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키위, ‘적지적작’으로 세계 최고 품질로 경쟁력 충분”
“제주산 키위, ‘적지적작’으로 세계 최고 품질로 경쟁력 충분”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3.05.11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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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품종 키위를 도입·보급, 체계적인 관리…도내 키위 농사 선구자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36>송명규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결코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키위와 34년째 인연을 맺고 표선면 토산리에서 키위를 재배하고 있는 송명규 현대농원 대표.

“제주 키위를 세계 제일의 것으로 키워보고 싶어요. 제주지역이 키위를 재배하는데 가장 좋은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농사는 ‘적지적작’(適地適作)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제주키위는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봐요”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에서 키위를 심어서 기르고 있는 송명규 현대농원 대표(65·B&F인터내셔널㈜ 대표이사·회장)는 키위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키위는 1979년에 처음 알았고, 1981년에 재배를 시작했죠. 1996년 토산리에 1만2000평을 사 친구와 키위를 재배하다 2001년부터 제주에 내려와 본격적으로 하게 됐어요. 죽기 전에 하나 해놓고 싶었고, 키위에 빠져 한길로 살아온 지 34년이 됐네요. 가족은 서울에 있고요”

송 대표는 키위를 직접 재배를 하기 전부터 농산물유통업체인 현대농산교역㈜을 경영하면서 1990년 국내에서 키위를 처음 수입할 때 독점했다고 전한다. 이 회사는 리딩컴퍼니로 뽑히기도 했다.

현재 송 대표는 농원 전체면적 4㏊ 가운데 1㏊엔 헤이워드, 2㏊는 메가키위 품종의 나무를 심어 접목하고 있다. 2~3년 지나면 본격적인 수확이 이뤄진다

송 대표는 제주지역에 신품종 키위를 도입했고, 키위 품질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관리를 함으로써 키위 농사의 선구자로 익히 알려졌다.

“2010년 6월 그리스의 아그로하라 회사와 협약을 해 신품종 테칠리드(메가키위)아시아지역 특허독점사용권을 갖고 있어요. 20년 동안 메가키위 특허권 사서 재배하고 있죠.

송대표가 현재 메가키위를 심어서 키우고 시설하우스
송 대표는 메가키위를 2011년 처음 도입해 묘목 150그루, 접목 1200그루를 식물검역소에서 격리재배를 끝냈다. 1차로 농가를 모집해 20㏊를 재배하고 있고, 3년정도 키우면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키위 재배과정에서 농가들이 너무 땅을 중요시 여기지 않아 안타까워요. 금비 등 화학비료로만 농사지어서 그래요. 퇴비를 많이 써야 좋은 품질이 나오고 맛있는 게 나오는데. 이곳에선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대부분 퇴비를 유기농에 가깝도록 쓰고 있어요”

실제 키위나무가 심어 있는 시설하우스에 들어서니 땅이 푸석푸석하고 무르다는 느낌이 온다.

“퇴비를 주고나면 땅이 동글동글하게 돼 발이 푹푹 빠질 정도에요. 삽으로 땅 밑을 파면 지렁이가 많아요. 그래서 품질 향상에 도음을 줘요. 현재 일부 농가들과 같이 연구하고 있고 실제 쓰고 있기도 해요”.

퇴비는 소똥· 돼지 똥, 버섯찌꺼기으로 ‘식물성 6대 동물성 4’ 비율로 만들어 쓴다. 식물성 원료는 육지에서 동물성 원료는 도내에서 조달한다. 퇴비는 한해에 ‘봄 50: 여름 30: 가을 20’ 비율로 3~4차례 뿌리고 있다.

“농업은 땅부터 만들어야 해요. 좋은 땅에 나무를 심어 반듯하고 예쁘게 키우면 과일 잘 달리고 품질도 좋다는 기본이죠. 농업은 섭리에요”

송 대표는 앞으로 키위산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
“키위의 경쟁력은 품질과 가격 두 가지가 있어요. 앞으로 가격에 의한 경쟁력이 있지만 좋은 품질만 만들면 경쟁력 충분히 있죠. 채산성도 높고 농사 짓는게 힘들지 않아 할 만 하죠”

현재 키위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을 빼면 13나라에서 8만6000㏊를 재배하고 있다고 송 대표는 설명한다. 13개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남아공, 미국 뉴질랜드 칠레 일본 호주(극소수)이다.

