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시설 난방비용 절감만 해결되면 충분히 경쟁력 있어”
“망고, 시설 난방비용 절감만 해결되면 충분히 경쟁력 있어”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3.03.3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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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처음 제습난방기 개발, 화목보일러 사용, 에너지 효율화 실천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30>고봉수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현재 제주 농업의 경쟁력과 현주소는 어디까지 왔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망고 재배에 제습난방기를 처음 개발해 쓰고 있는 고봉수 대표
“실패를 수없이 해봐서 그런지 이젠 실패가 두렵지 않네요. 망고 농사는 실패를 많이 하는 농사여서 그런지 재미가 있어요. 망고는 재배기술을 제대로 알고 난방 문제만 해결해나간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봐요”

서귀포시에서 망고를 재배하고 있는 고봉수 ‘봉수네 농장’대표(43). 도내 처음으로 망고 하우스시설에 제습난방기를 개발해 쓰고 있는 공학도 출신 농가다.

울산공대 기계공학과에서 컴퓨터 설계를 전공한 고 대표는 경주에서 현대자동차 계열사 설계부 근무하다 1998년 귀향, 전기·기계 관련 일을 하다 2001년부터 농사에 입문했다.

결혼한 뒤 설계일도 하며 처음 한라봉 하우스시설 600평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설계일도 함께 하며 망고도 600평과 노지감귤 1600평을 재배하고 있지만 숱하게 시행착오를 겪었다.

“2004년 하우스를 직접 지어서 본격 망고 농사와 인연을 맺었죠. 투자도 많이 했지만 실패도 엄청나게 했어요. 망고에 관해 누가 재배방법도 가르쳐주려 하지도 않았고, 아직까지 기술이 제대로 정립된 게 없기 때문이죠”

고 대표는 고소득 작물로 알려진 망고 농사에 뛰어들어 성공한 건 불과 3년 전부터이다. 수확량을 연간 최고 3000kg까지 올리기도 했다. 스스로 재배기술과 노하우를 터득했고, 기름 값을 줄이려 제습난방기를 만들어 쓰고 있는 걸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고 대표의 망고재배 하우스
망고 열매
“망고 재배기술에 관한 국내 연구물이 별로 없어요. 처음엔 인터넷에서 인도 사이트를 찾아가며 망고재배기술을 직접 번역하면서 익히고 활용을 했죠. 특히 농업기술센터 김성태씨의 도움으로 공동 연구를 하기도 했어요”

망고 재배는 나무를 심어 11월에서 12월에 가온하고, 5~6월에 수확한다. 망고 품종은 ‘어윈, 클렌, 마야, 반다이크, 오스틴, 켄트,켄싱톤, 오크롱’ 등 100여 가지로 매우 많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목은 우리나라에서 ‘애플망고’로 불리는 ‘어윈’이다.

현재 고 대표는 농장에 제습난방기 2대(10RT)와 화목보일러 2대(10만㎉ 1대, 6만㎉ 1대), 온수탱크(10톤) 2대를 설치해 쓰면서 난방비를 절감하고 있다.

제습난방기는 공학도인 고 대표가 자신의 전공을 살려 만든 작품이다.

“농사를 짓다보니 난방비를 절감하는 게 관건이란걸 알았죠. 처음에엔 제습기를 쓰다 제가 기계 쪽을 알기 때문에 업체에 난방기 제작을 요청했어요. 업체에서 일부분 재료비를 부담해서 실험을 함께 하다 보니 제습난방기를 만들게 됐죠. 도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셈이죠”

고 대표는 스스로 만든 화목보일러를 4년째 가동해 쓰고 있다. 제습난방기는 지난해 설치했고 그 이전에 제습기를 썼다.

현재 고 대표의 난방시스템은 제습난방기로 가온한 뒤 화목보일러로 보충한다. 예전엔 기름보일러를 먼저 쓴 뒤 화목보일러에 이어 제습난방기를 썼지만 지금은 반대순서로 가동하고 있다.

주간에 물을 데워 저장했다가 야간에 난방으로 쓰고 있어, 기름보일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난방비를 최대한 줄인다.

