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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추념식에 울려펴진 ‘아름다운 나라’ 곡 선정 논란
제주4.3 추념식에 울려펴진 ‘아름다운 나라’ 곡 선정 논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04.0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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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념식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 지적에 “마땅한 곡 없어 공연팀에서 선정한 것”

국가추념일 행사로 치러진 제66주기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유족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3일 오전 처음으로 국가추념일 행사로 치러진 제66주기 4.3 추념식 행사에 울려퍼진 합창곡 ‘아름다운 나라’ 곡 선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추념식 행사와 전혀 맞지 않는 분위기의 노래인 데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아픔을 치유하는 노력을 뒤로 한 채 일방적으로 대한민국이 ‘아름다운 나라’임을 홍보하기 위한 뜻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미디어제주>가 3일 오후 4.3평화재단 관계자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공연 팀에서 1차적으로 이 곡을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4.3의 경우 광주 5.18 행사 때 불려지는 ‘임을 위한 행진곡’처럼 대표적으로 의미 있는 노래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관악단과 합창팀에서 딱히 다함께 부르는 노래가 없기 때문에 소치올림픽 폐막식과 G-20 정상회의 때도 불려진 노래인 점을 들어 곡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는 4.3의 의미와 부합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4.3의 뜻을 기리는 노래는 식후 행사로 최상돈의 ‘애기 동백꽃의 노래’로 반영하도록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4.3을 대표하는 노래가 있어야 되겠다는 얘기는 여러차례 있었다”면서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 추념식에도 불려지고 도민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별적으로 만들어진 노래들 중에 많이 불려지는 노래로 ‘잠들지 않는 남도’가 있지만 이 노래는 행사장에서 부르기에는 너무 어렵고 길다”면서 “유족들이나 도민들이 따라 부르기도 힘들고 일반 정서에 부합되지 않는 게 있다”고 곡을 배제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따라 부르기 힘든 것으로 치면 이날 행사장에서 불려진 ‘아름다운 나라’도 만만치 않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추념식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노래라는 점 등에서 곡 선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고희범 예비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날 합창곡 선정 문제를 꼬집었다.

고희범 예비후보는 “오늘 4.3희생자 추념식에서는 근본도 모르는 이상한 노래가 울려 퍼졌다. ‘아름다운 나라’라는 제목의 노래가 추념식 합창곡으로 불려진 것”이라며 ‘참 아름다운 많은 꿈이 있는 이 땅에 태어나서 행복한 내가 아니냐… 이 땅위에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아니냐 아름다운 나라’라는 가사 내용을 함께 적었다.

이어 고 후보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나 어울릴 노래를 국가기념일로 정해진 4.3위령제에서 공식 노래로 불리는 게 말이 되는가? 무슨 축제인줄 아나본데 그게 아니다. ‘잠들지 않는 남도’가 맞다”고 지적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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