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직거래터·외국인노동자 인력센터 마련을”
“친환경농산물 직거래터·외국인노동자 인력센터 마련을”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2.12.08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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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농약·친환경 시설딸기, 하이베드·토경재배로 상품성 향상…브랜드 ‘들머리농장’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14> 오남진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결코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무농약.친환경 시설딸기 재배를 하고 있는 오남진 들머리농장 대표

“도내 각 지역마다 친환경농산물을 직거래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야 돼요. 친환경농산물로 만드는 음식점이 더불어 있으면 더욱 좋겠죠. 그렇게 해서 청정 농산물을 관광객을 상대로 소비를 하면 바로 도민을 위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봐요”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서 친환경 시설딸기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오남진 들머리농장 대표(56).

오 대표는 마늘·감자·배추 등을 30년 동안 재배하다 4년 전부터 시설딸기에 전념하게 됐다. 밭을 빌어서 농사를 짓다가 적은 면적에서 많은 수확을 해 소득들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시설재배를 시작했다.

현재 오 대표는 시설하우스 0.3㏊(1000평)에서 딸기를 하이베드(0.14㏊·420평)와 토경(0.16㏊·580평) 두 가지 방식으로 재배하고 있다.

하우스 딸기 전용베드와 흙 대용으로 뿌리활착과 양분 흡수를 도와주는 전용상토을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시설딸기 생산량은 연간 10톤 가량으로 전량을 제주시농협 공판장을 통해 계통출하고 있다. 조수입은 7000만~8000만원 가량, 연간 난방비는 700만원 가량 든다는 게 오 대표의 얘기이다.

시설딸기 출하는 11월 중순부터 시작해 이듬해 5월까지 연중 이뤄진다. 요즘처럼 수확농가가 없을 땐 값은 1㎏에 1만7000원대이고 5~6월 노지딸기가 나올 땐 1㎏에 4000~5000원대에 값이 형성된다.

오남진 대표의 하우스에 설치된 딸기 하이베드 시설
하이베드와 토경재배가 공존하고 있는 딸기하우스

“토경으로 재배하려면 고랑을 조성하는데 힘이 들고, 작업하는데 어려움이 많죠. 나이 들어서도 일하기가 수월하게 하우스의 절반가량을 하이베드 시설을 해 재배하고 있어요”

하이베드는 1.2m 높이로 파이프를 설치, 스티로폼을 깔고 양액재배를 하는 방식이다. 시설농가에서 행정기관에 하이베드 시설 재배를 하기 위해 보조사업을 요청해 현재 4농가가 재배하고 있다.

“하이베드시설을 하면 장점이 많죠. 선 자세에서 일을 하게 됨으로써 토경재배보다 편하고, 노동 강도와 수확시간을 줄일 수 있어요. 이에 따라 인건비 등 경영비를 줄일 수 있고 상품성도 좋아져 일반농가보다 소득이 많아진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죠”

오 대표는 병해충을 방재하기 위해 천적을 이용하고 있고, 양액비료 공급을 조절하면서 시설딸기를 철저하게 무농약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올해부턴 자연에너지와 히트펌프를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9월초 딸기 정식에 들어가면 온도가 높아지게 되죠. 이 때 히트펌프로 온도를 ‘냉’으로 잡아주면 적정온도인 13도 정도의 서늘한 환경이 돼 뿌리활착이 좋아져요. 활착률이 85%에서 98%까지 높아졌어요”

특히 딸기 열매 경도가 단단해지고 수확기간도 ‘11월~이듬해 5월’에서 이듬해 6월까지 1개월이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난방비도 줄이고 상품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오 대표는 기대한다.

“딸기는 물로 세척하면 상품성과 당도가 떨어지게 되죠. 그래서 제대로 된 친환경재배가 필요하다고 봐요. 탄저병·잿빛병 등은 농약으로 치유하고 진딧물·응애·총체 등 병해충은 농약을 쓰지 않고 천적을 이용하고 있어요”

연중 시장에 내놓고 있는 싱싱한 친환경딸기
오 대표가 생산한 시설딸기는 ‘들머리농장 오남진’이란 브랜드로 시장에 내놓고 있다. 애써 생산한 딸기가 맛도 좋지만 마치 코팅한 것처럼 겉이 반들반들 빛깔도 좋아 늘 품질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친환경농업을 하는데 쓰는 보조해주던 천적 구입비를 올해부터 아예 없애버려 어려움이 크다는 게 오 대표의 고민이다.

