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비행기 소감
비행기 소감
  • 박종순
  • 승인 2013.07.31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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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의 귀농일기] <13>

출발 하겠습니다. 안전벨트를 매주세요하는 멘트와 함께 잠시 후 비행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굉음을 내며 속도를 내고는 몇 초 만에 하늘 속으로 날아 들어간다.

그 찰나의 순간, 잠시 눈을 꼭 감고 두 손을 모아 꽉 잡거나 양쪽 손잡이를 불끈 쥐고 의자 깊숙이 몸을 밀어 넣고 머리를 머리 받침대로 갖다 댄다.

언젠가 어디선가 봤는지, 들었는지 기억은 없으나 처음 이륙해서 구름 위에 오를 때까지와 착륙할 때는 구름 아래를 통과해서 땅에 무사히 닿을 때까지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며 그 외는 괜찮다고 알고 있다.

그래선지 시동이 걸리고 좌석에 덜커덩 하는 느낌을 받으면 긴장감이 엄습하고 속도를 내다가 뜬다고 느끼는 순간 눈을 질끈 감게 되고 약간의 공포감을 느끼며 이런저런 생각이 난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다시는 비행기를 안타고 싶다는 것이고, 타더라도 횟수를 줄여야겠다는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이가 적을수록 즐거워하는 것 같은데, 어린아이들은 창밖을 보고 왁자지껄 하지 않는가.

세상에는 고소공포증이 있어 기차만 이용하는 사람도 있고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부모 자식이 모두 배멀미, 차멀미를 해서 평생 거의 못 만나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배멀미를 하더라도 되도록 비행기를 멀리하고 싶어진다.

한편으로는 평소에 잘못한 것이 많아 이런 공포를 느끼는 것 같아 앞으로 남은 여생은 죄를 짓지 않고 착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도 한다.

특히 날이 궂어 눈비가 온다든지 안개가 짙거나 바람이 세다거나 검은 구름대가 형성되어 있다든지, 가는 도중 이상기류라도 만나 잠시나마 좌우로 흔들리고 상하로 움직일 때는 영화 속의 주인공인 듯이 9.11테러나 KAL기 사건의 한 장면도 지나가면서 속으로 ~’ 소리가 저절로 난다.

그러다가 비행기가 정상 비행을 하고 스튜어디스 아가씨가 서비스 음료수라도 갖다 주면 그제서야 몸과 마음도 편해지며 잡지와 신문도 읽게 되고 스르륵 잠도 자게 되는데 잠 속에서 옛날 추억이 떠오른다.

비행기를 처음 타던 때가 언제였던가. 장가가려 처갓집 첫인사를 드리러 갈 때이다.

고향이 제주란 말에 콩깍지 씌어 반하고, 제주도란 신비의 세계가 궁금하고, 초등학교시 제주남자는 일 안하고 아이만 본다는 여자들의 생활력도 배웠기 때문에 의심없이, 조건없이 탔던 비행기 - 이렇게 무거운 쇳덩이가 짐까지 잔뜩 싣고 하늘을 날다니- 날개 때문인가 엔진 때문인가 신기하기도 했다.

그 후 어린자식과 휴가를 받아 갈 때는 어린이는 무료나 반액 요금 이어서 그런대로 갈 수 있었는데 자식도 커 버리니 요금이 부담 서러웠을 때도 있었다.

또 비행기를 가장 오래 탄 것도 기억이 난다. 한번은 회사일로, 또 한번은 가족 모두 일본으로 1주일 여행을 다녀왔는데 일본어 한마디도 못하고 돌아왔던 기억도 난다.

동남아나 유럽이나 해외여행은 간 적이 없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못 갔고 추후 집사람 환갑 때나 가 볼 작정이다.

최근엔 주로 저가 항공을 이용하는데 육지에 장가 안간 자식이 있는 바람에 집사람은 1달에 한번, 난 신정과 추석 때 가고 있고 결혼식과 장례식에 이용한다.

그래서 비행기 예약을 자주 할 수밖에 없는데 인터넷을 검색해 몇 가지를 입력해야 할 경우 자주 접하는 것이 아닌지라 이사 와서 반년이상 딸에게 부탁해서 표를 구하곤 했는데 의외로 자주가다 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번거롭기도 해서 최근에는 직접 예약하고는 있다.

하지만 예약하는 도중 제주민 할인이라든지 각종 번호입력시 번호를 잊어버려 막히거나 하면 곤란도 받는다. 특히 카드 결제시 앞 뒷자리 2자리에도 깜빡해 다른 번호를 넣다가 내 카드 는 4번의 오류를 범해 이제 1번의 기회만 남고해서 사용을 금하고 집사람 카드로 결제하는 등 말 못하는 애로에 봉착하고 있는 중이다.

카드번호를 알려면 거래은행에 가야 하는데 멀리 떨어져 있어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시내에 볼일이 있을 때 별도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내게 여러 가지로 다가온다. 이제는 손자. 손녀가 나를 찾아 오겠지,,,

< 프로필>
부산 출신
중앙대 경제학과 졸업
서귀포 남원으로 전입
1기 서귀포시 귀농·귀촌교육수료
브랜드 돌코랑’ 출원
희망감귤체험농장 출발
꿈과 희망이 있는 서귀포로 오세요출간
e-mail: rkahap@naver.com
블로그: http://rkahap.blog.me
닉네임귤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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