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종·신기술 감귤 개발, 시설 에너지비용 절감 찾아야”
“신품종·신기술 감귤 개발, 시설 에너지비용 절감 찾아야”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3.04.0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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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하우스에 천연자원 활용 방법 개발·실천…감귤 출하시기 다변화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31>김민수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현재 제주 농업의 경쟁력과 현주소는 어디까지 왔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감귤시설하우스에 새로운 열에너지원을 개발해 실제 쓰고 있는 김민수 자연농장 대표.
“농업을 IT와 접목한다면 FTA 등 개방 파고를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봐요. 신품종과 신기술을

이용한 감귤산업에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죠, 적정한 때에 출하하면 경쟁력이 있으리라 믿어요. 앞으로 제주의 농업은 할 게 많아요”

서귀포시 하원동에서 감귤과 매실을 재배하고 있는 김민수 자연농장 대표(46)는 제주 농업의 미래는 밝다고 힘 줘 말한다.

“제주지역 농업여건은 한마지로 ‘황금의 땅’이라 할 수 있어요. 일단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환경오염을 외부와 차단할 수 있고, 우수 청정농산물 생산기반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죠. 가속화하는 산업화에 맞춰 친환경농업으로 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결혼하면 전원에서 나무 가꾸며 사는 게 꿈’이었던 김 대표는 감귤농사를 하던 아버지가 중품으로 쓰러지면서 가업을 이어받아 운명적으로 감귤농사에 뛰어들게 됐다.

제주대학교 해양학과를 졸업한 뒤 김 대표는 3~4년 직장을 다니다 31살 때부터 노지감귤 6000평을 사서 농사를 지어 이젠 16년째 접어들었다.

김 대표의 감귤하우스
김 대표의 감귤하우스에 설치된 가온시설
현재 영농규모는 매우 큰 편이다. 노지감귤을 2만평, 매실 5000평, 가온하우스 3000평에서 레드향(1500평)과 천혜향(1500평)을 재배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친환경유통센터 영농법인을 별도로 만들어 농장사업부와 유통사업부로 나눠 감귤 생산과 유통을 함께 처리하고 있다.

건물 400평에 자체유통시설 갖춰 하루 10톤 정도 처리능력을 갖춘 선과장을 운영하면서 정규직원 12명, 일용직원 40~50명을 고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한 몫하고 있다.

이곳에서 올리는 총매출액은 연간 30억 원 이상은 나온다는 게 김 대표의 계산이다.

김 대표는 ‘가장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는 때가 언제’인지에 맞춰 출하 때를 차별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도내에서 처음 천혜향을 11월부터 수확해 출하를 시작 12월에 마무리해 대박을 터뜨렸죠. 천혜향은 12월 중·하순께 가온을 해 이듬해 2~3월에 출하하는데 가온과 수확 때를 앞당긴 게 주효한 셈이죠. 농작물은 아무도 나오지 않을 때 출하하면 가장 값이 좋아요”

여느 농가와 마찬가지로 김 대표도 하우스시설 감귤을 재배하면서 가장 부담스러운 게 난방비였다. 날이 갈수록 기름 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하우스 안 난방을 위해 쓰는 열풍기를 대체해 에너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다른 열 에너지원을 찾기에 나섰다.

그 결과 제주도농업기술원 허영길 지도사의 자문을 얻어 전국에서 지열시스템에 빗물을 접목시켜 기름을 쓰지 않고도 열에너지를 쓸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성공, 실제로 쓰고 있다.

“처음엔 과연 빗물을 열에너지로 쓸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선택과 판단을 고민했죠. 뜬눈으로 밤샘하면서 실험을 진행하다 빗물이 바깥 공기 온도를 그대로 갖고 있는 성질과 열이 순식간에 회수되는 놀라운 결과를 발견했어요”

한마디로 빗물의 온도가 열에너지 자원으로 씀으로써 열에너지 비용에서 비싼 기름을 쓰지 않게 된 것이다. 빗물만 있으면 그 자체온도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 대표는 지난해 하우스 3000평에 자부담 2억 원과 농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빗물과 지열을 접목한 시스템을 시설해 쓰고 있다.

시설은 히트펌프(150RT), 온수탱크(100톤), 펜 코일(4만㎉용량 60대), 잉여열원 회수 제어장치, 빗물 저장조(100톤) 등이다.

김 대표가 빗물과 지열시스템을 접목한 가온시스템의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이 시설의 작동원리는 빗물 받아서 빗물의 온도(섭씨13~15도)로 히트펌프를 돌리고, 하우스에 차가울 때 가온하고, 다시 하우스가 따뜻해지면 우수조에 열을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쓴다. 이는 계속 순환하면서 쓰고 있다.

시설하우스 3000평 가온했을 때 쓰는 비용은 일반기름은 1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시스템을 쓰면 전기요금 2000만 원 가량 들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절감 효과를 보는 셈이다.

“빗물 탱크용량은 커야 돼요. 열원이 크면 클수록 열을 많이 갖고 올수 있어 최소 100톤 이상은 돼야 겨울철 추운 날씨에 쓸 수 있어요. 우수조는 마치 스마트폰에 쓰는 배터리와 같은 원리에요. 관련기관에서 우수조는 작은 용량이 아닌 최소 100톤 이상을 지원해줬으면 해요”

지하에 빗물 탱크를 만들면 위에는 창고나 기타 시설로 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지금처럼 먹는 물로 농사를 짓는다는 건 낭비이죠. 빗물을 이용해 농사짓고, 열에너지로 써야 해요. 앞으로 농업용 하우스를 신규 조성할 때는 빗물과 지열시스템 두 가지를 패키지로 설치하도록 의무화했으면 좋겠어요. 비싼 기름값 걱정은 덜 수 있기 때문이죠”

FTA와 관련 김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자기 발전의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입오렌지가 유입되면서 도내 한라봉 등 가온 하우스제배작목이 풍전등화 위기를 맡고 있어요. 하지만 관행농업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시장변화를 주시해 대응하고 소비자를 위한 소비자에 맞는 농사를 개발해야 할 때에요“

앞으로 감귤산업은 생산비가 예전과 달라 하우스 난방비를 줄이고 출하시기 분산시켜야 경쟁력을 갖추고 농가가 함께 살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수입오렌지가 2월부터 극조생이 들어오고, 3~4월 본격 출하되면, 도내 하우스농가를 타깃으로 경쟁을 하게 돼요. 작목과 출하시기를 오렌지 성수기와 겹치지 않도록 선택·분산이 필요해요”

빗물을 이용한 열에너지원을 모아두는 시설
김 대표은 획일화한 농업정책이 아쉽다고 쓴소리를 한다.

“사람 맞춤형 농업을 갖춰 업그레드한 프로그램 개발해야 해요. 농업이 어느 작목에 편중되지 않은 골고루 농업이 될수 있도록 불균형 해소가 시급하죠. 젊은 층이 개발·창안하는 걸 따라갈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하고 컨설팅 할 수 있도록 농업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어요”

김 대표의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늘 아침 5시에 기상, 하루 계획을 세운다. 시간이 비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보람 있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 기반을 갖고 획일화된 농업 생산위주에서 관광을 접목시켜 생활체험 등 다각화된 농장을 만들고 싶다”는 게 앞으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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