송 대표는 중국만 재배면적이 8만㏊를 넘어서고 있지만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한국은 700㏊가량 재배하고 있다. 국내 전체 키위 수요는 3만~3만5000톤(국내산 1만여톤, 수입산 2만~2만5000톤)으로 본다.

송 대표는 땅을 살리며 품질좋은 키위를 재배하기 위해 늘 신경을 쓴다.
“키위 가격이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들쭉날쭉 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요. 수급에 따르기가 힘들다는 점이죠. 언젠가는 올 일이지만, 수입산이 많이 들어오면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기 마련이죠”

“정치가들은 우루과이 라운드와 WTO협정 때 농가 피해만 강조했지 정작 구조조정 문제해결엔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농민들에게 구조조정을 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연구와 논의를 통해 실천했어야 했어요. 제주감귤도 구조조정이 되지 않고 있잖아요”

송 대표는 남원읍 태흥에서 안덕면까지 100고지 미만은 전부 노지감귤을, 나머지는 시설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농민들에게 돈을 주다보니 농가가 자생력은 갖추지 않고 정부에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또 농가가 전업용으로 가지 않음로써 장인(匠人)농업이 아니 투기농업이 되고 있어 농업체질 약해질 수 밖에 없죠”

FTA와 관련해서 송 대표는 이미 체결된 한·칠레 FTA나 한·뉴질랜드FTA는 우리의 키위 산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가장 무서운 게 이탈리아라고 잘라 말한다. 현재 키위는 이탈리아가 2만8000㏊에서 47만톤을, 뉴질랜드와 칠레는 각 2만㏊에서 28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칠레나 뉴질랜드산 키위는 우리하곤 생산시기가 겹치지 않아 상호 보완관계라고 볼 수 있어요. 문제는 경쟁관계에 있는 이탈리아에요. 헤이워드 골드키위(jingold·진타오) 품종이 이탈리아에서 들어오면 타격이 심해요. 그런데도 정부에선 EU와 FTA를 체결하면서 우리 키위 피해엔 신경도 쓰고 않고 있어요”

 
메가키위
송 대표는 영향이 크지 않은 칠레와 뉴질랜드 두 나라와 FTA 체결당시엔 키위 피해보상을 한다며 농가와 시설하우스에 돈을 주는 등 정부가 적극 지원했지만, 정작 피해가 예상되는 한·EU FTA체결 땐 전혀 지원해주지 않아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개탄한다.

“EU산이 올봄에 들어와 그린키위 값이 20~30%떨어졌어요. 상징적이고 심리적인 영향이 컸다고 봐요. 지난해 시범적으로 들어왔고 올부터 본격적으로 상륙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걱정스럽죠. 키위는 이태리가 위협적이에요. 값도 싸고 품질도 괜찮아요”

송 대표는 중국과 FTA를 체결하더라도 키위는 겁나지 않다고 말한다.
“수박을 빼놓곤 중국산은 다른 건 맛이 없어요. 녹두 마늘 고추 참깨 정도 빼놓고 우리 것과 너무 차이가 나요. 장사꾼은 돈이 안 되면 수입을 안하는 법이죠.”

제주농업의 미래에 대해선 송 대표는 “상당히 밝다”고 힘줘 말한다.

“외국에서 땅을 보고 세계에서 키위재배 최적지는 브라질 아마존 지역, 그다음이 제주, 그 뒤로 뉴질랜드라고 평가했어요. 제주에서 키위를 감귤 대체작목으로 하고 있는 건 ‘적당한 땅에 적당한 작물’을 재배하는 거예요. 제주가 좋은 토질 갖고 있지만 일조량이 적은 게 흠이요. 육지와 값 차이도 많고, 제주산 품질이 좋아 선호도가 높죠”

“현재 도내 재배지역을 동부 당근, 대정 마늘, 서귀포 감귤, 북군 시설재배 등 특화시켜 철광석 같은 제주을 연마시키면 보석이 될 것”이라는 송 대표는 “농민들이 할 수 있는 구조조정을 해줬으면 한다”고 바란다.

송 대표의 가훈과 사훈은 ‘참’(어니스트)이다. 어떤 일이든 속이지 말아야 한다. 땅과 식물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세계키위총회(IKO)참석자들이 저의 키위농사를 보곤 ‘월드베스트’라고 했어요. 키위로 전 세계를 지배하고 싶어요. 제주키위가 세계 제1의 키위가 될 수 있도록 키워보겠어요. 앞으로 하면 할 수 있다는 맘을 갖고 살아가야죠.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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