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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땅은 특별하다. 그 땅을 파는 건 영혼을 파는 일”
“제주의 땅은 특별하다. 그 땅을 파는 건 영혼을 파는 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3.05.17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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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미디어제주 인문학 강좌…미디어제주·제주대안연구공동체 공동주관
‘김태일 교수와 함께하는 영화속 도시건축 이야기’를 주제로 강좌 및 답사

미디어제주와 (사)제주대안연구공동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1회 미디어제주 인문학 강좌 '김태일 교수와 함께하는 영화속 도시건축 이야기'가 16일부터 시작됐다.
건축과 개발의 문제, 건축과 도시 경관의 문제.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런 문제를 좀 더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에서 출발, 건축에 영화를 대입시켜 도시문제를 이해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디어제주가 주최하고, 제주대안연구공동체 공동주관으로 진행되는 1회 미디어제주 인문학강좌첫 강좌가 16일부터 제주치과의사회 회의실에서 시작됐다. ‘김태일 교수와 함께하는 영화속 도시건축 이야기라는 주제를 단 이번 인문학강좌는 67일까지 매주 1차례 진행되며, 615일은 건축물을 직접 바라보면서 건축을 이해하는 건축물기행이 이어질 예정이다.

김태일 교수와 함께하는 영화속 도시건축 이야기는 모두 4가지의 카테고리로 구분해 진행된다. 4개의 카테고리는 역사의 도시(516) 욕망의 도시(524) 감성의 도시(531) 미래의 도시(67) 등이다.

각각의 카테고리는 관련 영화를 통해 그 속에 담긴 도시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역사의 도시편에서는 리스본 이야기 로마의 휴일 티벳에서의 7년 등의 3편의 영화를, ‘욕망의 도시초록물고기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올드보이 등 영화 3편을, ‘감성의 도시편에서는 건축학개론 연풍연가 파이란 등의 영화를 통해 영화 속에 담긴 도시문제를 끄집어낸다. 마지막 강좌인 미래의 도시편에서는 마이노리티 리포트 터미네이터 5원소 아바타 등 4편의 영화를 본 뒤 그 속에 담긴 제주도시의 미래를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첫 날인 16일은 3편의 영화를 들여다보면서 그 속에서 도시 이미지를 찾아나갔다. 강좌를 진행한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김태일 교수는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다. 핵심은 바로 건축에 있다고 운을 뗐다. 이날 들여다 본 영화는 리스본 이야기로마의 휴일’, ‘티벳에서의 73편이다.

리스본 이야기는 도시 속에 있는 각종 소리를 통해 삶의 가치를 보여준다. 영화는 카메라는 순간을 포착할 뿐 그건 순간이라고 말한다. 바로 유일한 실재는 기억임을 강조하고 있다.

제주대 건축학부 김태일 교수가 기억에 남을 제주의 도시건축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김태일 교수는 도시는 눈에 보이는 이미지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제주엔 멋진 풍광 속에 숨겨진 제주다움을 이해해야 한다개발을 하더라도 제주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고, 제주 본연의 것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마의 휴일역시 기억을 말한다. 영화 로마의 휴일은 로마라는 도시 하나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이다. 로마를 위해 헌정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화는 로마라는 도시를 홍보하는데 열중이다. ‘로마의 휴일은 후대에게 아름다운 기억을 남길 수 있는가를 되묻는 영화에 다름 아니다.

김태일 교수는 기억의 도시는 흔적과 기억을 잘 남겼을 때 찾아온다. 랜드마크는 높고 큰 것만이 아니다. 제주의 랜드마크는 바로 한라산이다. 그런데 거기에 케이블카를 들여놓겠다고 말하곤 했다. 이는 제주도를 모독하는 것이며, 제주도민을 모독하는 것이다. 기억을 잘 포장해서 되살리는 게 후손을 위해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티벳에서의 7은 자연 그대로인 티벳의 환경을 통해 영혼의 도시는 어떤 것인가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라마교와 달라이 라마로 대변되는 티벳은 남다른 정신세계를 가진 지역이다. 그런 티벳의 정신은 바로 땅에 있다. 영화는 그런 땅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태일 교수는 최근 중국 자본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제주의 많은 땅을 중국자본에 팔고 있는데 영혼의 땅이라는 측면에서 제주도에 도시의 영혼은 있는가 묻고 싶다. 중국자본은 대부분 중산간지역을 개발하고 있다며 문제를 던졌다.

김태일 교수는 이어 제주의 대목장인 공동목장은 마을의 역사이다. 바로 제주의 풍경으로, 그걸 파는 건 영혼을 파는 것이나 다름없다제주도는 땅이 특별한 곳이다. 특별한 역사를 지닌 곳이기에 지켜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1강 '역사의 도시'에 나온 영화를 보며 김태일 교수의 강연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수강생들.
한편 제1회 미디어제주 인문학강좌 제2강인 욕망의 도시는 오는 24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제주치과의사회 회의실에서 만날 수 있다. 수강료는 없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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