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 소위'평화학교'논란에 대하여 
 
소위 ‘평화학교’에 대한 논란이 제주사회에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은 평화학교가 지향하고 있는 인권, 복지, 평등, 환경 등의 가치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한다. 또한 현재 학교를 추진하고 계신 분들의 면면을 볼 때에도 평화학교 설립 취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전제하고자 한다.

아울러 평화학교측이 내세운 교육과정 역시 기존 제도교육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는 점도 긍정한다는 것을 전제로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은 평화학교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표명하고자 한다.

첫째 우선 소위 평화학교가 학교의 지향점으로 내세운 평등의 개념과 상충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제도상 중학교 교육은 의무교육과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평화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평등의 이념에 부합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평화학교가 제시한 수업료 등 학비 기준에 따르더라도 경제력의 차이에 따라 학생들의 학교선택권 자체가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은 모순이라고 본다. 
실제 노동자, 농민, 서민의 입장에서 자신의 자녀들이 평화학교의 취지에 동의해 진학할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인 경제문제로 진입자체가 차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있다.
 
둘째 소위 평화학교가 결국은 인가형 인문계 특성화 학교라는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의문이다. 결국 평화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대학진학이라는 것 역시 염두에 두면서 교육과정을 진행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현행 제도교육에서 진행하고 있는 내신등급의 개념을 적용해 학생들에게 등급을 매겨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인권, 복지, 평등, 환경을 지향하는 교육이념을 어떻게 적용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뚜렷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 번째는 평화학교측이 미래 계획으로 제시한 국제평화대학, 아시아평화NGO센터 등에 대해서도 단순한 평화학교측만의 몫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평화학교를 추진하고 계신 인물들의 면면을 통해 그 주체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좀 더 폭 넓은 차원에서 검토되고 합의점을 찾아가면서 논의하고 실행될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인가형 학교로 추진되는 평화학교 설립이 당장 시급을 다투는 사안이 아니라면 좀 더 제주지역 사회에서 공론화된 과정을 거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한다.

따라서 인가권한을 가진 양성언 교육감과 제주도교육청도 소위 ‘평화학교’ 설립 인가를 결정하기에 앞서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 줄 것을 바란다.

아울러 평화교육에 대한 의제가 부각된 만큼 이 기회에서 제주도교육청 차원에서도  4.3교육 등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공교육의 영역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요구한다.

특히 평화의 섬을 추구하는 제주도당국 역시 오늘 발표한 환경교육 의무화 방안처럼 4.3을 중심으로 한 평화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은 없는지 진지하게 검토해 주길 촉구한다.

무상교육과 공교육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제주도당도 제주교육을 산업화하려는 시도를 막아내고 공교육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다.
 

                   2006년 8월 16일
              민주노동당 제주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