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선택받은 도민'만의 토론회인가
'선택받은 도민'만의 토론회인가
  • 미디어제주
  • 승인 2006.07.27 18: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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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장] 제주도, 도민통합 대토론회 개최에 즈음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으나 제주도정의 보여주기식 구태는 여전하다.

27일 오후 4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자유도시를 향한 도민 통합 대토론회-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듣는다'는 그 취지를 무색케 했다.

사전에 계획도 없다가 최근 급조된 이 토론회는 특별자치도 출범이후 각계각층의 도민의견을 수렴해 특별자치도가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도민 대화합을 통해 도민역량을 하나로 모아 제주국제자유도시 성공적 추진을 위한 기반을 확보히 한다는게 그 취지다.

토론회는 김태환 지사의 기조연설, 그리고 지정 및 자유토론 순으로 100분에 걸쳐 진행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날 참석자 범위다.

제주도는 '도민 대화합'을 슬러건으로 내세웠으나, 이날 토론회에서 일반 도민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제주도는 이날 행사를 위하여 토론자 지정은 물론 참석대상을 분야별, 계층별로 250명 안팎으로 설정했다.

관광, 경제, 서비스업, 환경, 보건, 복지 등 분야별로 몇명씩 참석을 유도하고, 계층별로는 관광업 종사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학생, 농축수산업 종사자를 선별해 참석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전 70여명의 제주도민화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할 때도 작위적으로 '입맛에 맞는' 인사들만을 선택해 위원회 구성을 했던 그 발상이 이번에 또다시 나타난 것이다.

물론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하려는 일반 도민들을 가로막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는 많은 도민들의 참석을 유도하지도 않았다. 장소도 제주국제컨벤션센터다. 작정하기 참석하지 않는다면, 참석하기 어려운, 일반 도민들과는 접근성이 떨어진 곳을 선택한 이유도 모르겠다.

또 하나는 왜 이런 토론회를 개최하는지 그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마치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연상케 하는 철저히 세팅된 장소에서 사전에 선별된 지정토론자로 하여금 3분이내에 발언하게 하는 이런 토론회를 거창한 형식을 빌어 굳이 할 필요가 있는가.

차라리 지정된 토론자로 하여금 서면으로 하고 싶은 말 다 적도록 하여 접수받는 편이 낫지 않을까. 꼭 외형적인 측면, 형식적인 측면에 그토록 신경을 썼어야 했나.

이러한 토론회를 주최하는 제주도당국이 참으로 한심할 따름이다. 그 보다도 토론회나 각종 위원회, 요즘 하나의 유행처럼 남발되어지고 있는 태스크포스팀 구성, 그 내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마치 '선택받은 도민'들만 끼어들 수 있는 자리인 마냥 착각을 불러온다.

#'도민 대통합' 토론회가 아니라 '선택받은 도민들만의 토론회'

오죽했으면, 김태환 제주도정을 보고 소위 '위원회 행정' 너무 좋아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겠는가. 이날 토론회는 '도민 대통합'을 위한 토론회라고 명명하는 것부터 문제가 있다. 차라리 '선택받은 도민들만의 토론회'라고 고쳐 부르는게 낫지 않을까.

화합과 통합을 위해서는 위원회도 만들어야 하고, 태스크포스팀도 만들어야 화합이 잘 되나. 도민정서를 작위적으로 해 보겠다는 그 발상부터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또한 그런 위원회나 태스크포스팀에 끼어들었다 해서 마치 제주사회에서 행세 깨나 하는 듯하게 부화뇌동하는 위원들도 마찬가지다.

김태환 도정은 더 이상 '통합'과 '화합'이란 말로 도민들을 우롱하지 말고, '위원회 행정'이나 "TF 행정'이니 하는 가식적인 제스처를 중단해야 한다. 오히려 제주도정이 그러한 가식적인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도민통합'이 아니라 '위화감'과 '불신'만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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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gull 2006-07-28 11:08:02
관선시대에도 전시행정이 비일비재 했지만, "쓸데없는 일 뭐하러 벌려"하며 나름대로 선택과 집중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그때(적어도 잘나갔던 지난 81년)는 지금보다도 훨씬 잘 살았다. 지금은 어떠한가? 전국에서 밑바닥에 머물고 있는 삶의 질, 전국 평균에도 밑도는 재정자립도, 언론에서조차 제대로 조명하지 않는 해외로부터 끌어들인 어마어마한 빚, 고소고발이 전국에서 톱을 달릴 만큼 도내사회 전반에 팽배한 "아니면 말고" 식의 극단적 이기주의 병폐현상, 사안에 따라서는 관선때보다 더 늦는 민선행정 처리시스템의 태생적 한계, 심지어 툭하면 사무실에 들어와 책상을 발로 차며 욕설을 퍼붓는 민원인들의 횡포(대부분 타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속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공직자들이 안스럽기만 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누구못지 않게 제주의 발전을 진심으로 바라며 공부를 열심히 하는 능력있는 공무원들이 특히, 실속없는 행사를 치르며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적지않은 후보들이 CEO를 브랜드로 내세웠다. 하지만, CEO의 진정성을 고민해본 후보는 거의 없는 것같다. CEO 리더십은 역동적인 사회와 조직을 위한 통합의 리더십,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생존을 위한 구체적이고도 차별화된 전략기획능력을 기본축으로 삼는다. 선거가 끝난 후 육지 지인으로으로부터 "경조사 지사가 무슨 뜻이냐?"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들었다. 동서고금을 불문, "원래 진국은 나서지 않고 의도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했다.따라서 실력있는 인재들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잘 모르고 헷갈리면 벤치마킹 하면 되지 읺는가? 예외가 없지는 않지만, 전국적으로 잘나가는 CEO 형 단체장의 공통점은 40대 후반~ 50대 초반의 연령, 눈치보지 않고 일관되게 추진해나가는 소신행정(나르다 함평군), 역발상의 키워드를 행정 방침의 기조로 삼는 기획력과 그것을 용이케 하는 고급두뇌 라는 것이다. 매우 과하게 표현하면, 우리 제주 사름 중 그러한 인물은 바당의 모살 만큼 많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