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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허황된 기대감만 갖게 하려는가"
"혁신도시, 허황된 기대감만 갖게 하려는가"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6.07.26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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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훈 제주도의회 의원, 26일 도시건설본부 업무보고 '눈길'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태평양 여러 섬의 원시부족들 사이에서 기이한 풍습이 나타났습니다. 미군이 건설했던 보급기지를 본떠 어설프게 활주로를 만들고 얼기설기 큰 관제탑도 세웠고, 심지어는 야자나무 헬멧을 쓰고 나무막대기 소총을 든채 활주로를 따라 순찰을 돌기도 했습니다. 왜 이들은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했을까요?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원주민들은 미군처럼 활주로를 만들면 보급품을 가득 실은 비행기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26일 오후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의 제주도 도시건설본부 소관 업무보고에서 장동훈 의원은 혁신도시건설 문제를 거론하며 위의 '카고 컬트(Cargo-Cult, 화물숭배)'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그는 "요즘 임시회에 임하면서 보고자료를 볼 때마다 이 이야기가 생각난다"고 말문을 뗐다.

장 의원은 "제주특별자치도를 위해 힘써 주는 공무원들이 세계화시대를 대비한 마인드와 소신이 없다면 우리 도민들도 태평양의 원시부족처럼 야자나무 헬멧 쓰고 나무막대기 소총을 들고 활주로를 순찰하는 원시민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혁신도시건설이 이 이야기와 일맥상통하지는 않지만, 단지 혁신도시가 건설만 된다면 바라는 소기의 목적을 다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허황되지는 않은지 다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며 이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장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혁신도시건설과 관련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지역의 고용창출, 소비, 세수 등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평가해 국회에 제출한 '공공기관 이전의 지역발전 평가점수'자료에 따르면 지역별 공공기관 유치효과는 혁신도시 중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며 "혁신도시 건설이 지역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효과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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