉 교수는 사이버 비방사건과 관련해 고소취하를 하게 된 입장을 발표했다.

고유봉 교수는 '존경하는 제주대학교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글을 통해 "사이버 비방으로 두 번씩이나 엄청난 피해를 본 저는 처음의 분한 마음을 접고, 피의자들을 용서하며 이들에게 가능한 한 법의 선처와 아량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고소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사이버 비방 피의자 모두가 제주대학교 출신이며, 고충석 후보의 소속 행정학과 제자들이자 평소에 친분이 두터운 관계라는 사실에 저로서는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고 전제했다.

특히 고 교수는 "그동안 우리대학교의 교수회와 선거관리위원회가 올바른 대학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면서 굳은 의지와 결단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면 이번 사이버 비방 사건은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소취하 배경에 대해, "그들이(피의자들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생활하게 하는 것만이 지금까지 대학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올바른 태도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며 "무엇보다 교수들의 갈등 조짐, 따가운 제주 사회의 눈총, 나아가 학생들의 충정 어린 염려 등을 외면할 수 없어 대승적 차원의 결심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 교수는 "고충석 교수는 제자들이 치밀하고도 계획적으로 저지른 사이버 비방에 대해 과연 너그러운 연민과 자괴감에서만 바라볼 수 있는 문제인지 교육자적 양심에서 성찰하고 결자해지의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런데 고 교수의 이같은 고소취하결정으로 사이버 비방과 관련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됐던 좌모씨(34)는 지난 2일 석방됐고, 계속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정부의 총장임용 심의는 곧 이뤄질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다음은 고유봉 교수의 입장 발표 전문.

존경하는 제주대학교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저는 총장임용후보자의 한 사람으로서 신중하게 기다리는 것이 도리인줄 알고 인내하고 있었으나, 임용후보자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만으로 일관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저의 솔직한 심정을 밝히고자 합니다.

작년 12월 23일 총장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사이버 비방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가해자와 피해자 양측 모두에 대하여 객관적이고도 철저한 수사 결과 수사 당국에 의해 관련 피의자 두 사람이 체포·구속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들 모두가 제주대학교 출신이며, 고충석 후보의 소속 행정학과 제자들이자 평소에 친분이 두터운 관계라는 사실에 저로서는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우리대학교의 교수회와 선거관리위원회가 올바른 대학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면서 굳은 의지와 결단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면 이번 사이버 비방 사건은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 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차후의 대학 선거에서는 터무니없는 비방이나 사이버 테러 등 비열하고 불건전한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수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더 우리 대학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정의로운 대학과 대학문화 창달에 계속 노력하며 앞장서 주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사이버 비방으로 두 번씩이나 엄청난 피해를 본 저는 처음의 분한 마음을 접고, 피의자들을 용서하며 이들에게 가능한 한 법의 선처와 아량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고소를 취하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생활하게 하는 것만이 지금까지 대학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올바른 태도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교수들의 갈등 조짐, 따가운 제주 사회의 눈총, 나아가 학생들의 충정 어린 염려 등을 외면할 수 없어 대승적 차원의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교 졸업생인 제가 총장을 해보겠다고 두 번씩이나 도전했던 것은, 다른 분들도 다 그러하겠지만, 개인의 명예보다는 남다른 애정으로 우리 대학교를 사랑하고 국내·외적으로 우수한 대학의 반열로 올려놓겠다는 굳은 의지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34년 간 제주대학교에 봉직하며 대학을 위해 크고 작은 일을 수행하고 정의롭게 살아 왔다고 자부하는 한 자연인으로서 저는 저에 대한 사이버 비방 사건이 조속한 시일 내에 말끔하게 정리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의 상황을 직시할 때, 사이버 비방과 관련하여 구속되어 있는 2인의 학생을 나 몰라라 그대로 두고 총장 임명을 기다린다는 것은 그게 누구든 교육자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저는 사이버 비방의 피해자인 장본인이면서 고소를 취하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고충석 총장임용후보자에게도 고뇌어린 충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고충석 교수는 제자들이 치밀하고도 계획적으로 저지른 사이버 비방에 대해 과연 너그러운 연민과 자괴감에서만 바라볼 수 있는 문제인지 교육자적 양심에서 성찰하고 결자해지의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참여정부의 엄정한 인사검증 과정을 거처 신임총장이 하루 빨리 임용되기를 기대했지만 현재의 복잡한 상황에서는 고충석 교수도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롭고 현실적인 차원에서 개인의 명예나 자존심을 떠난 큰 결단을 내리는 것이 우리 대학을 살리고 거듭나게 하는 길이라 판단합니다.

저는 사이버 비방 수사만이 총장임용지연의 유일한 사유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거과정에서 제기되었던 또 다른 의혹 사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러한 사건들을 조속히 마무리하는데에 고충석 후보도 앞장서야 할 것이며, 또한 교수회와 선관위는 지난 선거과정에서 제기된 모든 불법·부정 의혹들을 철저히 조사해 이번 기회에 우리 대학의 선거문화를 확고하게 바로잡아 주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 시간 이후부터는 우리대학교 가족 여러분 모두가 각자의 책무를 열심히 수행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학의 발전을 위해 정진하게 되기를 고대합니다. 저의 이러한 입장 표명에 대하여 구성원 여러분의 찬반이 있을 수 있겠지만 꼬여만 가는 우리 대학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만이 유일하다고 판단되어 드리는 말씀이오니 대학을 위한다는 충정과 간절한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또한 오늘의 이 모든 고통들이 대학 발전에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끝으로 우리 대학교의 사랑하는 모든 가족들에게 그 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실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도 제가 대학에 봉직하는 동안 주어진 책무를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 4. 3.

고 유 봉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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