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곰팡이의 재발견
곰팡이의 재발견
  • 김창윤
  • 승인 2013.12.03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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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장 손명수

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장 손명수
모든 살아있는 생물이나 무생물을 곰삭히는 생물체인 ‘곰팡이’는 넓게는 효모, 버섯, 사상균 등을 포함한다. 종류만도 동물 150, 식물 30만종에 이어 곰팡이류는 약 10만종이 넘을 정도로 큰 생물군이다.

하지만 미발견종까지 합치면 150만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이들을 합치면 지구 최대의 생물그룹이라 할 수 있다.

곰팡이의 가장 큰 역할은 물질을 분해하여 토양으로 되돌리는 자연의 청소부다. 또,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균사와 먹이를 분해하는 효소를 분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생육에 가장 알맞은 곳은 ‘눅눅한’ 곳으로 중요한 서식 조건이 습도와 온도이며, 포자를 이용하여 종족을 퍼뜨리는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다.

자연의 시각에서 보면, 분해자라는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 생물일 뿐이지만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곰팡이는 그저 귀찮은 생물로 취급된다. 곰팡이는 농작물에 발생하면 큰 피해를 입히기도 하고 식품에 발생하는 경우는 혐오감을 주는 존재다.

또, 집 내장재를 분해해 불결한 주거 환경을 만들기도 하고, 피부진균증, 겨울철 호흡기 질환, 아토피 등 중요한 감염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매우 소중한 미래의 생물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곰팡이의 가치로는 첫째, 먹이를 지키기 위하여 분비하는 항생 물질은 소중한 의약소재가 될 수 있다. 푸른곰팡이에서 추출해 만든 ‘페니실린’이 2차세계대전중에 수많은 병사의 목숨을 구한 것이 좋은 예라 볼 수 있다.

둘째, 현대인에게 건강을 돌려주는 건강기능성 식품의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의 누룩과 메주, 중국의 보이차가 대표적이라 하겠다.

셋째, 친환경 농약의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해충을 죽이는 곰팡이 종류는 약 750여 종으로 현재 상용화된 것은 12종에 달한다. 이중에 제주농업기술원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토착 광합성 세균은 이미 산업화 되었고, 곤충병원성 곰팡이 ‘아쇼소니아’는 귤가루이를 방제하는 기술로 곧 상용화될 전망이다.

넷째, 당화와 알코올 발효를 담당하는 곰팡이는 고갈되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바이오 에탄올 생산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다섯째, 곰팡이가 만드는 천연 효소는 전통적인 산업 공정에서 사용되던 기존의 화학 촉매를 대체하며 많은 비용을 절감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위 내용은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하는 ‘인터레뱅’에 소개된 내용으로 곰팡이의 가치를 자연계의 일부로 인정하는 시각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이의 특성과 역할을 직시할 때 막대한 이익을 줄 수 있는 물질, 그리고 신소재 개발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경제적 가치의 창출 기회가 많은 만큼 연구 투자와 함께, 결과물이 친환경농업, 전통식품 등에 적용될 수 있도록 특허, 상품화 등에 대한 법․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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