작동원리를 보면 주간엔 제습난방기 가동해 하우스 안 더운 공기를 흡수하고, 습기를 제거한 뒤 급탕 열교환기 통해 온수 생성(저장)하고, 하우스 안으로 더운 공기를 공급한다.

야간엔 온수를 제습난방기 토출부분에 설치된 열교환기에 공급해 하우스 안에 더운 공기 공급한 뒤 순환된 습한 공기에서 습기 제거한 뒤 하우스 안으로 공급한다.

기기 성능을 보면 제습기(10RT)는 1시간에 20ℓ를 제습하면 시간당 1만800㎉ 열량이 나오고, 하우스 안(일출 때 평균 30도) 더운 공기 순환하면 시간당 2만㎉ 열량 이 생긴다.

이를 통해 망고의 ‘눈물과’를 막아 상품성을 70%에서 95%까지 높이고 곰팡이병 방제도 크게 줄이고 있다.

망고는 습기에 약해 하루아침에 열매에서 눈물이 흘러 ‘눈물과’와 과일이 쪼개지는 열과로 상품성이 떨어진다. 망고는 습기의 최고의 동반자이자 적이 될 수 있다는 게 고 대표의 설명이다.

망고의 생육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고 대표
“기계는 사용자 능력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고 봐요. 저는 에너지쪽과 기술적으론 전공을 많이 응용하는 편이고, 농사는 책자에서 최대한 활용하고 있죠. 전공이 아니어서 책에서 길을 찾았죠. 책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책대로 하다 보니 방법이 나오데요.기존 농사법과 다르게 하고 있어요”

고 대표는 2006년 첫 수확 때 전기사고로 애써 가꿔 놓은 망고를 하나도 출하를 못한 적이 있는 등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아직까지 망고재배기술이 정립이 안 돼,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배를 해버려 정석이 없어요. 올해부터 하우스안 5곳에 센서를 설치, 컴퓨터에 온·습도관리 데이터를 저장해 체크해 적정치를 찾고 있죠. 주먹구구식이 아닌 걸 해보려고 처음 시도하고 있어요”

양식이나 장비는 제습난방기 업체에서 많이 도움을 받고 있고 있다.

망고 관련 산업과 관련, 고 대표는“전망은 최고라 할 수 있지만 거품이 많다”고 말한다.

“생각처럼 고수익은 아니지만 자기만 부지런하면 충분히 타산성이 맞는다고 봐요. 난방비만 빼면 60~70%는 버는 셈이죠. 앞으로 망고 해걸이 현상을 극복하는 방안을 찾는 것도 새로운 과제예요”

고 대표는 도내에서 망고 재배농가는 엄청나게 많이 농사에 손을 댔다가 포기하고 많이 나가면서 현재 100농가 수준이라고 전한다.

“꿈을 꾸고 들어왔다가 실패해서 나간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제주망고는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고 봐요. 그래서 앞으로 망고 전망은 최고라고 보는 거죠. 7~8년 정도해야 소득이 보여요. 첫 해 잘하면 2~3년 안에 망하는 게 많아요. 농사를 너무 쉽게 보면 실패해요”

하우스안에 설치된 제습난방기
화목보일러
고 대표는 언론에서 망고에 관한 기사가 너무 과장된 게 많다며 꼬집는다.

“기사에서 망고 값이 현실보다 값이 많이 부풀려져 있어요. 망고가 처음 출하할 때 값이 가장 좋을 때 것만 알려주다 보니 그래요. 값은 시기에 따라 최저와 최고가 10배차이가 나지요. 허상을 쫓고 있는 게 많아요”

FTA와 관련, 고 대표는 망고는 가장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도 망고는 계속 수입되고 있지만 수입망고와 차별화하고 있어요. 보관기간이 일주일정도인데 들여오는 건 미숙과, 나가는 건 완숙과이죠. 문이 열리면 값은 내려가겠지만 편차는 심하지 않아 존립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봐요, 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전제가 있죠”

“농장에 날마다 출·퇴근해야 농사에 성공할 수 있다”는 고 대표는 “기술은 오십보백보로 별 차이가 없지만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관건이죠. 농장에 찾아오면 노하우를 잘 알려주는 편이죠”
고 대표의 가훈은 ‘조냥허여사’(절약해야)이고, 좌우명은 “멋지게 살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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