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같은 여행
휴식 같은 여행
  • 박종순
  • 승인 2013.09.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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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의 귀농일기] <17>

포털사이트를 여행 다니다 보면 여행이나 주변 맛집에서 손을 잠시 멈추게 되는데 육지에 있는 사람들이 제주의 여행 일정을 문의하는 글을 보게 된다.

문의한 바로 아래에는 나름대로 자세하게 일정이나 맛집을 소개해 놓은 글을 읽게 되는데 대다수 답글은 일정은 짧은데 가야할 곳은 많아 자칫하면 즐거워야할 여행이 너무 무리하고 빡빡한 여정으로 짜여진 것 같아 아쉽다.

나 자신이 직접 답글을 남기고 싶으나 로그인도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고, 자칫 잘못 올려 상대방에게 실망만 안길까봐 피하곤 한다. 여행이란 오랜만에 본인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을 찾아 기대를 가지고 가는 것인데 일정을 무리하게 짜다보면 쉬엄쉬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고 그 일정에 매여 고생만할 것 같아서다.

나 역시 옛날 무리한 계획을 세우고는 급하게 돌아다니며 사진만 찍기 바빴던 때가 있었지만 돌아와서 보니 휴식을 취한 것이 아니라 지나간 곳의 표식만 한 것 같아 아쉽기만 했다.

그리고 현지에 가다보면 또 다른 매력에 빠져 예정에도 없던 곳을 돌아보고 온 경우도 많았었는데, 요즘 여행은 많은 곳을 다니기 보다는 한두 곳 정도 일정을 잡고 진정 휴가답게 편히 쉬어가는 쪽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올레길을 가다보면 어쩌다 마주치는 올레꾼들의 발걸음은 가볍고 여유가 많아 보인다.

걷다가 마음에 드는 장소를 만나면 사진도 찍고, 조개도 캐고, 바닷물에 발도 담그기도 하며, 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오순도순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있는 것을 보곤 한다.

그러다 피로가 몰려올 때쯤 만나는 아름다운 카페나 아담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다른 여행객들과 그날의 결과와 다음날의 정보도 교환하고 주인장이 베푸는 바비큐 식사도 하며 여유 있는 여정을 마무리 한다.

특히 감귤 따는 체험가족들의 모습은 더욱 행복해 보인다.

서투른 솜씨이지만 가위로 열매에 상처 낼까봐 조심조심 바구니를 가득 채우는 모습에서도, 환한 얼굴로 정성껏 따서는 상자 속에 넣어 택배 보내는 모습에서도 행복을 느끼게 된다. 매년 감귤 따는 계절이 오면 꼭 들리는 고객도 있는데 그들에게는 작년의 추억을 잊지 못해서란다.

제법 오래된 농장에서는 1년에 한두 번 이런 고객들을 모시고 팜스테이 행사도 한다.

매번 과일을 주문하고 방문하는 단골고객을 초대해 안부와 고마움을 전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과수원 내의 집에서 하루 밤을 지내는 것이다.

언젠가 과수원 일을 가는 도중에 모니터링하는 공무원을 만나 앙케이트에 응한 적이 있었는데 그 내용은 팜스테이하는 농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왕복 여행티켓이나 숙박권, 음식권 등을 저렴한 가격에 할인해 주면 어떻겠느냐는 내용이었다.

난 망설일 필요도 찬성했다.

만약 이런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타국으로 여행가는 사람들을 제주도로 오게 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고, 농장은 더욱 열심히 노력하여 회원수를 늘리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단지 숙박시설이나 화장실이 현대화 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관민이 힘을 합친다면 차츰 도시인들이 농촌방문을 선호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 프로필>
부산 출신
중앙대 경제학과 졸업
서귀포 남원으로 전입
1기 서귀포시 귀농·귀촌교육수료
브랜드 돌코랑’ 상표등록
희망감귤체험농장 출발
꿈과 희망이 있는 서귀포로 오세요출간
e-mail: rkahap@naver.com
블로그: http://rkahap.blog.me
닉네임: 귤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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