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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귤, 온난화대비해 시설 아닌 노지재배로 가야 경쟁력 있어”
“ 감귤, 온난화대비해 시설 아닌 노지재배로 가야 경쟁력 있어”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3.01.27 11: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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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환경, 선도적 농업기술 실천으로 극복, 한라봉 고품질 생산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21> 강창희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결코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220고지란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고 고품질 한라봉을 생산하고 있는 강창희 한라봉파크 대표.

“앞으로 감귤은 노지재배로 가야 한다고 봐요. 시설재배론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바람만 완벽하게 막아주면 시설의 80~90%효과는 볼 수 있을 거에요. 기후 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죠. 늘 새롭고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해요”

13년째 제주시 한림읍에서 감귤재배를 하고 있는 강창희 한라봉파크 대표(63).

7년 전 다니던 직장에서 정년퇴임한 뒤 본격적으로 한라봉 재배에 뛰어든 강 대표는 자신을 스스로 귀농한 전업농민이라고 소개한다.

회사를 다닐 때 애월읍 장전리에 사 논 땅에 온주감귤을 3300㎡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게 돼 한림읍 금악리에 땅 1만65000㎡을 산 게 시설한라봉 재배와 인연이 됐다.

지금 강 대표는 금악리에 한라봉파크 1농장에서 시설한라봉 2만㎡(하우스 6채)를, 대림리 한라봉파크 2농장에서 노지한라봉 1만3000㎡를 재배하고 있다. 한마디로 한라봉 전문 기업농이다.

“조수입이 하우스에서 연간 2억 원은 되죠. 올해부터는 노지에서 본격적으로 수확을 보게 돼 앞으로 2~3년 뒤엔 조수입이 1억 정도는 될 거에요”

강 대표는 1999년부터 온주감귤 대목에 한라봉 고접갱신을 시작으로, 불리한 환경을 극복해가며 고품질 한라봉을 생산해오고 있다.

“처음 220고지인 금악리에서 한라봉을 재배한다니까 주위에서 과연 할 수 있겠냐고 비웃기도 했다. 하지만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다보니 나름대로 성과가 있데요”

 FTA 등 앞으로 제주감귤이 살아가기 위해선 품종다변화와 노지재배가 필요하다는 강 대표는 올해부터 노지감귤을 수확하게 된다.
강 대표는 여러 가지 선도농업기술을 실천하면서 한라봉 품질을 개선하고 효과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지하공기를 이용해 열 공급을 하고 있어요. 바깥기온이 영하2~3도에서도 하우스 안은 영상 2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죠. 지하열을 이용해 기름으로 때지 않으니 경영비가 그 만큼 덜 들죠. 2006년엔 지하공기를 이용해 에너지를 절감한 것을 실증하기도 했어요”

강 대표의 하우스에 있는 나무의 키는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고 있고, 햇볕이 잘 들어오게 나무 사이 공간을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다.

불리한 재배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2008년부턴 스윙글대목(강세대목)을 이용해 한라봉 품질을 높이고 있다. 스윙글은 미국 캘리포니아산 탱자나무로 나무가 자라는 상태가 강하고 사철나무이다.

“스윙글은 땅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요. 당도는 탱자나무보다 0.5~1브릭스 가량 떨어지지만 수세가 강해 산도가 잘 빠지죠. 낙엽수인 탱자보다 장점이 많아요. 현재 일본에서도 많이 쓰고 있어요”

2009년엔 수분측정기를 땅에 묻는 수분자동제어시스템을 1년 동안 운영했지만 육안보다 산이 안 빠져 실패해 쓰지 않고 있다고 강 대표는 전한다.

“비료는 1년에 4번씩 줬지만 3년 전부터 비료를 액비화해서 쓰고 있어요. 영양소를 골고루 줄 수 있어 화학비료의 1/5만 줘도 120%효과가 있어요. 지하열을 이용해 액비 탱크에서 만들어 한 달에 한 차례씩 관수해서 뿌리고 있죠”

강 대표는 한라봉 값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고, 감귤 만감류 재배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나중에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게 바로 노지재배라는 게 강 대표의 지론이다.

