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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그리고 시작과 도전이라는 화두
서귀포시 그리고 시작과 도전이라는 화두
  • 미디어제주
  • 승인 2012.12.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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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제호 서귀포시 비전자문위원장

오제호 서귀포시 비전자문위원장
“난 미래를 모른다. 이것이 어떻게 끝날지 말 하려는 게 아니다. 어떻게 시작할지를 말하는 거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레오역의 토마스 앤더슨의 대사이다.

시작의 중요성을 함축적으로 말해주는 대사이다. 계획에 있어 결과는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결과만을 생각한다면 새로운 시작과 도전이라는 인간 발전의 기본 모태가 아주 축소되거나 사라져 버릴 것이다.

역사를 보더라도 성공만을 생각했다면 지금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비행기도 결과만을 생각했다면 인간이 하늘 위를 난다는 것을 도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우리 주변에 있는 생활용품 대부분도 도전이라는 시작을 통하여 만들어졌다.

행정도 마찬가지이다. 현실에 안주하여 변화하고, 도전하지 않는다면 낙오할 수밖에 없다. 시정의 낙오는 시민과 우리 사회 모두를 함께 낙오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런 까닭에 시정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도전은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다.

올해 서귀포시정의 목표를 ‘새로운 도전’으로 삼고 나아간 것도 시의 발전과 변화를 위해서가 아닌가 한다. 이런 노력으로 시정 성과를 창출해 낸 것도 사실이다. 가장 크게 와 닿는 것이 인구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서귀포시에 살고 있지만 지금껏 인구가 계속 감소한다는 우려스러운 말만 들어왔다. 수치적으로 20여 년 동안 인구가 줄어왔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 1200여 명이 증가했다니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혁신도시 준공, 영어교육도시를 중심으로 한 서부권 발전, 성산권 관광객 증가에 따른 상권 활성화,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귀농귀촌 등으로 인한 인구 증가 요인이 계속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실물경기의 바로미터인 건축 경기가 눈에 뜨게 활성화되고 있다. 필자가 건축사인 탓에 더욱 피부에 와 닿는다. 올해 건축허가가 작년과 비교하여 30% 정도 증가하였다고 한다. 특히 주거용과 상업용 건물이 78% 늘어났다는 것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 관광 요인과 튼튼한 1차 산업의 영향이 아닌가 한다.

사실 제주의 경제를 지탱하는 것이 관광과 1차산업이다. 이 두 가지 산업의 원천이 바로 서귀포시이다. 대부분 관광지가 서귀포에 있고, 감귤 등 농업에 있어서도 서귀포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항, 항만, 상업시설 등이 제주시에 집중됨으로써 제주시권에서 관광소득 등의 과실을 더 많이 가져가고 있다.

이로 인하여 서귀포시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가져왔다. 그런데 민선 5기 들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서귀포시 투숙 유인, 헬스케어타운 조성 등 제주특별자치도 차원에서 균형 발전을 위한 시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귀포시민으로서 뿐만 아니라, 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도 다행이다.

균형 발전은 도의 의지와 더불어 시의 자체 노력이 합쳐질 때 파급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시가 균형 발전을 위하여 가장 노력해야 하는 과제가 야간관광 활성화를 통하여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야간관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서귀포항과 고흥과의 뱃길 연결이다. 현재 뱃길 연결을 위해 여객터미널과 편의시설 등의 공사는 마쳤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운항에 따른 인센티브 등 과감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12년 전처럼 뱃길이 끊기는 아픔을 다시 겪지 않을 것이다. 현재 여수 신형조선소에서 선박 수리중으로 내년 봄 관광성수기 이전에 취항 예정이라니 빠른 취항을 기대해 본다.

다음으로 유엔에서 강조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휴양특구 지정 준비, 바닷속을 활용한 축제 개최, 휴양관광을 위한 기반 마련이 그것이다. 한 예로, 서호와 호근동 시오름 일원에 치유의 숲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 사업은 올해 용역을 완료하고 2014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라니 기대가 된다.

특히 국민적 관심사인 힐링을 전국 최고인 서귀포시 중산간 경관과 산림을 연계하였다는 점에서 성공 예감이 든다. 다만 지역 주민의 소득과 연계 시켜야 한다는 과제에 대한 고민과 사업 발굴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성과와 사업에 대한 필자의 견해와 대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큰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대학 유치이다. 인구 16만 명의 도시에 대학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너무나 허망하게 한다. 대학은 지역 내 고교 졸업자의 대학 진학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인구 유출을 방지하고, 간접적으로는 사회 구성원에게 사회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문화 수준을 높여준다.

또한 혁신도시의 준공으로 인한 전문 집단의 유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문 인력을 키워내기 위하여도 꼭 필요하다. 그런 까닭에 혁신도시에 입주하는 기관과 공동보조를 통하여 대학유치 전략을 짜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우리 비전자문위원회에서도 대학 유치를 위하여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한편 우리 위원회는 올 한해 서귀포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휴양특구, 서귀포세계감귤엑스포 창설, 바다 올레길 조성, 치유의 숲 조성 등에 대하여 50건의 발전적 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전지훈련의 지속적 발전을 위하여 ‘스포츠 의․과학을 통한 전지훈련 방안’에 대한 과제를 이끌어 냈다. 앞으로도 서귀포시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하여 적절한 비판과 대안 제시에 힘쓰겠다.

끝으로 공무원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고 싶다.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시민의 의견에 대하여 항상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의 전문가나 보통의 상식을 가진 시민의 바라보는 시각이 공무원의 시각보다 더 유연하고 효율적인 경우도 있다.

공무원은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법규 해석을 너무 보수적으로 하고, 혹시 자기 신분에 영향이 없을까 하는 보신주의로 시민에게 불편을 주고 있지 않은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공무원이여, 시민을 위하고 시민의 삶을 향상시켜 나가는 데 무엇이 두려운가. 긍정 마인드에 있어 사기업보다 크게 앞서가라는 주문이 아직은 벅차 보일지 모르겠다. 한걸음 앞서가는 것이 벅차다면 같은 걸음으로라도 걷기 바란다. 그리고 항상 시민의 아픔을 생각하는 감성 있는 공무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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