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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자기 관리는 기본, 안전대 대원들 팀웍이 우선이죠”
“철저한 자기 관리는 기본, 안전대 대원들 팀웍이 우선이죠”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12.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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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국내 최초 여성 산악안전구조대 대장 제주산악안전대 오경아씨

전국 최초 민간 산악구조대인 제주산악안전대 대장을 맡게 된 오경아씨. 신임 오경아 대장은 국내 최초 여성 산악구조대장으로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미 창립된지 50년을 훌쩍 넘긴 전국 최초의 민간 산악구조대인 제주산악안전대가 또 하나의 ‘전국 최초’ 타이틀을 갖게 됐다.

국내 산악구조대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이 대장을 맡게 된 것이다. 지난 15일 전체 대원 37명을 통솔하게 될 신임 대장으로 뽑힌 주인공은 오경아씨(43).

“전국 최초 여성 산악구조대장이라는 저 개인적인 이야기보다 제주산악안전대가 더욱 알려졌으면 한다”면서 인터뷰에 흔쾌히 응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그에게서 이미 ‘대장’으로서의 풍모가 느껴진다.

“어릴 때부터 나무를 잘 탔어요. 20대 초반 사촌오빠의 꾐에 넘어가 무수천에 있는 암벽 등반 코스를 탔는데, 주위에서 잘 한다고 칭찬해주니까 그 때부터 이 길로 접어들게 된 거죠.”

1990년부터 제주산악안전대 대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오 대장은 이미 베테랑 산악인이다. 1996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 등정에 성공,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1998년 대통령기 등반대회에서 여자일반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깎아지른 듯한 수직 절벽 고도만 1000m에 달하는 요세미티 엘 캡(El Capitan)을 두 차례나 코스를 달리해가며 오르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산행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엘 캡을 오를 때 3박 4일 동안 절벽에 매달린 채로 잠을 자면서 올랐다”면서 잠시 회상에 잠기는 듯한 그의 표정에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가고 싶다’는 느낌이 전해졌다.

다시 자신의 얘기보다 제주산악안전대 얘기를 더 써달라면서 “제주산악안전대는 지금도 전국 산악구조대 가운데 단연 최고의 실력을 갖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몇 년 전에 2박3일간의 훈련을 마치고 사우나에 갔다가 대원 결혼식이 있어서 맥주까지 한 잔 마신 상태에서 조난 소식을 받고 바로 출동한 적이 있어요. 그 땐 다리에 힘이 풀린 상태여서 정말 힘들었죠” 이처럼 모두 자기 일을 하면서도 언제 출동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한 자기 관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몇 해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자라서 힘든 게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단다. 하지만 그는 “여자이기 때문에 힘든 건 없어요. 다만 불편한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힘든 건 여자나 남자나 다 똑같잖아요. 산에서 남자, 여자가 어디 있어요?”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전국 산악안전구조대 가운데 유일하게 ‘안전대’라는 명칭을 고수하고 있는 제주산악안전대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구조’라는 것은 이미 사고가 난 후의 상황을 의미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안전’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 취지가 마음에 들어서 아직까지도 ‘안전대’의 명칭을 고수하고 있는 거죠”

산악안전대 대장으로서 대원들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다름 아닌 ‘팀 웍’이라고 강조하는 오경아 대장. 벌써 내년 산악안전대의 훈련 스케줄을 고민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 역력하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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