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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야 기억할게, 강정마을 삼촌들도 힘내세요”
“구럼비야 기억할게, 강정마을 삼촌들도 힘내세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10.19 19: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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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마을 생명평화 한마당축제 … 축구·단체 줄넘기 등으로 우의 다져

생명평화 한마당 축제 중 단체줄넘기에 참여한 한 팀이 힘차게 줄을 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공사 강행으로 인해 7년이 넘도록 심각한 갈등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에 모처럼 활짝 웃음꽃이 피었다.

19일 아이들의 훌라후프 돌리기와 2인3각 경주, 마을 어르신들의 자존심을 건 달리기 경주, 단체 줄넘기 등이 펼쳐진 강정천 축구장은 강정 마을 주민들과 지킴이, 군사기지범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가족들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 자리였다.

이날 마을 운동회의 구호는 “도르라 구럼비! 힘냅서 삼촌들!”. 해군기지 공사로 갈갈이 찢어진 구럼비 바위를 기억하겠다는 마을 주민들과 지킴이들의 다짐이자, 서로의 힘을 북돋워주고자 한 뜻이 담겼다.

축구 경기에 참여한 마을 주민들과 지킴이, 군사기지범대위 선수들이 뒤엉켜 공을 쫓아다니고 있다.

축구 경기가 1대1 동점을 이뤄 훈훈하게 마무리된 뒤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운동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축구였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지킴이들이 한 팀을 이뤘고, 상대 팀은 군사기지범대위와 전국대책회의 관계자들이 힘을 합쳤다.

선제골은 청장년들이 기량을 뽐낸 범대위․대책회의 팀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심판의 노골적인 시간 늘리기가 계속됐다. 마을회가 동점골을 낼 때까지 시간을 무한정 늘려버린 것.

급기야 심판이 마이크를 잡고 “경기 시간이 15초 남았지만 동점골이 나올 때까지 경기는 계속됩니다”라는 말에 선수들과 관중들이 모두 한 마음으로 마을회와 지킴이 팀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결국 고권일 반대대책위 위원장이 동점골을 성공시켜 가까스로 1대1 동점을 이뤄 훈훈하게(?) 축구 경기가 마무리됐다.

생명평화 한마당 축제 첫 순서로 시작된 아이들의 훌라후프 돌리기 모습.

생명평화 한마당 축제가 열린 강정천 축구장 한쪽에서 참가자들이 천연 염색 체험을 하고 있다.

운동회가 한참 진행되던 중 강동균 회장은 “이렇게 그동안 웃지 못한 거 실컷 웃으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재충전해서 싸울 것”이라고 이날 한마당 축제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마당 축제가 시작되기 전 해군기지 공사장 입구에서는 문규현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던 중 신자들이 성체를 받아모시는 것을 막아서는 바람에 잠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문규현 신부는 “국무총리실이 강정마을 갈등이 해소됐다고 발표한 뒤로 아예 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명백한 종교의 자유 침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생명평화 한마당 축제가 시작되기 전 미사 방해에 항의하며 연좌 농성을 벌이던 문규현 신부가 경찰병력에 몸이 들린 채 옮겨지고 있다.

이날도 문 신부는 경찰의 미사 방해에 항의하는 뜻으로 공사장 입구를 막아선 채 가부좌를 틀고 앉았으나, 경찰 병력에 의해 몸이 들려 고착되는 일이 반복됐다.

문 신부는 “갈등이 해소됐다면서 미사도 못하게 하는데 그게 갈등이 해소된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미사 중 성체를 모시러 오는 사람을 왜 막느냐”고 강력하게 항의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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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춘향이 2013-10-20 16:48:23
왜 미사를 공사장 정문을 막아서면서 하는가요. 성당에서 하면 누가 막은 답니까? 문신부님 억지 제발 그만 부립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