“노지에서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망만 시설하면 비닐하우스의 80~90%효과가 있다고 봐요. 노지에서 재배하면 비닐 값과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하우스 것보다 맛이 있어 경쟁력이 있어요. 앞으로 비닐을 쓰면 경쟁력이 없어요”

 하우스 가온을 위해 기름보일러가 아닌 지하공기를 이용하고 있는 연결관. 
더욱이 기후 온난화에 대비해서라도 노지재배가 중요하다고 강 대표는 힘 줘 말한다. 금악리가 220고지이지만 온난화로 해마다 눈이 별로 오지 않아 나무 생육엔 더욱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강 대표는 행정이나 관련기관에서도 감귤을 시설이 아닌 노지에서 재배하도록 권유해나가야 한다고 힘 줘 말한다.

“시설감귤재배는 기름 값, 인건비 등 생산비, 태풍 등 노지보다 불리한 게 많아요. 때문에 앞으로 경쟁력은 시설이 노지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예상해요.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남쪽에선 만감류를 거의 노지에서 재배하고 있지 시설재배는 북쪽지역에서 별로 없잖아요”

앞으로 10년 뒤 제주지역 기후온난화도 대비해야 하고 온난화지역에서 시설재배에 성공한 곳이 없다는 게 강 대표의 주장이다.

“현재 행정기관 등에서 실태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설 쪽으로 유도하고 있고 농가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시설보다 노지 쪽에 지원도 많이 해줘야 해요. 앞으로 감귤은 하우스에선 절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싶어요”

FTA와 관련 강 대표는“오렌지가 들어온다고 겁을 먹어선 안돼요. 우리 것을 더욱 맛있게 만들도록 해야죠. 경쟁력을 갖춰 극복하겠다는 마음가짐과 노력이 중요하다고 봐요”

FTA를 극복하기 위해서 강 대표는 자신은 우선 품목을 다변화해 조기 출하, 늦게 출하, 연중 출하할 수 있도록 하고, 8~12월까지 농하기에 나올 수 있는 과수를 찾아서 재배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다. 요즘 황금향,세또미, 감평 등 품목을 다변화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강 대표의 하우스시설엔 1년에 국립농수산대학생 2명이 내려와 한라봉 재배기술을 익히는 등 실습을 하고 있다.
최근 FTA관련 자금 지원실태에 대해 “자금지원은 받는 사람은 여러 번 받고 받지 못하는 사람은 한 번도 받지 못하는 등 불공평해요. 한 번 혜택을 보면 끝내고 다른 사람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는 게 맞다고 봐요”라고 강 대표는 쓴소리를 한다.

“자금도 놔 뒀다가수입으로 인해 만감류나 온주감귤 값이 떨어져 실제 피해가 날 때 그 차액을 보상을 해줘야 게 맞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경쟁력을 예측하고 자금을 쓸 필요가 있어요”

강 대표는 제주지역 농업 전망에 대해선 ‘여건이 매우 좋다’고 본다.

“제주지역이 앞으로 농업분야는 우리나라에서 선도적으로 갈 수 있어요. 기후 온난화가 오면 육지부와 차별화를 통해 더욱 유리할 거에요. 지금은 망쳐버린 바나나·파인애플도 재배할 수 있게고요. 사람도 환경변화에 적응을 잘하지만 식물도 마찬가지에요”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지 않게 살아가자. 과욕을 부리지 말자”는 게 강 대표의 생활철학이다.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죠. 해준 만큼 받은 만큼 나오지 않습니까. 과욕을 부리지 않고 새로운 방법과 효과적인 방법을 늘 생각하고 미리 준비하는 게 중요하죠”

교육은 생각을 바꾸게 하는 것이라며 정신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강 대표는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을 제2기로 졸업했다. 자신의 농장을 국립농수산대학 실습장으로 쓰며 1년에 2명씩 실습생을 받아 월 50만원씩 주고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자신도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10만㎏을 생산하면 아들·딸에게 물려주고 은퇴하려 해요. 제가 아는 것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전수하고 싶어요. 전정교육도 자주 다녀야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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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d 2013-05-30 20:59:17
I\'m impsreesd! You\'ve managed the almost impossi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