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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떠나는 조직은 건강한가?
직원이 떠나는 조직은 건강한가?
  • 미디어제주
  • 승인 2014.03.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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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시지부 사무국장 고형종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시지부 고형종 사무국장
최근 후배로부터 ‘타 기관으로 전출을 간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성실하게 일하던 후배라 뜻밖이었다.

몇 년 사이에 우리 제주시를 떠나는 후배 공직자들이 많이 늘었다. 본인이 원하는 곳을 찾아 간다는 것은 분명 축하해줘야 할 일이다.

그러나 입사 후 5년 정도 지나서, 이제 한참 일할 직원이 나가는 것은 조직으로선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우리시에서 육아휴직을 하려는 직원에게까지 휴직을 하지 말라고 종용한다는 말을 들었다. 직원 30~40명이 휴직하여 결원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원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몇 년간 계속되어 온 현상이니 충분히 예측하여 대비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력보충은 없었다. 육아휴직을 할 경우 옆의 직원에게 몇 만원의 수당을 주며 일을 떠넘기거나, 실질적인 업무를 할 수 없는 대체인력을 보내주는 것이 고작이다.

올해 초 인사이동에는 근무지원 형태로 무려 18명의 직원이 도청으로 발령받는 것을 지켜만 봤다. 기능강화 명분 등으로 도에서 행정시로 업무는 위임되어 업무는 늘었지만 인원을 보충을 해주기는커녕 뺏어가는 형국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서귀포시의 경우 공무원 1인당 주민수는 152명인데 반해, 제주시는 313명에 달하는 것처럼 조직관리의 허술함이다.

해야 할 일이 계속 늘어나니, 시민들은 일처리가 늦다고 불만이고 직원들은 격무에 시달린다. 9시 출근, 6시 퇴근은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매일 계속되는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해야 하니 어린아이를 둔 직원은 부득이하게 육아휴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럴 수조차 없는 직원들은 다른 기관으로의 전출을 꿈꾼다.

최근 시정의 최고 책임자는 화요일과 목요일을 ‘화목데이’라 칭하며 아파트나, 통단위 소규모 대화에 나서고 있다. 읍면동 연두방문을 빼앗겨 통단위로 축소되어 버린 행정시장의 위상만큼이나 직원들의 어깨는 아래로 쳐져있다.

내부고객인 직원이 편안해야 외부고객에게도 친절과 정성을 다할 수 있는 것이다. 집행부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적정한 인력 보충을 통해 격무부서를 없애는 등 직원의 어깨를 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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