“친환경농업을 하려면 농자재값 부담이 커요. 일반농업보다 갑절이상 더 많이 들어요. 농약을 쓰지 않으려면 천적을 이용해야하는데 천적구입비가 고가예요. 친환경영농을 유도하기 위해선 보조를 늘려야 함에도 되레 올해부턴 아예 없애버린 건 이해할 수 없어요”

딸기농사는 여느 농사처럼 일손이 많이 들어가지만 역시 일손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건 마찬가지다.

“일손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외국인노동자 인력센터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절실해요. 그 주체가 농협이나 자치단체가 돼 운영한다면 가능하다고 봐요. 도내 농가에선 일손 구하기도 힘들고,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하려면 어려움이 많죠. 때문에 인력센터가 그 기능을 맡아줬으면 해요”

실제로 딸기 농사는 일손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과 일 년 내내 하우스시설에 머물며 돌봐야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오 대표는 마을 일이나 경조사·모임은 아예 참석할 수 없다고 아쉬움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도내 딸기 농사의 전망에 대해선 오 대표는 긍정적이다.

“농사란 게 자기가 노력한 만큼 얻어지는 법이죠. 일손이 많이 들어가는 어려움이 있지만 적은 평수에서 수익성이 괜찮다는 점에서 할 만하죠. 물론 농가마다 차이가 많겠지만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하우스에서 날마다 상주할 수 있다면 가능할겁니다”

오 대표는 현재 도내 딸기 생산량은 소비량의 30%가량이어서 나머지는 담양·외서·함평·산청·하동 등 다른 곳에서 들여오고 있다고 전한다. 때문에 앞으로 재배면적은 늘려도 된다는 지론이다.

실제로 농업기술원은 연간 도내 딸기 소비량 1500톤으로 추정하고 있고, 도내 생산량은 448톤(29%)으로 보고 있다. 평균가격도 1㎏에 도외산은 7000원이지만 도내산은 8500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주지역 시설딸기의 장점은 많다. 우선 도내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서부지역(13㏊·360톤)은 겨울철에도 기온이 온난하고 일조량이 좋아 유리해 1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수확할 수 있다.

신선도가 좋고 겨울철에도 내다팔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게다가 딸기 품종도 국내에서 육성한 ‘설향’은 외국산에 물어야 하는 로열티 부담이 없고 고품질 딸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 수확한 뒤 그날 출하로 도외산보다 신선도가 유리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들머리농장' 이란 브랜드가 적힌 상자에 딸기를 담고 있는 오 대표

FTA에 관해서 오 대표는 ‘강력 반대’한다고 밝힌다.

“일반 농산물이 수입되면 모든 농가가 타격을 받게 되는 건 분명하다고 봐요. 그렇다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뾰족한 방안도 떠오르지 않는 게 현실이에요. 자기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건 당연하고요. 어느 작목으로 ‘쏠림현상’이 있게 되면 공멸한다는 건 자명하죠”

때문에 오 대표는 FTA가 체결되면 딸기 농사에 긍정적인 전망과 달리 제주지역 농업의 미래에 대해선 ‘불투명’하다고 본다.

“앞으로 도내 농업은 친환경 쪽으로 가야 해요. 지금까지 시설농가는 보조를 받았지만 자부담이 많아 작목을 바꾼다는 게 힘들어요. 그래서 딸기는 물론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시급한 과제라고 봐요”

친환경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도내 곳곳에 친환경농산물 직거래장소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운영할 수 있는 센터가 필요하다고 오 대표는 주장한다.

앞으로 오 대표의 계획은 “딸기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밝힌다.

“딸기를 가공시켜 소득향상을 시킬 수 있도록 여러 방향으로 길을 모색하고 있죠.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한 여러 아이디어는 머리에서 맴돌고 있는데 실천하기가 쉽지 않네요”

오 대표는 자신이 시설딸기를 재배한 지 4년 밖에 안 돼 딸기에 대해 더욱 알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전한다.

평소 생활철학을 묻자 오 대표는 한마디로 ‘부지런히 하자’라며“농사는 부지런히 한 만큼 결과 좋아질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고 힘 줘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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