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답답한 경기운영을 보이다 전반 12분 하산 마툭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시종 공수 흐름이 끊기면서 지리한 경기운영을 보인 대표팀은 후반 추가 시간에 김치우의 프리킥 동점골이 터지며 가까스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근 세 차례 레바논 원정에서 2무1패를 기록하며 '레바논 원정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3승2무1패(승점 11, 골득실 +6)를 기록해 우즈베키스탄(승점 11, 골 득실 +2)과 골 득실에서 앞서 A조 1위를 되찾았다. 그러나 이날 카타르(승점 7)를 1-0으로 꺾은 3위 이란(승점 10, 골 득실 +1)에 승점 1차로 추격을 허용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남은 최종 예선 두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을 보태야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팀은 레바논의 밀집수비에 이은 속공 전술에 말려 시종 우와좌왕했다. 이동국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좌우에 이근호(상주)와 이청용(볼턴)을 배치하는 4-2-3-1 전술을 펼쳤다. 김보경(카디프시티)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단 김남일(인천)과 한국영(쇼냔 벨마레)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당초 승부조작 여파로 레바논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한국의 일방적인 우위가 예상됐으나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이같은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전반 9분 이동국이 한번에 넘어온 패스를 잡아 골키퍼와 1-1 찬스를 맞아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막혔다. 곧이어 레바논은 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마툭의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페널티지역에 한국선수 8명이 모여 수비망을 펼치고도 마툭에게 공간을 내주는 허술함을 보였다.
한국팀은 전반 23분 이청용의 슈팅이 골대 오른쪽을 맞고 나오는 등 불운까지 겹치며 여전히 경기를 지배하지 못했다. 공격진의 무딘 움직임에 미드필더에서의 볼 투입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되레 역습을 허용하며 전전긍긍했다.
이동국은 전반 45분 김보경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슈팅했으나 크로스바를 훌쩍 넘기는 등 여전히 국제경기에서의 골 결정력에 문제가 있음을 새삼 보여줬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4분 한국영을 빼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을 투입해 이동국과 투톱 체제를 시도했으나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후반 25분 이근호를 빼고 '해결사' 손흥민(함부르크)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손흥민 투입 이후 다소 활발해진 한국팀의 공격은 그러나 곽태휘와 이동국의 슈팅이 연달아 골대를 맞고 나오며 골 가뭄에 시달렸다. 후반 42분에는 김보경을 빼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까지 교체 투입하며 막판 공세를 펼쳤고,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야 값진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들어 조금만 한국선수와 몸이 닿아도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레바논 선수들의 '침대 축구'로 7분이나 주어진 인저리타임에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김치우가 왼발로 감아차며 천금의 동점골를 기록하며 간신히 패배에서 벗어났다.
한국팀은 11일 오후 8시 우즈베키스탄과 최종 예선 7차전, 18일 오후 9시 울산문수구장에서 이란과 최종 예선 8차전을 치른다.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