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학교 현장] <21> 제주 유일의 중학교 뮤지컬단인 ‘동녘뮤지컬단’ 첫 공연

동녘뮤지컬 단원들은 6일과 7일 이틀간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진행된 2013학년도 동녘제를 통해 자신들의 품에 내재된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학생들이 준비한 건 생텍쥐페리의 대표작인 ‘어린왕자’. 학생들은 소행성 B-612라는 작은별에서 왔다는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그러냈다.
‘어린왕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학생들이 쏟은 시간은 그들의 땀이 말해준다. 13명의 학생들은 무대를 꾸미고, 배우가 돼 다중들 앞에 섰다. 자신감이 없던 학생들, 발표도 제대로 못했던 학생들의 모습은 온데 간 데 없었다. 압도당한 관객은 큰 박수로 그들의 땀에 보답했다.
제주동중이 뮤지컬단을 꾸민 건 지난해. 교육부가 지난해 처음으로 학생뮤지컬 운영학교를 선정, 도내 중학교 가운데는 유일하게 제주동중이 꼽히는 특혜를 받았다. 당초 단원이 되겠다고 한 학생은 46명이었으나 지금은 13명만 남았다. 이들을 가르치는 김명신 교사는 그들을 향해 ‘베스트’라고 했다.
동녘뮤지컬단은 지난해 5월 13일 창단했다. 그동안 토요일을 활용해 기량을 갈고 닦았다. 하계캠프와 겨울방학 강화훈련을 통해 실력을 쑥쑥 키워나갔다. 지난해는 우리나라 뮤지컬의 대표적 배우인 남경주와의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김명신 교사는 학생들의 숨겨진 끼를 발견한 건 물론, 성적도 높아졌다고 표현했다.
직접 배우가 돼 무대에 선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문수정 학생은 졸업과 동시에 뮤지컬무대에 서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일반적으로 3학년들은 학교 축제에서 제외되지만 뮤지컬 단원이라는 점 때문에 제주동중 동녘제의 하이라이트인 뮤지컬을 즐길 수 있어서다.

교육부는 3년간 학생 뮤지컬 사업을 지원한다. 때문에 13명의 단원 가운데 9명이 1학년들이다. 이들이 핵심이다. 이날 ‘어린왕자’의 스타역을 맡은 김동희 학생도 1학년이다. 김동희 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도전했어요. 힘든 것도 있었죠. 자신감을 표출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리고 성적도 올랐어요.”
이날 뮤지컬 어린왕자엔 능청스런 뱀 역할을 한 2학년 이원준 학생을 빼놓을 수 없다. 무대를 압도하는 매너로 이날 인기를 독차지했다. 뱀 역할을 한 이원준 학생의 소감도 들어봤다.
“내성적일 때도 외향적일 때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무대체질인 것 같아요. 좌중을 압도하는 게 기분 좋아요. 배우 남경주를 만났을 때 자신감을 가지라고 한 게 기억이 나네요.”
스타는 만들어진다. 거기엔 노력이 덧붙여야 가능하다. 13명을 이끄는 김명신 교사는 학생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수준에 대해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목표의 70%까지 와 있다고 한다. 이제 첫 무대에 선 그들이다. 앞으로 더 큰 무대가 그들을 기디라고 있다. 혹시 모르겠다. 끼를 찾다보면 남경주와 같은 톱클래스의 배우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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