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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군복합항이 폭격을 피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민군복합항이 폭격을 피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07.2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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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 우 지사 발언 관련 “제네바협정 정신에 반하는 비인도적인 발상” 맹비난

우근민 지사가 제주해군기지가 폭격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해군기지를 민군복합항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발언한 데 대해 강정마을회 등이 중대한 착각이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강정마을회는 25일 ‘민군복합항이 폭격대상 회피 대책이 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우근민 지사의 발언 내용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 지사는 지난 23일 열린 신공항 건설 범도민추진협의회 회의에서 “전쟁이 나면 해군기지는 공격의 목표가 된다. 제주해군기지를 민군복합항으로 하면 민항이어서 제네바 협정에 의해 공격대상이 아니”라면서 “이게 민군복합항을 지키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을회 등은 “우근민 지사의 발언을 통해 우 지사가 중국측 인사들로부터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 지사의 발언 내용에 대해 “그동안 줄기차게 도민들이 문제인 중국과 대한민국의 관계가 악화돼 전쟁이 발발할 경우 제주해군기지는 제1의 폭격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근민 지사가 인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을회는 “우 지사가 도민 전체의 경제는 물론 생존권까지 걸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민군복합항 카드를 선택하였다는 것에 아연할 수밖에 없다”면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민항에 해당하기에 제네바 협정상 폭격대상이 아니’라는 시각은 심각한 착각”이라고 우 지사의 발언 내용을 반박했다.

명칭으로는 관광미항이지만 법률적으로는 크루즈 선박이 접안하는 서방파제와 남방파제 일부만 무역항으로 지정됐을 뿐, 나머지 모든 구역은 순수한 군항이며 항구 전체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중국이 전시에 공격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마을회는 “무엇보다 우 지사의 발언대로라면 민군복합항은 민간인과 민간시설을 방패막이로 활용해 군항을 건설한다는 개념이기에 제네바협정 정신에 반하는 비인도적인 발상”이라면서 “만일 대한민국이 이 사업을 멈추지 않는다면 국제적인 비난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강정마을회는 “한국과 중국간 전쟁 상황을 상정하지 않는다 해도 제주를 둘러싼 바다를 포함한 서해 전체가 미·중간의 갈등으로 극심한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제주해군기지가 미 항공모함의 입항을 전제조건으로 설계되고 건설 중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마을회는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에 제주출신 장하나 의원이 제주해군기지 공사시방서 내용에 주한미해군사령부(CNFK)가 항공모함 입항조건을 제시했으며 해군이 그에 맞게 설계를 했다는 대목을 공개한 바 있다”면서 “만약 단 한 번이라도 미 핵항공모함이 제주해군기지에 기항을 하게 된다면 위와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마을회는 “이같은 우려들을 해소하는 길은 제주해군기지 백지화가 유일한 답”이라면서 “대한민국의 안보상 필요하다고 해도 유사시 군함정 배치가 가능한 수준의 기항지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 지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동안 도민사회에서 불거졌던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커녕 사기극에 불과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논리에 휩쓸려 정부측 거수기 역할을 한 것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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