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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앓이’, ‘강정앓이’로 아픔 겪는 이들을 위한 영화가 온다
‘4.3앓이’, ‘강정앓이’로 아픔 겪는 이들을 위한 영화가 온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03.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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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과 강정을 함께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비념’ 예고편 공개

4.3과 강정을 함께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비념'의 홍보 포스터. 오는 4.3일 개봉될 예정이다.

3만명이 넘는 무고한 제주도민들이 정부에 의해 희생당한 제주 4.3과 6년째 강정 해군기지 건설사업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또 한 편의 영화가 찾아온다.

영화 ‘지슬’이 1948년의 과거 일을 다룬 작품이었다면, 제주 4.3과 강정을 함께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비념’은 바로 현재진행형인 제주인들의 아픈 속살을 그대로 보여준다.

‘비념’ 개봉일이 4.3 65주년을 맞는 다음달 3일로 확정된 가운데, 제작사측이 13일 예고편을 전격 공개했다.

오름과 바다, 감귤 밭을 배경으로 ‘어느 바람 고운 날 제주섬이 당신을 부를 때… 잠시 멈춰 주소서 숨죽인 그날과 닿을 수 있게’라는 카피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제주가 현재 겪고 있는 아픔을 정면으로 다루겠다는 암시인 셈이다.

이어 4.3과 강정마을의 자료화면과 생생한 음성이 화면을 뒤덮는다. 60년을 훌쩍 넘기도록 아물지 않고 있는 상처와, 다시 정부의 공권력에 의해 아픔을 겪고 있는 제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임흥순 감독의 독특한 영상 미학이 느껴지는 영화 ‘비념’은 예고편만으로도 제주 뿐만 아니라 강정의 아픔을 함께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한 편의 애절한 서정시를 접한 듯한 아련함을 느끼게 해준다.

제주어로 ‘작은 굿’을 뜻하는 ‘비념’은 ‘빌고 바란다’는 뜻의 ‘기원(祈願)’과도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영화 ‘비념’은 기존 다큐멘터리와 달리 이야기보다 공간과 사물의 움직임, 바람 부는 풍경, 곤충과 동물 등 생명의 이미지들을 보여줌으로써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제주의 슬픔을 다루는 방법을 선택했다.

임흥순 감독은 2년 4개월 동안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숨겨진 아픈 제주의 역사와 기억들을 나무와 돌, 바람과 숲과 함께 카메라에 담았다.

‘올 봄, 세상을 울릴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는 타이틀처럼 4.3과 강정의 아픔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비념’이 어떻게 위로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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