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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에서 희생된 조선 학도병 ‘68년만의 귀향’ 추진
일본 오키나와에서 희생된 조선 학도병 ‘68년만의 귀향’ 추진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11.0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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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한국인 위령탑 제주 이전 위한 한일공동기구 공식 출범
학도병 시신 수습했던 후지키 쇼겐 선생 참석 … ‘편지 회고문’ 공개

기자회견을 마친 후지키 쇼겐 선생이 참석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일제 강점기 오키나와로 강제징용돼 끌려가 희생된 조선 학도병 1만명의 영혼이 68년만에 제주로 돌아온다.

지난 1975년 8월 오키나와 마부니 평화공원에 조성된 오키나와 한국인위령탑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로 이전, ‘제주국제평화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Let’s Peace’ 한일공동추진위원회가 3일 오후 5시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출범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마지막 격전지인 오키나와 전투에 참전했다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일본인 후지키 쇼겐 선생(90)이 참석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끌려가 희생된 한국인들의 시신을 수습해 오키나와에 위령탑을 세운 후지키 쇼겐 선생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당시 일본 학도병 지휘관으로 참전했던 쇼겐씨는 강제 징용된 조선학도병 740명과 함께 오키나와 전투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한 뒤 740명 학도병의 유골을 직접 수습, 역도산과 함께 12년간 모금활동을 벌여 오키나와 한국인 위령탑을 세운 장본인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963년 12월 역도산과 함께 고(故)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 1000만엔의 지원금과 위령탑에 새겨 넣을 ‘한국인 위령탑. 대한민국 대통령 박정희’라 는 추모글을 써주던 모습을 회고하기도 했다.

또 그는 “고(故) 육영수 여사가 따로 별실로 불러 300만엔을 싼 보자기를 따로 건네주면서 ‘한국에 위령탑을 건립해 유골을 모시고 올 때까지 부디 위령제라도 잘 지내달라’고 부탁하던 40여년 전의 일을 바로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천국에 있는 740명의 전우들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의 회고문을 공개,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회견 중 그는 “돌이켜보면 어떻게 해서든 그들(조선 학도병)을 조국으로 돌려내고 싶었다. 저를 만날 때마다 돌아갈 수 있을지 간절하게 물었는데 안타깝게도 모두 전사했다”면서 “이군, 김군, 노래를 잘하던 장군도 모두 뒤에서 총살을 당했다. 등에 큰 구멍이 난 참혹한 모습을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의 무덤만큼은 내가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이어 그는 “저는 곧 그 전우들을 만나러 하늘나라로 갈 것이다. 이제 돌려보낼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제야 70년 가까이 짊어져온 자신의 짐을 내려놓는 듯 회한에 잠기기도 했다.

‘Let’s Peace’ 한일공동추진위원회는 정치적, 종교적 이념을 넘어 순수 민간 차원에서 구성됐다.

한국 추진위원장은 제주4.3평화공원 초대 이사장을 지낸 장정언씨가 맡기로 했다. 일본측은 일본 동북복지대학 하기노 고키 학장이 맡는다.

공동추진위는 오키나와에 있는 한국인 위령탑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로 이전, 한일 양국 국민들의 정성을 모아 제주국제평화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1차 부지는 봉성리에 있는 선운정사의 현오 주지스님이 400평을 기증, 확보된 상태다. 공동추진위는 확보된 부지 인근에 추가로 부지를 확보, 3년에 걸쳐 평화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한일공동추진위 한국측 위원 명단.

△위원장=장정언(4.3평화재단 초대 이사장)
△부위원장=김원하(국일건재사 대표) 현오스님(선운정사) 강덕부(제주고 교장) 이근일(제주그랜드리조트 대표이사) 부임춘(제주신문사 발행인)
△위원=심재철 김희정(이상 새누리당 국회의원) 강석보(변호사) 박규헌 이선화 윤두호 손유원(이상 제주도의회 의원) 신종현(대성울트라소틱 대표) 양방규(사업가) 양해석(언론인) 오춘자(설계사) 사카다 모리히코(기업인) 이용탁(JIBS 보도국장) 장봉길(애월읍 단체장협의회장) 이춘기(제주대 교수) 이용화(애월읍장) 문성윤(제주도변호사협회 회장) 전영선((주)플랜어스 회장) 강문석(제주그랜드리조트 본부장) 이영희(디자이너) 이선아(마케팅 디렉터) 고송희(홍보기획 디렉터) 오승채(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부회장) 정창권(셀럽TV 대표이사)
△고문=현화진(제주도 문화재위원장) 김형옥(전 제주대 총장) 송창우(기업인) 한규봉(천일엔지니어링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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