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로 재탄생시킨 건 모든 이들의 공간이 되길 바랐기 때문”
“카페로 재탄생시킨 건 모든 이들의 공간이 되길 바랐기 때문”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3.03.3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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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건축학도에서 바리스타로 변신한 ‘카페 서연의 집’ 지준호씨

'카페 서연의 집' 바리스타 지준호씨.
바리스타와 건축가. 같을까, 다를까. 서로 다른 두 직업을 하나의 개념으로 보는 이가 있다. 엊그제 오픈한 카페 서연의 집의 바리스타인 지준호씨(33). 왜 두 직업의 개념이 같을까. 명필름문화재단의카페 서연의 집에서 그를 만나 사연을 들어봤다.

그는 건축학도다. 제주도 건축디자인전공을 졸업했고, 대학원도 건축디자인전공이다. 지금은 휴학 상태이다. 바리스타에 빠져든 건 4년째다. 건축 활동을 하기 위해 다른 에너지를 찾던 중 바리스타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은 오히려 바리스타가 업()이 돼 있다.

건축가는 고객의 입장을 들어줘야 하지요. 바리스타도 마찬가지입니다. 손님이 원하는 커피를 만들어줘야 하잖아요.”

그렇다. 클라이언트, 즉 건축가를 찾는 건축주도 의뢰인이고, 카페를 찾는 손님 역시 바리스타의 입장에서는 의뢰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바리스타나 건축가가 다르지 않다고 한다.

바리스타 지준호씨가 '건축학개론'의 추억에 잠겨 있다.
그와의 대화는 카페 서연의 집’ 2층에서 이뤄졌다. 대화 내내 영화 건축학개론OST인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흘러나왔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한 장면에 들어온 듯 한 기분이 들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기억을 묻고 싶었다. 영화를 본 이들은 건축학개론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카페 서연의 집은 영화의 모습과는 다소 차이를 지닌다. 영화 속 기억을 지닌 이들이 카페 서연의 집에서 느낄 수 있는 기억은 무엇일까. 그는 건축학도의 입장에서 카페 서연의 집에 담긴 기억을 풀어냈다.

영화와 다르지 않느냐고도 할 수 있어요. 세트장을 그대로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이 있었죠. 사람들은 첫사랑의 설렘과 영화 속 서연의 아버지의 따뜻함을 기억을 할 겁니다. ‘카페 서연의 집은 영화 속 이미지 가운데 핵심이던 넓은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창을 살려냈어요.”

그러면서 그는 카페 서연의 집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제주 건축과 관련지어 설명하기도 했다.

멕시코의 거장인 루이스 바라간은 하늘을 잘 다뤘죠. 그렇다면 제주건축에서 필요한 건 뭘까요.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이 있고, 햇볕이 있죠. 그걸 제주건축에 다 가져가려면 안된다고 봐요. 삶에 포함되도록 색깔을 찾는 게 필요하겠죠.”

건축학을 전공한 지준호씨. '카페 서연의 집'에 대한 건축학적 이미지를 설명하고 있다.
카페 서연의 집은 세트장 그대로가 아닌, 변화를 입혔다. 그의 말마따나 세트장처럼 모든 걸 그대로 했다면 어떻게 될까. 기억은 보존되겠지만 영화 속의 기억을 찾으려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카페 서연의 집은 그의 말처럼 을 보존했다. ‘은 영화 속 서연(한가인)이 승민(엄태웅)에게 더 넓은 바다를 보고 싶다는 클라이언트로서의 약속을 지켜준 공간이면서 영화의 핵심적인 장면이다. 그건 첫사랑의 부탁이었으니까.

명필름문화재단이 만든 이 곳은 개인 소유물이 아닙니다. 카페로 재탄생 한 것은 모든 이들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한 것이죠. 이 곳을 찾는 이들은 커피를 마시는 공간으로서만 아니라 건축물을 보면서, 느끼면서 가길 기대해요. 커피를 즐기듯 서연의 집이라는 건축물도 즐겼으면 해요. 루이스 칸은 집을 지을 때 재료에게 묻는다고 하잖아요. 저도 바리스타의 입장에서 묻고 싶어요. 커피야, 너는 무엇이 되고 싶니?”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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